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구백자박물관장 정두섭 도예전, 11월 28일 개막
양구백자박물관장 정두섭 도예전, 11월 28일 개막
  • 김승회 기자
  • 승인 2018-11-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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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릉원주대 동문이자 공예조형디자인학과 겸임교원
11월 28일~12월 11일까지 춘천시 G1강원민방에서 열려

 

정두섭 강원도 양구백자박물관장의 2018 전시회‘자연을 빚다’가 11월 28일 오전 10시에 개막해 12월 11일까지 춘천시 G1강원민방 로비에서 열린다. 이번 개인전은 평화의 해로 거듭난 2018년을 양구 백자로 표현했다

 정두섭 관장은 강릉원주대학교 동문으로 1991년도에 강릉대학교 산업공예학과(현, 공예조형디자인과) 도예 전공으로 입학했으며, 지금은 강릉원주대에서 공예조형디자인학과 겸임교수, 한국도자문화협회 자문위원, 도미술협회 공예분과위원장, 대한민국미술대전·강원미술대전 초대작가 등으로 활동 중이다. 강원도 양구 백자박물관이 개관하던 2006년부터 12년이 넘는 시간 동안 양구 백자의 아름다움과 함께 하고 있다.

이번 전시는 그간 수집하거나 연구하였던 태토와 유약을 바탕으로 작업된 작품들이 전시된다. 또한, 도예가 가지고 있는 재료의 한계를 넘어서고자 다른 재료(돌, 금속)들을 이용한 작품들도 선보인다. 다른 재료를 사용함으로써 표현의 한계와 크기의 한계를 탐색한다는 것에 큰 의미를 두고 있다.

‘자연을 빚다’라는 제목처럼 나무, 돌, 꽃의 이미지를 작품으로 표현하였다. 작품 중에는 다양한 유약과 태토를 이용하여 빚어진 도자 꽃이 주를 이룬다. 꽃은 2018송이로 평화와 이해의 해로 거듭난 2018년을 상징한다.

자연과 양구백토, 그리고 나

흙은 단순히 물질적 재료의 차원을 넘어 인간의 탄생, 죽음과 연관되는 상징적인 매체이자 ‘대지’라는 포괄적인 의미인 생명의 모체로 인식되는 문화적 매체이다.

나에게 있어서 흙은 어린 시절부터 친숙한 존재였다. 그리고 양구는 나의 고향이다. 양질의 백토가 매장되어 있어서 조선왕조 600년간 왕실백자 생산에 태토를 공급하는 주요 공급지였던 양구가 있었기에 위대한 조선백자의 문화가 이어질 수 있었다.

깨끗하고 견고한 실용성으로 가장 서민적이고 대중적이었던 백자는 한국적 정서와 아름다움이 고스란히 녹아든 위대한 결정체이다. 조선의 역사와 흥망을 함께 한 백자... 거기에는 우리의 생활 철학과 오랜 시간 숙성된 한국미의 정신이 담겨있다. 조선백자의 엄정하고 절제된 조형성은 한국인의 미에 대한 열정이 고스란히 녹아든 위대한 결정체라 말할 수 있다.

양구백토를 연구해 온지 12년이 되었다. 그동안 많은 일이 있었다. 양구백자 연구로

학위를 취득하고 몇 편의 연구 논문을 발표하였다. 개인전도 수차례 진행하고 양구 백토를 이용한 다양한 행사도 가졌다. 양구를 시작으로 인제, 화천, 춘천, 진주, 합천, 청송, 경주, 울진 등 우리나라 원석과 중국, 일본, 영국, 호주, 베트남 등의 나라에서도 원석을 수집하여 실험을 진행하였다. 그 과정에서 우리나라를 포함한 외국의 백자 원석들에도 관심을 가지게 되었다.

나는 그간의 경험으로 모든 나라와 각 지역의 원료는 각기 다른 성질을 가지고 있으며, 고유의 특성을 이용하면 좋은 태토, 혹은 아름다운 유약으로 재탄생할 수 있다는 나름의 확신을 가지고 있다.

삶의 질을 향상시키고 풍요롭게 하는 예술은 소리 없이 세상을 변화시킨다. 더 나아가서는 국가적 힘과 긍지의 근본이 된다. 문화강대국이야말로 진정한 선진국인 것이다. 발전적이고 창조적인 전통의 계승은 우리의 미래를 위한 절대적인 요소다. 그런 이유로 21세기를 사는 오늘에도 전통의 정신을 잃어서는 안 된다. 자랑스러운 우리 백자에 민족의 자부심을 담아 미래로 이어나가야 한다는 나의 생각은 확고하다.

양구백자와 더불어 한국의 도예가 다시 부흥하기를 바라는 마음으로 나는 양구백자를 차별화하여 새롭게 재탄생시키기 위해 지속적으로 노력하고 있다. 그리고 양구백자의 발전과 아름다움을 널리 알리고자 하는 나의 노력에 유구한 조선백자 문화의 뿌리는 현재와 미래의 도자 발전에 보이지 않는 힘으로 작용할 것으로 믿어 의심치 않는다.

이번 전시는 그간 수집하거나 연구하였던 태토와 유약을 바탕으로 작업된 작품들이 전시된다. 또한, 도예가 가지고 있는 재료의 한계를 넘어서고자 다른 재료(돌, 금속)들을 이용한 작품들도 선보인다. 다른 재료를 사용함으로써 표현의 한계와 크기의 한계를 탐색한다는 것에 큰 의미를 두고 싶다.

전체적인 작품의 소재는 자연이다. 평생을 자연과 함께 한 나의 경험적 풍경들을 의식으로 구조화하여 조형으로 탄생시킨 것이라 말할 수 있다. 나에게 있어서 자연은 단순한 심미적 대상이 아닌 현재를 존재케 하는 것이다. 사람이 빚고 자연이 완성시키는 작품으로, 자연이 스스로 만든 문양을 아로새기고 그것을 통해 희망과 위로를 얻는다.

‘자연을 빚다.’라는 제목처럼 나무, 돌, 꽃의 이미지를 작품으로 표현하였다. 작품 중에는 다양한 유약과 태토를 이용하여 빚어진 도자 꽃이 주를 이룬다. 꽃은 2018송이로 평화와 이해의 해로 거듭난 2018년을 상징한다.

어쩌면 나의 작품에서 자연이라는 주제는 표면적인 것일 수 있다. 그 작품 아래에는 자연의 기운이 생동하고 우리가 잊고 있었던 감정들... 그리움과 같은 아련한 감정이 흐르고 있다.

순수를 떠올리게 하는 고결한 흰색과 우리에게 잊혀져가는 그리운 대상들을 통해 사람들이 작품을 보는 동안만이라도 삶의 찌든 때를 내려놓고 마음을 정화하기를...

2018년의 의미처럼 평화로워지기를 기원해 본다.

작가노트에서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