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고) 찾아가는 보훈복지서비스(BOVIS)로 유공자분들의 희생과 공헌에 보답
(기고) 찾아가는 보훈복지서비스(BOVIS)로 유공자분들의 희생과 공헌에 보답
  • 엔사이드편집국
  • 승인 2018-08-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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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원동부보훈지청 보훈복지사 김수정

 

“딸 보다 나아요... 딸보다 좋아요...” 보훈섬김이들에게 하는 재가복지대상자 어르신들의 한결같은 말씀이다.

한창 푸르렀던 날, 전장에서 불태웠던 젊은이들은 이제 늙고 힘없는 노인이 되었다. 아무도 찾아오지 않는 빈집에 홀로 앉아 흘러간 옛 노래를 크게 틀어 놓고 시간을 보내시는 일이 일상이 되어버린 분들에게 보훈섬김이들의 방문은 손꼽아 기다려지는 날이다.

배우자와의 사별이 힘들어 우울한 날을 보내시던 구가유공자 어르신. 상담 내내 눈물 콧물로 범벅이 되어 한 달 전 배우자를 떠나보낸 사연을 말씀하시며 슬프게 우셨다.

재가복지서비스 지원을 시작하고 어르신은 조금씩 활기를 찾기 시작했다. 웃기 시작하시고 말씀이 많아지고 식사량도 눈에 띄게 좋아지셨다. 보훈섬김이의 이런 방문과 지원이 국가유공자들의 삶에 활력을 넣고 있는 것이다. 따뜻한 보훈은 그래서 어르신들의 일상을 지키는 든든한 힘이 되고 있다.

몇 년 전부터 강원동부보훈지청에서는 희희호호(喜喜好好) 프로그램을 진행하고 있다. 지역 청소년시설과 연계해 유공자와 청소년들이 결연을 맺어 청소년들이 재가복지서비스 대상자 가정을 주기적으로 방문하는 프로그램이다. 청소년들은 함께 퍼즐맞추기, 종이접기, 카드마술 등 여러 가지 놀이도 하고 풀뽑기, 물주기 등 집안일도 도와드리고 있다.

어느 날, 유공자 어르신 댁 마당을 들어서니 트로트를 틀어 놓고 흥겹게 춤을 추고 계셨다. 결연을 맺은 청소년들의 웃음소리가 시골집 마당을 가득 채웠다. 어르신은 직접 키운 옥수수를 내주시고는 6․25전쟁이야기를 들려 주셨다.

“금강산지구 전투 치열했지. 동료들이 다치거나 죽어도 슬퍼할 겨를 없이 세 명 몫, 네 명 몫을 하며 싸워서 이겨냈어. 그래서 이 값진 훈장 금성, 은성 화랑무공훈장을 두 개나 받았지.”

듣고 있는 아이들의 진지한 얼굴을 보며 어르신은 또 다른 행복을 느끼고 계셨다.

처음 이 프로그램을 진행했을 때는 청소년들이 오는 것이 부담스럽다고 불편해하시던 분들도 이제는 새로운 손자가 생겨서 좋다며 활짝 웃으신다.

따뜻한 보훈을 도입한 이루 다양한 사업을 하면서 ‘나이가 들고 외로운 분들에게는 물질적 지원도 중요하지만 찾아뵙고 안부인사라도 한 번 더 건네는 것’의 의미가 크다는 것을 새삼 발견했다. 우리지청 구성원들은 그런 뜻에서 유공자분들을 한분이라도 더 찾아뵙고 모두가 가족과 같은 존재가 될 수 있도록 노력하고 있다.

나라가 위기에 처했을 때 혼신을 다해 지켜냈던 우리의 호국영웅인 유공자분들에게는 시간이 얼마 남지 않았다. 그 분들에게 보답할 수 있는 시간이 주어진 것에 감사하며 최선을 다할 것을 마음속 깊이 다짐해 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