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아이는.. 소싯적 찌질이도 가난할 때 태어났다.
고향산천에 그리 많은 논과 밭이 있었다고 부모님이 침 마르게 말한다.
하필 아이가 태어날 땐 참으로 빈곤했나 보다.
태어날 때 지금처럼 비가 그리 쏟아지고 비를 피하기 위해 노란 양동이(고무 대야)를 덮어 놓았었다고 한다.
지붕의 비가 그나마 덜 샌 한쪽임에도 고무 양동이를 갓 태어난 그를 위해 덮어준 부모로서는 상황에서 최고의 배려와 사랑이었으리라....
오늘같이 멋없이 비가 오는 날이면...
그 옛날 그 얘기를 핑계 삼아 아이의 엉덩이를 토닥이는 어머니의 손길이 빈곤보다 행복한 기억으로 기억하고 싶어 한다.
그래서인지...
어느덧 50 중년이 된 아이는 이어폰을 슬쩍 귀에 꽂고 빗속으로 사라진다.
나이가 들며 새벽 4시에 항상 이유없이 곤한 잠을 깨던 아이..
한 겨울 쌩하니 부는 날에도 이불을 걷어차며 자유인이라 자부하며 따뜻한 이불마저 구속이라 차버리던 아이는
비가 내리는 날이면…….
그 무더운 여름에도 슬며시 발가락에 힘을 주며 이불을 당겨 몸에 휘감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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