만18세, 대한민국 유권자가 되다!
만18세, 대한민국 유권자가 되다!
  • 김지성 기자
  • 승인 2020-04-07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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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거권 연령이 1살 더 내려갔다. 올해 4월 15일 실시되는 제21대 국회의원선거에서는 선거일 기준으로 만18세도 당당하게 한 표를 행사하게 된다.

2002년 4월 16일 이전에 태어난 청소년들이 대상이다. 뜨거웠던 월드컵 열기와 함께 대한민국의 구성원이 되었던 ‘월드컵둥이’ 친구들이 어엿한 유권자의 일원이 되었다는 사실이 새삼스럽게 다가온다.

선거권 연령 하향 결정에 대한 응원과 우려가 공존하는 요즘이지만 선거권을 갖게 된 만18세 유권자 친구들은 저마다의 기대와 각오를 자신들의 언어로 표현하고 있었다. 이번 제21대 국회의원선거에서 첫 선거권을 행사하게 된 ‘강원애니고등학교’ 3학년 이민서, 정소현, 김미나 학생들이 애니메이션을 통해 전하는 선거에 대한 생각을 들어보았다.

 

: 선거권을 갖게 된 소감이 어떤가요?

A : 사실 아직 실감나진 않아요. 주변에서 ‘이제 너희도 투표할 수 있대’라고 하는 얘기를 듣고 ‘나도 투표를 한다고?’ 하는 얼떨떨한 마음이 더 큰 것 같아요. 그래도 제가 대한민국의 당당한 일원이 되었다는 사실은 기분이 정말 좋아요. 투표를 할 수 있다는 것은 저도 정책결정 과정에 작지만 목소리를 낼 수 있다는 거니까요.

Q : 이민서 학생이 그린 작품을 설명해 주신다면?

A : 8년 전 제가 초등학생 때 엄마를 따라서 투표하러 갔던 기억이 지금도 생생해요. 그땐 무슨 일인지, 정확하게 어떤 선거였는지도 모르고 엄마 손을 잡고 투표소까지 함께 갔었는데요. 투표하려고 길게 늘어선 줄을 보고 축제나 공연장에 온 듯한 설렘을 느꼈었죠.(웃음) 투표하고 나온 엄마가 마냥 부럽고 멋있게 보였어요. 저도 투표하고 싶다고 얘기했는데 좀 더 크면 할 수 있다고 하셔서 살짝 실망했었지만 이제 당당히 투표할 수 있다고 생각하니까 다시 설레기 시작했어요. 이번 작품은 다시 찾아 온 저의 ‘설렘’을 표현해봤어요.

만18세로 선거권이 낮아졌는데 본인에게 어떤 의미가 있을까요?

A : 우리 주변에서 일어나는 많은 일들이 정치와 연결되지 않은 것이 있을까 하는 생각이 들어요. 저와 같은 청소년들이 가장 관심있는 입시정책이나 청년실업 해결방안 등 결국엔 선거에서 뽑힌 대표자들의 합의로 정해지는 거니까요. 우리의 의견을 직․간접적으로 전달할 수 있는 방법이 투표니까 이번에 갖게 된 선거권은 특별한 ‘선물’이죠.

 

 

 : 정소현 학생이 그린 작품을 설명해 주신다면?

A : 이번 국회의원선거에서 투표를 할 수 있게 되었지만 막상 어떤 후보자를 선택해야 할 지 막연하긴해요. 주변에서 다들 나름대로 좋아하는 정당과 정치인에 대해서 얘기를 하지만 그것들이 객관적이고 자세한 정보는 아니잖아요. 저처럼 첫 선거권을 행사하는 친구들이 어떻게 하면 정당이나 후보자에 관한 검증된 정보를 얻을 수 있을까하는 고민을 소재로 만들어봤어요. 제 또래 친구들이 좋아하는 만화를 통해 정보를 얻을 수 있다면 좋겠다는 생각에 직접 그리면서 정보도 얻을 수 있었던 유익한 시간이었어요.

 

이번에 선거권을 갖게 된 자신과 친구들에게 당부하고 싶은 것이 있다면?

A : 외국의 사례를 보면 흑인들이 참정권을 얻는데 100년이 걸렸잖아요. 우리나라도 많은 일들이 있었구요. 우리가 갖게 된 선거권은 그런 노력들이 있었기에 가능했다고 생각해요. 대수롭지 않게 생각할 수 있는 권리이지만 생각해보면 눈물이 깃든 노력의 결과물인거죠. ‘나 하나 쯤이야’하는 생각으로 소중한 권리를 의미없게 만들지 않았으면 해요. 4월 15일은 그냥 ‘노는 날’이 아니라 ‘주인으로서의 권리를 행사하는 날’이라는 자부심을 가졌으면 좋겠어요.

 

 : 김미나 학생이 그린 작품을 설명해 주신다면?

A : 처음 하는 선거인만큼 저를 비롯한 친구들이 의욕이 높은 것이 사실이에요. 그러다보니 선거와 관련해서 해도 되고, 하면 안되는 행동들에 대해서 먼저 알아야되지 않을까 싶어요. 종종 TV뉴스나 인터넷 등에서 선거와 연관된 범죄를 저질러서 문제가 되는 경우를 봤거든요. 이제는 저희도 선거권을 가지게 되었기 때문에 마냥 자유롭게 행동해서는 안된다고 들었어요. 그래서 실제로 친구들이 알아두면 좋을 ‘학교 안에서의 선거운동’을 소재로 그려봤어요.

더 자세한 내용은 중앙선거관리위원회 홈페이지(www.nec.go.kr)를 참고하면 좋을 거 같아요. 저도 홈페이지를 방문해보고 참고해서 그렸거든요.

이번에 만나 본 만18세 새내기유권자들은 다들 나름의 가치관이 뚜렷한 친구들이었다. 마냥 어리기만 한 ‘학생’으로만 여겼는데 처음 갖게 되는 선거권에 대해 예상보다 깊은 생각을 하고 있었다.

만화가 좋아서 애니메이션 고등학교에 진학한 친구들. 다가오는 4월 15일 첫 선거를 맞는 심정을 만화라는 언어로 당당하고 멋지게 보여준 세 명의 새내기유권자들을 보며 기존 유권자를 대표해 고맙다는 인사를 전하고 싶다.

처음 선거를 맞이하는 새내기유권자들의 조언을 곱씹어보며 새삼 처음 투표할 때의 다짐을 다시 한 번 떠올려봐도 좋지 않을까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