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원메나리.. 서슬 퍼런 꽃이고 거센 파도였다
임원메나리.. 서슬 퍼런 꽃이고 거센 파도였다
  • 김지성 기자
  • 승인 2018-11-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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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척시 임원리항일운동 105주년 제례행사

삼척시는 6일 오전 10시 임원중학교 실내체육관에서 김태훈 부시장, 이정훈 시 의장, 김억연 시의원, 박상수 도 의원과 임원리 항일운동 선양사업회 박금식 이사장, 주민 등이 함께한 가운데 삼척임원리항일운동 105주년 제례 행사를 가졌다.

이날 행사는 1부 제례, 성주풀이 공연이 펼쳐졌으며 2부 행사에는 선양사업추진 경과보고와 선양사업회 창립의미를 되새겼다.

삼척임원리항일운동은 일본이 식민지 조선의 토지를 수탈할 목적으로(삼척 임원리 측량사건) 동양척식회사를 세워 1910년부터 1918년까지 토지조사를 강행한 것에 대항한 임원리 주민들의 항쟁 사건이다.

1913년 4월 당시 항쟁하다 3명의 주민이 숨지고 70여 명이 끌려가 옥고를 치르다 옥사하거나, 고문 후유증으로 불편한 몸으로 생활하다 사망한 역사적인 기록을 가지고 있다.

이 사건이 있은 뒤 원덕면의 유림은 한목소리로 간악한 일본헌병들의 만행을 맹렬히 규탄하고 비난했고 이에 당황한 일본헌병대는 대규모 민중봉기로 이어질 것을 염려하여 1913년 5월 유림의 본거지인 원덕면 산양리의 산양서원을 방화했고 묘정비만 남게 됐다. 이러한 항일의 역사적 의미를 되새기고자 1978년부터 임원리에서는 매년 광복절 기념행사를 이어 오고 있다.

이에 맞춰 지난 2016년 임원항쟁 유산의 정신적 계승을 위해 선양사업회가 설립되었다.

선양회는 이러한 역사를 잊고 산다는 것은 후손으로서 있을 수 없는 일로 지금까지 아무것도 하지 않은 것에 대하여 깊은 반성과 항일 선조들에 대한 예우가 아니라고 말하며 묻힌 역사의 한 페이지를 반드시 찾아 지역과 대한민국의 자랑스러운 순결의 역사를 주민과 국민들에게 널리 알게 하여 항일정신을 다시 한번 각인시켜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또한, 105년이나 지나서야 재조명한다는 것에 대한 뼈저린 반성과 후손 스스로 성찰을 갖고 항일 선조 님들의 고귀한 뜻을 받들어 대한민국에 같은 일이 두 번 다시 되풀이 되지 않기를 바라며 나라에 대한 애국심과 국가관 정립에 이바지해야 한다고 재차 강조했다.

이날 김태훈 부시장은 역사는 올바른 길로 인도하는 나침반과 같은 역할을 하기에 매우 중요하다고 말하며 선조들이 펼친 자랑스러운 항일운동의 역사를 재조명함으로써 올바른 역사 인식을 세우게 되고 조국과 삼척의 밝은 미래를 만들어나가는 뜻깊은 시간과 이 행사를 통해 주민들의 화합. 발전의 촉매제가 되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이정훈 시 의장은 일본의 아베는 전쟁 가능 국가를 만들기 위해 개헌을 서두르고 있고 그 옛날 아팠던 우리 역사를 재조명하는 계기가 되고 있으며 이에 철저한 대응과 준비가 필요한 시점이라고 밝혔다. 그러기에 오늘 이 행사는 매우 뜻깊은 제례로 역사를 잊은 민족은 미래가 없다는 교훈을 되새기고 가슴에 담는 시간이 되었으면 좋겠다는 바람을 전했다.

박상수 도의원은 삼척 임원리 항일운동 선양사업은 앞으로도 문화적 유산으로 키워가야 한다고 말하며 도 예산 확보에도 노력하겠다고 약속했다.

항일운동 선양사업회 박금식 이사장은 내년부터는 남화산(수로부인공원)에서 개최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또한, 앞으로 원덕읍민과 청소년들의 자긍심을 고취할 수 있는 다양한 선양사업을 추진하겠다고 밝히며 삼척시민과 원덕읍 주민들의 더 큰 관심과 애정을 당부했다.

 

 

동해 꽃으로 오소서/ 1913년 4월 그날의 함성에는 해당화가 핀다./ 마을마다 집집마다 끝없는 울음소리/ 누구나 할 것 없이 조선 낮과 갈고리를 들고/ 새날의 남화산 아침을 위하여/ 장을 두드린 소리가 들린다./

그대들의 용솟음쳤던 외침/ 그대들의 핏발선 분노의 눈동자/ 임원리의 서슬 퍼런 꽃이고 거센 파도였다./ 그날 민족사의 불꽃/ 삼척사람답게 거세게 지폈다./

일제 부당측량에 맞서 승리 깃발 드날리며 / 임원항 희망의 닻을 올렸다./ 그날 그 절체절명의 순간에도/ 막연한 안일보다 질풍의 대동정신으로/ 주먹 불게 불게 움켜쥐었다./

그날 그 아침 이후/ 임원리 바다도 불게 불탔다./ 혹독하게 쓰러지는 절망 속에서도/ 전의로 이글거리는 가슴 다독이면서/ 항거의 깃발 아래 임원메나리를 불렀다./

그대들은 이사부 장군 후예처럼 일당백으로/ 다른 소공대비에 새긴 붓날의 힘으로/ 푸른 민족사의 한 페이지에 당당하게 섰다./ 지금도 그대들의 핏빛/

임원리 바닷가 해당화처럼 붉게 불타고 있다./ 아직도 정의의 문턱이 낮은 탓인가/ 후손된 자의 도리를 다 못해/ 그대들 크게 부르지도/ 더구나 다 같이 임원메나리도 못하나니/ 그러나 이제 한 번쯤 그대들 오셔 웃음시며/ 영원히 사는 그대들과/ 이를 지키려는 우리들 하나 되게 하소서/ 남화산 길 해당화보다 더 붉게 삼척 임원리 꽃으로 영원히 사소서 ///

유족대표 김재익 씨가 낭독한 "임원메나리"가 긴 여운을 남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