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롱나무 그늘아래 옛님을 그리다
배롱나무 그늘아래 옛님을 그리다
  • 남효빈 시민기자
  • 승인 2019-08-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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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성균관 전례위원 약천사 방문

약천 남구만 선생의 얼이 깃들어 있는

동해시 심곡약천마을의 약천사에는 가는 여름을 아쉬워함인지 색색의 배롱이 한창이다.

강한 태양과 서늘한 가을바람의 교차점에서 배롱은 더욱 풍성하고 고운 자태를 뽐내고 있다.

이 좋은 계절 마침 때맞추어 약천 남구만 선생의 얼이 깃들어 있는 이곳 약천에 서울의 성균관에서 전례위원들이 방문했다.

대부분 연세가 지긋하신 그분들을 동해시 의원이며 시우회의 일원인 박남순 의원이 맞이했다.

유교를 숭상하는 사람들답게 먼저 남구만 선생의 사당 문을 열고 예를 갖춘 뒤 약천사의 마당에서 남구만 선생과 그의 시 '동창이 밝았느냐'에 대한 설명을 청취했다.

이어서 박남순 씨의 '동창이밝았느냐'의 시조창과  지름시조'나비야청산가자'를  시우회원의 창으로 감상했으며 '동창이 밝았느냐' 시의 민조버전과 랩 버전 등, 이 유명한 시의 여러 버전에 대한 설명이 이어졌다.

설명을 듣는 중 약천사와 동창이 밝았느냐'를 보존하기 위해 들인 뭇사람들의 노력을 생각하는 시간을 가졌다.

 

충남 홍성에서 태어난 약천선생은 10대에 과거에 합격하고 서울의 성균관에 들어가 마침 널리 인재를 구하던 효종임금의 눈에 들어 숙종임금까지 내리 세 임금을 섬기며 숙종 때에는 영의정에 제수되었다.

거물 정치인이며 문장가였던 그의 삶은 파란도 많아서 '기사환국'이라는  정치의 소용돌이에 휩싸여 이곳 심곡마을까지 오게 된 것이다.

이곳에서 그는 '동창이 밝았느냐' 라는 '권농가'를 지어서 백성의 삶을 염려하고 나라를 걱정하는 그의 심정을 나타내게 되었는데 오늘 방문하신 성균관 전례위원들도 이 시조창작지인 이곳에서 시조창을 들으며 마음속에 남구만 선생을 만난 느낌이 깊으리라,

그렇듯, 남구만선생의 시조창작지인 약천사에서 배롱이 곱게 핀 그늘아래 음악과 함께 한바탕 놀다 떠난 손님들이 약천마을을 잊지 않고 다시 소식 보내 주시기를 배롱나무는 소중한 인연을 한 자락 가지에 담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