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창국제평화영화제, 김유정문학촌과 상영전 진행
평창국제평화영화제, 김유정문학촌과 상영전 진행
  • 김지성 기자
  • 승인 2020-10-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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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을 밤, 강원도 춘천 김유정문학촌에서 만난 힐링의 시간

강원 지역을 테마로 한 문학 작품들을 만나는 자리

 

평창국제평화영화제가 지난 10월 17일 강원도 춘천에 위치한 김유정문학촌과 함께 힐링의 시간을 선사했다. 안재훈 감독의 작품 <메밀꽃, 운수 좋은 날, 그리고 봄봄> 야외 상영과 토크가 진행된 이번 프로그램은, 강원 지역을 테마로 한 문학 작품들을 애니메이션으로 만날 수 있는 특별한 기회로 호평받았다.

가을밤 펼쳐진 야외 상영에는 100여 명의 관객이 찾았으며, 방역과 거리두기를 반영한 좌석으로 진행됐다. 일교차가 심한 날씨를 감안, 담요와 핫팩, 따뜻한 먹거리 등이 준비돼 큰 사랑을 받았다. 이날 참석한 평창국제평화영화제 문성근 이사장은 “코로나19로 인해 제한된 좌석만 마련하게 되어 아쉽게 생각한다”며 “김유정문학촌과 함께 이런 뜻깊은 문화 행사를 치룰 수 있어 감사하다”고 밝혔다. 이어 “가장 개인적인 것이 가장 보편적이라는 말처럼, 강원도적인 문화가 보편적일 수 있다”며 “강원 최초의 국제 영화제로서, 강원 전역의 문화 축제와 함께하고 싶다”고 전했다. 김유정문학촌 이순원 촌장은 “문학촌 야외무대에서 영화를 상영한 것은 처음”이라며 “이런 소중한 자리를 마련해준 영화제에 진심으로 감사드린다”고 전했다.

이번에 상영된 <메밀꽃, 운수 좋은 날, 그리고 봄봄>은 문학의 향기를 아름다운 손 그림으로 옮긴 안재훈 감독의 한국단편문학 애니메이션으로, 슬퍼도 웃어야 했고 고달파도 살아가야 했던 소설 속 세 인물의 삶을 아름답고 감각적으로 구현해낸 작품. 강원도 시골 연인의 순박한 사랑을 해학적으로 그려낸 김유정의 <봄봄>과 40대 가장의 어느 고단한 하루를 통해 1920년대의 시대적 명암을 담아낸 현진건의 <운수 좋은 날>, 노년에 되돌아보는 소회를 그린 이효석의 <메밀꽃 필 무렵>은 삶의 희비를 그려내며 관객들의 호응을 얻었다.

1998년 프로덕션 '연필로 명상하기'를 설립한 안재훈 감독은 한국을 대표하는 애니메이션 감독이다. “치유의 힘이 있는 그림, 감동이 있는 빛깔”이라는 슬로건처럼 잔잔하면서도 사유하게 만드는 작품 세계를 보여준 안재훈 감독은 2011년 첫 장편 애니메이션 <소중한 날의 꿈>을 내놓았다. 이후 걸작 단편 소설들을 영화화하며 문학과 영화의 만남을 시작했는데, 2014년 작품인 <메밀꽃, 운수 좋은 날, 그리고 봄봄>은 그 첫 시도다. 이후 <소나기>(2017)에 이어 2020년에는 김동리의 소설을 원작으로 한 장편 애니메이션 <무녀도>로 안시국제애니메이션영화제에서 심사위원대상을 수상했다.

영화 상영 이후에는 강원대를 대표하는 소설가이자 김유정문학촌을 이끄는 이순원 촌장과 평창국제평화영화제 김형석 프로그래머가 만나 영화에 대해 이야기하는 <문학, 영화, 토크> 시간이 펼쳐졌다. 강원 지역을 배경으로 한 작품들을 깊이 있게 들여다볼 수 있었던 의미있는 프로젝트로, 평창국제평화영화제 공식 유튜브를 통해 온라인으로도 생중계됐다.

한편 올해 평창국제평화영화제는 6월 18일부터 23일까지 강원도 평창군 대관령면 횡계리와 알펜시아, 월정사 일원에서 열렸으며, 34개국에서 온 96편의 영화가 상영됐다. 팬데믹 상황에서 진행된 오프라인 국제영화제로 큰 관심을 받았으며 철저한 방역과 대안 상영관, 이색 프로그램들로 호평 받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