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 수첩) 왜? 한국철도시설관리공단은 동해 KTX 개통에 딴지를 거는가?
(기자 수첩) 왜? 한국철도시설관리공단은 동해 KTX 개통에 딴지를 거는가?
  • 김지성 편집국장
  • 승인 2019-12-23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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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설관리공단 동해시에 책임 전가는 직무유기

"삼척 진주지" 감추사 1937년 건립 확인

동해시 거리마다  "KTX 동해 개통 축하 현수막"이 이제 색이 바랜 체 아직도 개통이 사실화된 것처럼 지나가는 시민들의 눈을 현혹한다.

12월에 개통에 한때는 설렜던 동해시민들은 이제 조금 무덤덤해져 가고 있다.

시민 A :내년 초에 개통된다잖아요..  조금 늦어질뿐 ..

시민 B : 동해시에서 비협조가 문제라고들 하던데..

시민 C : 시설관리공단측이 문제가 아닌가요? 개통이 되긴 할까요?

 체념이 아니라 염원이 너무 큰 반증이다. 원활한 개통을 위해 지난 9. 9일 어렵사리 이철규 국회의원과 동해시는 특별교부세 ‘감추해변 일원 철도 입체교차시설 설치사업(5억 원) 확보했다. 이로써 감추해변과 감추사를 연결하는 유일한 통로가 이어지며 주민의 통행 불편 해소와 안전한 보행환경이 조성될 것으로 기대감을 주었다. 또한, 12월 말 KTX 개통이라는 기쁨으로 동해시민과 이곳 동해시를 찾는 관광객의 기대치를 높이기에 충분했다.

하지만, 12월의 개통은 연기됐으며 "개통을 지연시키고 있는 원인이 동해시라는" 불신이 조장되고 있다.

지난 12월 9일 동해시장 기자 간담회에서 심 시장은 교부세 5억과 시비 10억을  KTX 빠른 개통을 위해 협조함에도 한국철도시설관리공단 측에서 무리한 추가 금액 요구로 사실상 사업이 봉착상태에 빠졌으나 일부 동해시민분들께서는 "동해시 비협조로 개통이 늦어지고 있다"고 믿고 있어 안타깝다고 속내를 밝혔다.

기자 간담회 이후 필자 또한, KTX 동해 개통을 바라보는 시민들의 생각과 개통지연의 원인의 사실 여부를 파악을 위한 접근에 고민했다.

현재 갈등의 주원인은 동해시와 한국철도시설관리공단 간의 견해차가 큰 예산이다. 즉, 감추사를 가로지르는 철도로 인한 보행자 안전 문제다. 이 문제가 해결되지 않으면 사실상 KTX 동해 개통은 언제 될지 현재로는 불투명하다.

지난 22일 시민 D 씨는 "심규언 시장이 이 문제 해결하려고  철도시설관리공단 본사까지 찾아다니고 있다고 하던데 좋은 소식이라도 가지고 왔으면 좋겠네요.. 그런데  한국철도시설관리공단을 시장이 직접 찾아가 읍소까지 해야 하는 일인지? 모르겠습니다. 특별교부세 5억을 받은 게 오히려 독인듯합니다."

시민이 말한대로 특별교부세 5억이 과연 독일까? 앞서 동해시는 특별 교부세 5억과 시비 10억을 확보 총 15억 원으로 감추사와 철길 사이 육교 신설을 추진한다고 한국철도시설관리공단에 제시했다. 하지만 공단 측은 추가 10억과 기타 부재 비용을 요구하며 이견으로 좁히지 못했다.

공단 측 요구대로 공사가 진행될 경우 동해시는 약 25- 30억 원을 투자해야 하는 상황으로 동해시는 반발했다.

이처럼 예산 집행에 있어 철도시설관리공단 vs 동해시=감추사 입장차는 뚜렷하다.

