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창국제평화영화제 ‘여성, 영화, 토크’ 개최
평창국제평화영화제 ‘여성, 영화, 토크’ 개최
  • 김지성 기자
  • 승인 2020-06-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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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도영, 김보라, 윤가은, 한가람 감독 스페셜 토크 진행

‘스펙트럼K’ 섹션 신설, 올해 첫 테마는 ‘여성’

벌새. 우리집 비롯해, 총 5편의 여성영화 상영

2020년 평창국제평화영화제가 지난 6월 21일 김도영, 김보라, 윤가은, 한가람 감독과 함께하는 ‘여성, 영화, 토크’를 개최했다. 평창국제평화영화제는 ‘스펙트럼K’ 섹션에서 <우리집>(윤가은), <벌새>(김보라), <아워 바디>(한가람), <82년생 김지영>(김도영), <박강아름 결혼하다>(박강아름) 등 지난해 큰 사랑을 받았던 여성영화 5편을 상영하고, 감독과의 대회 시간을 마련했다.

무비스트 박꽃 기자가 사회를 맡은 이번 토크는 ‘작품 속에서 재현된 여성 캐릭터’를 중심으로 이야기가 진행됐다. 이날 토크에서 가장 주목 받은 것은 단연 독특한 진행 방식. 토크에 참여한 각 감독들은 작품 속에 등장한 여성 캐릭터 중 가장 마음에 드는 인물을 선정해 해당 작품을 연출한 감독에게 직접 설명을 들었다.

먼저 김도영 감독은 <우리집>(윤가은)의 유미, 유진 자매를 꼽았다. 김도영 감독은 “이런 연기를 하는 어린 배우가 있다는 데 크게 놀랐다. 나는 유미 같은 언니가 아니었기에 이렇게 속 깊은 캐릭터에 마음이 간다. 존경스럽기까지 했다”고 선정 이유를 밝혔다. 이에 윤가은 감독은 ”실제로 유미 역의 김시아 배우는 동생이 셋이다. 동생을 책임 진다는 게 어떤 건지 나보다 더 잘 알고 있었는데 속이 너무 깊어 가늠할 수 없을 정도였다“고 설명했다.

다음으로 윤가은 감독은 <아워 바디>(한가람)의 자영을 언급했다. 윤 감독은 “자영이 정말 충격적으로 좋았다”며 “내면의 정리되지 않은 욕망을 있는 그대로 보여주고, 정리되지 않은 이 상태가 자기 자신이라고 이야기하는 것 같았다.”고 말했다. 한가람 감독은 “사람은 상대방에 따라 대하는 태도와 모습이 달라지기 마련이다. 그걸 자영을 통해 그대로 표현하고 싶었다. 나의 경험과 친구들의 이야기, 하고 싶었지만 못한 말들을 자영이라는 캐릭터에 담았다”고 설명했다.

한편 한가람 감독은 <벌새>의 주인공, 박지후 배우가 연기한 은희가 영화의 분위기를 만들어낸다는 생각이 들었다고 밝혔다. 캐스팅 시 가장 중요하게 생각하는 점을 묻자, 김보라 감독은 박지후 배우의 캐스팅 비화를 공유했다. 김 감독은 “박지후 배우가 행간을 굉장히 잘 읽더라. <벌새>의 시나리오는 대사 사이의 무드가 중요한데, 박지후 배우는 리딩부터 느낌이 좋았다”고 설명했다.

마지막으로 김보라 감독은 <82년생 김지영>의 주인공 지영과 그녀의 언니 은영이 인상 깊었다고 말하며 “지영은 내가 마주하고 싶지 않은 나의 모습이고, 은영은 내가 되고 싶은 모습”이라고 밝혔다. 또한 “<우리집>의 하나와 <아워 바디>의 자영을 보면서도 굉장히 감동받고 공감했다”고 덧붙였다.

이후 캐릭터들의 캐스팅 비화, 주변 인물들이 가지는 의미, 작품 속 캐릭터들에게 감독이 전하고 싶은 말 등에 대해 관객들과 자유롭게 소통하는 시간을 끝으로, 올해 평창국제평화영화제가 첫 테마를 여성으로 잡고 선보인 스펙트럼K 프로그램이 성황리에 마무리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