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선군, 정암사 수마노탑 국보 지정 반세기 노력 결실 맺어
정선군, 정암사 수마노탑 국보 지정 반세기 노력 결실 맺어
  • 박종현 기자
  • 승인 2020-04-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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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선군이 보물 제410호로 지정되어 있는 “정선 정암사 수마노탑(㫌善 淨巖寺 水瑪瑙塔)”이 국가지정문화재로 역사·예술·학술적 가치를 인정받으며 국보지정을 눈앞에 두고 있어 반세기의 노력이 결실을 맺고 있다.

문화재청(청장 정재숙)에서는 보물 제410호 “정선 정암사 수마노탑(㫌善 淨巖寺 水瑪瑙塔)”을 오는 4월 23일 국보로 지정 예고를 발표했다.

군에서는 정암사 수마노탑을 1960년부터 1964년까지 현지조사(故 정영호 교수)후 1964년 9월 3일 보물 제410호로 지정되었으며, 국보로 승격시키기 위해 지난 2012년부터 노력한 결과 세 번째 도전 끝에 국보지정이 예고되어 정선군민과 정암사(주지 천웅), 정선군의 노력이 더욱 빛나고 있다.

정암사 수마노탑 국보 승격을 위해 정선군민과 정암사, 정선군이 함께 하나된 마음으로 지난 2012년부터 2017년까지 수마노탑의 가치 연구를 위한 4차례의 학술심포지엄을 개최하고 2018년 2월 정암사 수마노탑 종합학술자료집(단행본)을 발간했다.

또한 수마노탑 역사적 고증을 위해 지난 2014년 정암사 수마노탑 종합정비계획을 수립해 2018년까지 3차례에 걸쳐 정암사 전역에 대한 정밀 발굴조사를 실시하는 등 문화재적 가치와 위상을 확인하고 정립하기 위해 노력해 왔다.

한편, 군은 1,500년전 신라시대의 고승인 자장율사(慈藏律師)의 숨결을 느끼며 힐링할 수 있는 자연친화적 생태탐방로 “정암사 자장율사 순례길” 조성해 지난해 6월 개통하였으며, 전통산사문화재 활용사업에 선정되어 힐링드림과 소망드림이라는 주제로 전 국민들을 대상으로 마음을 치유하는 프로그램을 진행했다.

또한 지난해 10월 정암사 일원에서 정암사 수마노탑 국보승격을 기원하기 위해 정암사 자장율사 순례길 트레킹, 폐광지역주민과 함께하는 감탄(感炭)콘서트 등 “희망공감 프로젝트”가 진행되었으며, 정선아리랑제에서는 하나된 한반도 평화와 정암사 수마노탑 국보승격을 기원하기 위해 군민과 관광객 등 2,000여 명이 어우러져 “아라리 길놀이” 퍼레이드를 진행했다.

정암사 수마노탑이 국보로 승격되면 지난 2012년 유네스코 인류무형문화유산으로 등재된 정선아리랑과 함께 유·무형문화재를 모두 갖춘 정선군이 된다.

정암사 주지 천웅 스님은 1,000년 이상의 역사를 지난 정암사 수마노탑이 국보로 지정 예고되어 문화재로서의 역사성과 문화재적 가치가 대외적으로 인정 받아 기쁘게 생각한다며, 국보 승격을 위해 마음을 모아준 군민들과 정선군 관계자, 단체에 감사의 인사를 전했다.

최승준 정선군수는 정암사 수마노탑의 국보 승격을 위해 반세기 동안 노력한 쾌거라며 정암사와 군민들에게 진심으로 감사의 마음을 전하고, 이번 국보지정 예고는 군의 불교역사를 비롯해서 강원지역 불교사에 큰 업적으로 기록되어 정선군은 유·무형문화재가 함께 공존하고 상생하는 문화유산의 도시로 거듭날 것으로 기대된다고 말했다.

문화재청은 이번에 국보로 지정 예고한 정선 정암사 수마노탑에 대하여 30일간의 예고 기간 중 수렴된 의견을 검토하고 문화재위원회 심의 절차를 거쳐 국가지정문화재 국보로 최종 지정할 예정이다.

(사진 별송)

정암사는 ‘신라 선덕여왕 때 고승 자장율사가 당나라 산서성에 있는 청량산 운제사에서 문수보살을 친견하고 석가세존(釋迦世尊)의 정골사리(頂骨舍利), 치아, 불가사(佛袈裟), 패엽경(貝葉經) 등을 전수하여 귀국한 후 동왕 14년에 금탑, 은탑, 수마노탑을 쌓고 그중 수마노탑에 부처님의 진신사리와 유물을 봉안하였다.’라고 알려져 있다.

