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육기관 국제교육개발협력 사업, ‘책상머리 교류’수준
교육기관 국제교육개발협력 사업, ‘책상머리 교류’수준
  • 국제전문기자CB(특별취재반) 김지성 기자
  • 승인 2020-09-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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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건 중 9건 현지조사 수행도 않고 추진 돼

113건 중 10건만 현지 여건 분석과 요구조사를 위한 현지조사 수행

사전조사를 아예 실시하지도 않는 사업이 10건 중 7건에 이르러

국제협력개발의 새로운 패러다임에 따라가지 못하고 있다는 지적
박찬대 의원
박찬대 의원

 

 
국내 교육연구기관이 진행하는 국제교육개발협력 사업의 현지조사 수행률이 10%도 되지 않는 것으로 조사됐다. 협력국 현지 여건 분석과 요구 사항 조사가 가장 중요한 국제교육개발협력 사업이 ‘책상머리 교류 협력 사업’으로 전락하고 있다는 지적이 잇따르고 있다.
 
국회 교육위원회 박찬대 의원(인천 연수구갑)이 교육부로부터 제출받은 ‘신남방·신북방지역 교육개발협력 추진성과 분석 및 향후 추진전략’보고서 분석결과, 조사 사업 113개 중 단 10건(8.8%)만이 현지 여건 분석과 요구조사를 위한 현지조사를 수행한 것으로 나타났다. 심지어 교육개발협력 사업 수행단계에서 113건의 사업 중 76건(67.3%)는 사전조사도 실시하지 않고 진행된 것으로 드러났다.
 
보고서에 따르면 사전조사를 실시한 37건 중 현지방문 조사는 20건이다. 하지만, 이 중 10건이 예비타당성조사 일환으로 방문한 것을 고려한다면, 단 10건만이 현지 여건 분석과 요구조사를 위해 현지조사를 수행한 것으로 드러났다. 현지방문을 실시하지 않은 나머지 17건은 문헌조사, 우편 또는 온라인 설문조사와 같은 방법으로 현지 방문 없이 간접적으로 사전 요구조사가 이뤄졌다.
 
또한, 사전조사가 이루어진 과제 37건 중 7건(18.9%)은 ‘협력국과의 참여 및 협력’이 직·간접적으로 이뤄지지도 않고 진행된 것으로 드러났다. 교육기관의 국제교육개발협력이 현지 여건 고려없이 일방적으로 진행되고 있다는 것을 엿볼 수 있다.
 
현재, 국제개발협력은 공여국의 전문가를 통한 일방적인 전달에서 현지의 주도적인 참여 및 장기적인 협력국의 역량개발로 패러다임이 바뀌고 있다. 이러한 상황에서 교육기관들의 국제교육개발협력 사업이 일방적인 ‘책상머리 사업’으로 진행되면서 패러다임을 따라가지 못하고 있다는 지적이 잇따르고 있다.
 
KOICA 지원액 중 가장 높은 약 25%(2018년 1,684억원)를 차지하는 국제교육개발협력의 중요성은 문재인정부의 신남방, 신북방 정책과 함께 더욱 증대하고 있다. 하지만 교육기관들의 현지 소통 부재는 앞으로의 사업 진행에 대한 우려의 목소리를 높일 수 있는 상황이다.
 
연구보고서는 한국교육개발원(KEDI), 한국교육과정평가원(KICE), 한국직업능력개발원(KRIVET),한국교육학술정보원(KERIS) 등 4개 연구기관에서 09년에서 19년 동안 수행한 113개의 사업보고서를 분석한 결과이다.
 
박찬대의원은 “교육은 비록 단기적인 효과를 얻을 수 없더라도 공적개발원조 중 인적개발의 가장 핵심임과 동시에 국가의 정치, 경제발전 등 모든 분야에서 가장 중요한 역할을 담당한다”며, “교육을 통해 공여국에서 수여국이 된 우리나라가 줄 수 있는 최고의 선물인 교육이 현지인들의 마음에 와닿을 수 있도록 더욱 최선의 노력을 다해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