밭갈애비도... 소도 들풀 먹을 줄 모르는 세월...
밭갈애비도... 소도 들풀 먹을 줄 모르는 세월...
  • 김아영 기자
  • 승인 2018-04-19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명맥 끊긴 ‘겨릿소 밭갈이’ 홍천에 있었네-

재부천홍천군민회, 농협대학 학생 등 전통 농경문화 체험-

,,,

농촌 들녘에 트렉터 소리가 한창인 가운데 강원 홍천군 내촌면 동창마을에서 촌로들의 겨릿소 밭갈이 소리가 우렁차게 울려퍼진다.

“이랴, 마라소는 고랑에 올라서고 안소는 내려서거라~”, “고랑도 잘도 탄다. 어서 가자~”

봄 기운이 완연한 19일 70세가 훌쩍 넘은 홍천 밭갈애비들이 이미 사라져버린 겨릿소로 전통의 명맥을 이어가기 위해 겨릿소 밭갈이로 땀을 흘렸다.

안소와 마라소인 겨릿소를 키우는 전덕재(77)옹과 이부원(76)옹, 전석준(65)씨는 밭갈애비로 구성진 밭갈이 소리와 함께 겨우내 딱딱해졌던 밭을 갈아엎어 농사를 지을 준비를 한다.

이날 겨릿소 밭갈이에는 홍천출신인 재부천홍천군민회(회장 한상호)와 조성만 부천상공회의소 명예회장 등 20여명과 홍천축협 강문길 감사 등이 참석해 고향의 옛 추억을 떠올리며 겨릿소 밭갈이도 직접 해보고 사람이 직접 쟁기를 끄는 인걸기도 추억삼아 체험하며 사라진 농경문화를 연실 카메라와 동영상에 담느라 분주했다.

홍천축협 강문길 감사는 연속 이틀 펼쳐진 겨릿소 밭갈이에 참여해 안소와 마라소를 끌어보고 겨리질을 하며 홍천한우에 대한 애정과 홍천 밭갈애비 어르신들에게 감사의 마음을 표했다.

하루전인 18일에는 경기도 농협대학 학생 20여명이 홍천을 찾아와 밭갈애비의 시연과 책에서도 사라진 농경모습에 환호를 하며, 참여한 학생 전원이 직접 겨릿소로 겨리질을 하는 밭갈애비와 인걸기 체험시간을 갖기도 했다.

오랜만에 화촌, 두촌, 내촌출신의 고향분들과 함께 홍천을 찾은 재부천홍천군민회 한상호 회장은 “옛날에 보기만 했는데 직접해보니 만만치 않다”면서도 겨릿소로 두 고랑을 직접 겨리질하며 함박웃음을 짓고 “고향 어르신들께서 전통문화를 지켜가는 모습이 존경스럽고 옛 전통문화를 체험할 수 있는 기회가 되어 고향이 더욱 따뜻하고 행복한 시간이었다”며 소감을 피력했다.

전덕재 옹은 “소도 들풀을 먹을 줄 모르는 세월이 됐다”면서 “이제는 코뚜레를 한 소도 거의 찾기 힘들고 밭갈애비도 늙어서 겨릿소 밭갈이가 보물이 된 것 같다”며 땀을 닦았다.

홍천 겨릿소 밭갈이는 최근 MBC 뉴스보도와 강원365는 물론 KBS 6시 내고향을 통해 전국에 방영되기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