먼저 감추사 측은 철도 설치 이전부터 존치해왔다는 주장과 함께 강릉시 등명해변 건널목 사업처럼 공단 측에서 전액 국비로 추진되어야 한다는 입장으로 현재 국민권익위에 조정을 요청한 상태이다. 동해시 또한, 육교 신설 사업비를 국비로 충당해야 한다는 감추사의 입장과 같다. 하지만 특별 교부세 5억을 정부에서 확보한 만큼 시비 10억을 추가 투입하여 조속하고 원활한 공사 진행을 제시했다.

한국철도시설관리공단 측은 감추사가 1975년 건축물대장에 등재된 점 등을 들어 시민 안전을 위해 지자체(동해시) 가 사업비를 확보해야 한다는 입장을 고수하고 있다.

 

과연 한국철도시설관리공단 주장은 타당한가?

사실 건축물대장이 생긴 건 그리 오래지 않았다. 1962년 건축물 관리가 시작됐으며 건축물 관리대장 등재는 1968년부터이다. 건축물 관리대장은 건축물의 위치·면적·구조. 용도. 층수 등 건축물의 표시에 관한 사항과 건축물 소유자의 성명. 주소. 소유권 지분 등 소유자 현황에 관한 사항을 등록하여 관리하게 됐다.

즉 소유권 보존등기와 재산권 행사를 위한 보존수단으로 등재되기 시작했다.

즉 오랜 세월 일제강점기와 6. 25사변을 겪은 대한민국의 50~60년도에는 자식이 태어나도 짧게는 1년부터 5~6년 혹은 성인이 돼서야 호적에 올라간 경우도 다반사였다. 이처럼 해방 이후 우리 조상들은 이러한 개정된 법이 익숙지 않았던 시절이다.

철도시설관리공단 측에서 주장대로 대한민국의 수많은 문화재와 감추사처럼 전통사찰 등 문화재가 건축물대장에 기록된 해부터 인정이 된다면 5천 년에 역사를 가진 문화유산들이 고작 50여 년의 근대 건물일 뿐이다.

이처럼 금액으로 따질 수 없는 소중한 문화와 역사가 돈과 이견으로 존재 여부가 불투명해지고 있다.

 

 그럼 감추사는 한국철도시설관리공단이 주장하는 1975년에 건립이 타당성이 있는가?

감추사(강원 동해시 해안로 120번지)는 한섬 해변과 이어진 감추해변 우측 기암괴석 바위에 위치해 있다. 소담하고 예쁜 감추해변은 기암괴석 등 뛰어난 절경으로 많은 방문객이 즐겨 찾던 해변이다. 또한, 신성한 기운까지 느껴져 한때 무속 신앙인들까지 삶의 터전을 삼을 만큼 사랑을 받는 곳이었으나 현재는 모두 철거된 상태다.

동해시 감추사는 포털 지식에도 그 역사를 짐작 할 수 있다.

신라 선화공주(善花公主)가 창건한 석실암(石室庵)에서 유래한 이 사찰은 현대에 중건되어 감추사(甘湫寺)라 불리고 있다. 현재는 한국불교태고종 소속 사찰이다.

설화에 의하면 신라 진평왕의 셋째 딸인 선화공주가 병이 나자 현재의 감추사인 동주(東州) 감추(甘湫) 동굴에서 3년간 기도 후 병이 낫자 석실암을 지었다고 한다. 근대인 1902년에 절을 다시 짓고 신건암(新建庵) 또는 대은사(大恩寺)의 분암(分庵)이라 했다고 전하나 이를 고증할 만한 자료는 찾을 수 없다. 1963년에 최만희와 홍종범이 편찬한 『진주지(眞珠誌)』에 의하면 “석실암은 군의 북쪽 용정리 감추 북쪽에 있다”고 했으나 1959년 태풍 해일로 인하여 유실됐다. (감추사는 기암절벽 바다에 근접해있다.)

