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창남북평화영화제, 한국경쟁 부문 수상작 발표 및 시상식 진행
평창남북평화영화제, 한국경쟁 부문 수상작 발표 및 시상식 진행
  • 김지성 기자
  • 승인 2019-08-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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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창남북평화영화제가 8월 20일 오후 6시 평창올림픽플라자 2층에서 한국경쟁 부문 시상식을 개최했다.

한국경쟁에 상영된 작품 중 영화제에서 구현하고자 하는 평화의 메시지와 가장 부합하는 뛰어난 작품 1편을 선정하는 심사위원대상에는 박준호 감독의 <은서>가, 심사위원상에는 이시대 감독의 <사회생활>, 여선화 감독의 <별들은 속삭인다>가 선정됐다.

심사위원대상에는 상금 1,000만원과 트로피가 수여됐으며, 심사위원상 작품 두 편에도 각각 상금 500만 원과 트로피가 수여됐다. 세 편의 수상작에 대한 시상은 평창남북평화영화제 문성근 이사장과 방은진 집행위원장, 심사위원 안스가 포크트가 맡았다. 문성근 이사장은 "경쟁 부문에 출품해 준 분들과 수상자 여러분 모두 축하드린다"며 "오늘 받은 상을 출발로 영화인으로서 크게 성장하길 바라고, 우리 평창남북평화영화제도 함께 더욱 발전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강조했다.

심사를 맡은 변영주 감독과 김중기 배우, 베를린국제영화제 포럼 프로그래머 안스가 포크트는 이번 한국경쟁 부분 섹션에 대해 “영화의 테마와 장르가 다양했다”며 “남북의 어려운 관계를 구체적으로 다룬 영화들도 있었고 이주와 차별, 소외, 불신을 비롯해 인간관계의 갈등까지 광범위한 이슈를 다룬 영화들도 있었다“고 전했다.

심사를 맡은 안스가 포크트는 총평에서 ”이 모든 영화들이 영화제가 표방하고 있는 평화라는 테마와 매우 잘 어울린다는 공통점을 가지고 있었다“며 ”평화는 개인의 행위에서 시작되기 때문“이라고 밝혔다.

심사위원대상을 받은 박준호 감독의 <은서>는 분단 고착화 이후 새롭게 파생된 현대적 이산가족의 문제이자, 정착에 성공한 난민(딸)과 새로 진입한 난민(어머니) 간의 갈등을 다루고 있다. 심사위원 모두 평창남북평화영화제의 주제에 적절한 테마와 완성도가 어우러진 작품을 발견한 기쁨을 누리며 전원 일치 대상으로 선정했다.

심사를 맡은 김중기 배우는 ”가족을 이룬 딸에게 어머니 역시 ‘불편하고 낯선 타자’일 수밖에 없지만 모녀 간의 관계인지라 영화가 주는 울림은 조금 더 복합적이다“며 ”연출은 이러한 주제 의식과 기술적 완성도를 끝까지 조화시키며 긴장감 있게 영화를 이끌어간다“고 밝혔다. 박준호 감독은 “영화를 찍는 동안 너무 힘들었는데, 제대로 상영할 기회를 찾지 못했었다”며 “평창남북평화영화제에서 상영할 수 있었던 것만으로도 감사했는데, 이렇게 큰 상을 주셔서 너무 감사하다”며 울컥하는 모습을 보이기도 했다.

“영화를 만들며 만난 많은 탈북자들을 통해 나중에 통일된 사회에서 살아갈 때 남한에 살았던 사람으로써 얼마나 편협한 시선을 가질 수 있는지를 다시금 생각했었고, 이런 문제를 공유하고 싶었는데, 이렇게 큰 상까지 받게 되어 너무 감사하다”고 밝혔다.

심사위원상을 받은 여선화 감독의 <별들은 속삭인다>는 도시에서 상처를 안고 시골로 전학 온 청각장애인 연희의 이야기를 담은 단편이다. 변영주 감독은 ”맑고 예쁜 이야기를 뮤지컬이라는 장르를 이용해 반짝이게 만든 신들이 곳곳에 있어 좋았다“며 ”올해 본 단편영화 중 가장 흐뭇하게 만들어진 영화라 생각한다“고 전했다. 이시대 감독의 <사회생활>은 도움을 준 직원이 불미스러운 일에 얽혀 있음을 깨닫고 외면하는 주인공의 이야기를 담은 영화. 심사를 맡은 안스가 포크트는 ”많은 사람들이 공감할 수 있는 주제로, 폐쇄적인 분위기를 잘 조성했다“며 ”굉장히 일관되고 집요하게 서스펜스와 긴장감을 잘 끌고 갔다“고 소개했다.

그는 ”특히 감독이 이루어낸 성취는 이 이야기의 가장 드라마틱한 순간들을 직접적인 액션이나 장면으로 보여주지 않고 대화와 분위기만을 통해 표현했다는 것”이라고 평했다. <사회생활>의 이시대 감독은 수상 직후 “영화를 시작하고 난 후 처음 받는 상이라 너무 소중하다”고 밝혔고, <별들은 속상인다> 여선화 감독은 “영화제 슬로건인 '선을 너머 하나로, 힘을 모아 평화로'처럼, 앞으로 영화계는 물론 다른 곳에서 일하더라도 평화로 다가갈 수 있는 일을 하겠다”며 재치있는 포부와 소감을 밝혔다.

지난 8월 16일 평창올림픽스타디움에서 성대하게 치러진 개막식을 시작으로 평화를 주제로 한 다양한 영화와 프로그램으로 주목받았던 평창남북평화영화제는 8월 20일 저녁 6시 평창올림픽플라자에서 열린 한국경쟁 시상식을 끝으로, 더 힘찬 도약을 기약하며 닷새간의 일정을 마무리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