수마노탑은 기단부터 상륜부에 이르기까지 완전한 모습을 갖추고 있는 국내 유일한 모전석탑이며, 분황사 모전석탑의 전통성을 잘 계승하고 있는 고려시대 탑이라는 점에서 큰 특징을 보이고 있다.

또한, 사적기, 중수기, 탑지석 등 기록이 매우 잘 남아 있어 수마노탑의 역사성을 확인할 수 있는 희귀한 탑이며, 중수과정도 확인할 수 있어 한국조탑기술 연구에도 매우 중요한 의미를 지니고 있다.

그리고 현존하는 대다수의 석탑이 화강암을 주재료로 사용한 것과는 달리 석회암지대라는 지역적 특성을 반영하여 고회암(돌로마이트)과 석회암을 함께 사용해 건립한 유일한 석탑으로서 재료적 희귀성도 지니고 있다.

문화재청 제공 자료

「정선 정암사 수마노탑(이하 수마노탑)」이 있는 정암사는 「삼국유사」가 전하는 바에 따르면 신라 자장율사(慈藏律師)가 당나라 오대산에서 문수보살로부터 석가모니의 몸에서 나온 진신사리(眞身舍利)를 받아 귀국한 후, 643년(선덕여왕 12년)에 창건하였다고 전해지는 사찰이다. 정암사에는 수마노탑을 바라보는 자리에 적멸보궁이 자리 잡고 있으며, 이는 통도사, 오대산 중대, 법흥사, 봉정암의 적멸보궁과 더불어 우리나라 5대 적멸보궁으로서의 위상을 가지고 있다.

* 적멸보궁: 법당 내 부처의 불상을 모시는 대신 진신사리를 봉안하고 있는 법당으로 바깥이나 뒤쪽에 사리탑이나 계단을 설치해 봉안함

수마노탑이라는 명칭은 불교에서 금·은과 함께 7보석 중의 하나인 마노(瑪瑙)와 관련이 있으며, 자장율사가 진신사리를 가지고 귀국할 때 서해 용왕이 자장의 도력에 감화하여 준 마노석으로 탑을 쌓았고, 물길을 따라 가져왔다 해서 물 ‘水(수)’ 자를 앞에 붙여 ‘수마노탑(水瑪瑙塔)’이라 불렀다는 설화가 전한다.

수마노탑은 총 길이가 9m에 달하며, 화강암 기단 위에 세워진 1층 탑신에 감실(龕室)을 상징하는 문비가 있고, 그 위로 정교하게 다듬은 모전(模塼)석재를 포개어 쌓았고 옥개석 위 낙수면과 아래 층급받침의 단 수를 층별로 일정하게 더해 쌓았다. 이처럼 수마노탑은 국보 제30호인 경주 분황사 모전석탑 등 신라 시대 이래 모전석탑에서 시작된 조형적인 안정감과 입체감 그리고 균형미를 잘 보여주고 있어 늦어도 고려 시대 이전에 축조된 것을 알 수 있다.

 

* 감실(龕室): 작은 불상 등을 모셔둔 곳. 석탑 안에 사리나 불상을 봉안하려고 탑신 내에 감실을 둠

* 문비(門扉): 석탑 초층 탑신부에 조각된 문짝을 말함. 내부 공간이 있음을 의미

* 모전(模塼)석탑: 석재를 벽돌형태로 가공하여 쌓은 석탑

* 옥개석: 탑신석 위에 놓는 지붕같이 생긴 돌(부재)

* 낙수면: 탑의 옥개석 위에 빗물이 흘러내리는 경사면

* 층급받침: 옥개석을 괴어 받치는 층단이 보통 4단 내지 5단임

1972년 수마노탑 해체 당시에 함께 나온 탑지석(탑의 건립 이유, 수리 기록 등을 적은 돌로 탑 안에 넣어 둠)은 조성역사, 조탑기술 등을 연구하는 데 매우 귀중한 자료를 제공하고 있으며, 경주 불국사 삼층석탑(석가탑, 국보 제21호)·다보탑(국보 제20호)을 포함해 탑의 이름이 지금까지 전해지고 있는 희소한 탑이다.

수마노탑은 기단에서 상륜부까지 완전한 모습을 갖추고 있는 모전석탑으로, 석회암 지대라는 지역 특성을 반영하여 고회암(苦灰巖)으로 제작되었고, 쇠퇴한 산천의 기운을 복돋운다는 ‘산천비보(山川裨補) 사상’과 사리신앙을 배경으로 높은 암벽 위에 조성된 특수한 석탑이다. 특히, 탑지석을 비롯한 자료에서 수리기록과 연혁을 알 수 있고, 모전석탑으로 조성된 진신사리 봉안탑으로는 우리나라에서 유일하다는 점에서 국가지정문화재(국보)로 역사·예술·학술 가치가 충분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