1965년 감운법사(甘雲法師) 인학(仁學)이 삼성각(홑처마 맞배지붕)·용왕각·요사채 1동을 중건하여 감추사라고 했다. (감운 법사가 이곳에와 둘러보니 낙산의 절경이 아름답고 바다와 인접한 천연약수가 최고의 물이라 여겨 약수의 이름을 가로수라 짓고 사찰 이름을 감추사라 하였으며 오늘날까지 감추사로 불리어지고 있다.)

1979년에는 박복수(朴福壽)라는 이가 절 입구에 5층 석탑을 건립했다. (이 시기전 1975년 건축물대장에 등재) (출처=다음백과)

이렇듯 소중한 역사와 문화가 한국철도시설관리공단이 말한 1975년 건축물대장으로 비친다면 고착 30여 년의 현대건물로 둔갑하게 되며 철도시설관리공단 측 주장대로 공사가 진행된다면 동해시민의 순수한 세금 낭비와 감추사란 문화유산이 소실되는 것이다.

한편, 몇일전 심규언 동해시장은 한국철도시설관리공단 관계자를 만나 해결을 모색한 자리에서 공단 관계자는 감추사가 철도공사 선로 이전에 존치해 있었다는 가설이 아닌 확실한 문서가 제시된다면 시설공단에서 전액 예산을 투입하여 공사를 진행하겠다는 입장을 전했다고 시 관계자는 밝혔다. 또한 국토지리정보원에서 확인한 당시 위성사진은 해상도가 떨어져 사실 여부 확인이 어려웠다며 아쉬움을 전했다.

하지만 본지에서 확보한 자료"삼척 진주지(삼척시에서 보관) "에는 묵호-송전 간 해안도로를 타고 남쪽으로 약 3.3km 내려오면 좌측 해안가 감추해변에 옥석정이 위치하며 절은 그 남쪽 편에 인접하여 있다. 일명 석실암이라고도 불린다. (중략)…. 1937년 건립된것으로 이는 시설관리공단에서 주장한 1940년 철도 개설 전부터 존치되어 있던 사실이 최초 문서로 확인됐다.

 

 

한편, 이곳에 감추사를 관통하는 철도는 일제강점기 때인 1940년에 개통됐다.

하지만, 해방 후 지금까지도 안전시설 없이 감추사를 건너기 위해 노심초사하고있다. 가까이 송정역에서 강릉 방향에 굴곡이 이어져 기차가 달려오는 것이 잘 보이지 않는 이유이다. 더욱이 안전시설 없이 고속열차인 KTX가 개통된다면 사실 감추사 진입은 불가능하게 될지도 모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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또한 지난 8월 문화체육관광부의 전통사찰 보수정비 계획에 따라 동해시는 감추사 요사채 및 용왕각 개축공사와 시비를 투입하여 KTX 동해선 연장에 따른 철도 방호 휀스 설치 등 보수와 함께 체류형 관광지 개발을 위해 경관감상과 더불어 천곡 중심 시가지 도심관광 연계, 감추사 신라 선화공주 설화 스토리텔링, 천곡항 일원의 해양레포츠 시설 도입, 바다낚시 명소화, 묵호 동쪽바다중앙시장 먹거리 등을 연계하여 볼거리·먹거리·즐길 거리가 공존하는 차별화된 명품 도보 관광코스 조성에 박차를 가하고있다.

하지만, 이번 문제로 사업추진에도 차질을 빚을 것으로 예상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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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80여 년을 동해시내(북삼동)를 관통하고 지나가는 철도에도 묵묵히 그 불편함까지도 감수했던 동해시민들에게 어쩌면  KTX 개통이라는 작은 염원은 당연한 권리일지도 모른다.

1894년 힘찬 기적소리와 함께 국민들의 희망을 안겨주었던 철도공사…. 그때부터 지금까지 우리 모두의 마음에 고향이기도, 발이기도, 대한민국 경제기반에 커다란 축이었던 철도공사는 이제 동해시에 먼저 손을 내밀어  KTX 개통이라는 기쁨을 이곳 시민에게 안겨 주어야 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