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획) 정선 정암사 자장율사 개산문화제
(기획) 정선 정암사 자장율사 개산문화제
  • 김지성 기자
  • 승인 2021-10-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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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한불교조계종 정암사는 2021년 10월 9일과 10일 “2021년 정선 정암사 자장율사 개산문화제”를 개최한다. 우리나라 5대 적멸보궁 중 한 곳으로 대표적인 불교성지로 손꼽히는 정암사는, 신라 자장율사(慈藏律師)가 당나라 오대산에서 문수보살로부터 석가모니 진신사리를 받아 귀국한 후 645년(선덕여왕 12년)에 창건한 사찰로, 올해로 절이 세워진지 1,376년째를 맞는다.

정암사를 창건한 자장율사는 우리나라 불교사에서 유일하게 대국통의 지위를 누렸으며, 우리나라 불교의 초석을 놓은 스님이다. 당나라에서 돌아와 신라의 법령과 율제를 정비토록 진언해 신라가 삼국통일의 기틀을 다지는 데 큰 영향을 끼쳤고, 금강 계단(戒壇)을 시설해 승가의 근본을 바로 잡았다. 스님은 특히 우리나라에서 문수보살을 친견한 유일무이한 분으로 중국 오대산에서 문수보살에게서 부처님 진신사리를 받아 우리나라 다섯 곳에 적멸보궁을 시설함으로써, 우리나라 오대산신앙의 근간을 형성했다. 아울러 신라에서 발생해 현대에까지 영향을 끼친 불국토사상도 자장율사로부터 연원 하였다.

정암사는 신라땅에서도 문수보살을 친견하고자 했던 자장율사의 비원이 서린 곳이다. 꿈에서 문수보살이 정암사에서 만나자는 계시를 받고 정암사에 도착하였으나 망태를 든 촌로의 모습으로 나타난 문수보살을 알아보지 못했다. 뒤늦게 촌로가 문수보살임을 알아차린 자장율사는 문수보살을 따랐으나 끝내 친견하지 못하고 정암사에서 생을 마쳤다. 자장율사가 창건하고 또 입적한 곳인 정암사는 가히 자장율사의 성지라고 할 수 있다. 따라서 자장율사의 창건의의를 기리는 정암사의 개산문화제 개최는 자장율사의 드라마틱한 삶과 불교사에서의 업적을 널리 선양하는 행사이면서 지역주민이 함께하는 축제이기도 하다.

올해 개산문화제는 코로나19라는 위중한 상황에서 비대면으로 행사를 진행하되 유튜브 실시간 스트리밍을 통해 행사를 중계할 예정이다. 행사내용은 세계무형문화유산기이도 한 영산재 이수자 스님들이 범패와 작법을 선보이는 개산재와 합동위령재, 그리고 신혜영, 김은진, 김경원 등 전통음악과 무용으로 헌정공연이 이루어지면 기후제 등 친 환경 전시회 등 풍부한 프로그램으로 진행할 예정이다. 정암사는 2022년에는 힐링 체험 프로그램을 보완해 자장율사 개산문화제를 정선군의 대표 연례 문화행사로 정착시킬 예정이다.

■ 자장율사, 산기슭에 수마노탑을 세운 까닭은?

정암사 개산대제 봉행의 의의를 더욱 빛나게 하는 것이 바로 자장율사가 건립한 수마노탑이다. 지난해 국보 332호로 승격되어 자장율사의 유적으로는 최초로 국가문화재로 인정받은 계기로 정암사 개산대제가 봉행되었고, 정암사가 한국 불교 제1의 성지로 자리매김할 수 있는 토대를 만들었다.

이름에서도 알 수 있듯이 다른 석탑과는 달리 정암사 수마노탑은 마노석을 벽돌처럼 쌓아올린 모전석탑이다. 마노석은 금,은과 함께 칠보 가운데 하나로 치며, 이것을 지니면 재앙을 예방한다고 하여 소중히 여기는 보석이다. 자장율사가 진신사리를 가지고 귀국할 때 서해 용왕이 자장율사의 도력에 감화하여 준 마노석으로 탑을 쌓았고, 물길을 따라 가져왔다 해서 물 ’水“자를 앞에 붙여 ‘수마노탑(水瑪瑙塔)’이라 불렀다는 설화가 전한다.

본래는 자장이 당나라에서 구해온 석가의 신물(사리,치아,염주,불장주,패연경등)을 ’세줄기 칡이 서린 곳‘에 나누어 각각 금탑,은탑,수마노탑을 모셨다고 하는데, 후세 중생들의 탐욕을 우려한 자장율사가 불심이 없는 중생들은 급탑과 은탑을 육안으로는 볼 수 없게 숨겨버렸다고 한다.

수마노탑이 오늘날 새롭게 조명받는 이유는 그 정교함이나 아름다움이 아니라, 바로 탑을 세운 자장율사의 마음이다. 자장율사는 전란이 없고 날씨가 고르며, 나라가 복 되고 백성이 편안하게 살기를 바라는 염원을 담아 수마노탑을 세웠다고 한다. 삼국이 분열되어 전쟁과 가난으로 고통받는 백성들의 고통을 달래고,불심을 통해 국난을 극복하고자 했던 것이다.

올해 개산문화제에서는 수마노탑에 오르는 길을 정선군민과 불자들이 함께 걸으며 개산조 자장율사의 창건 정신을 되새긴다. 수마노탑을 향해 끊이지 않고 이어지는 참배행렬은 고된 삶과 지난한 역사에 지친 모든 생명의 영혼을 치유하고 위로하며, 행복을 기원하는 자장율사의 불심을 따르고 있다.

■ 우주 삼라만상의 영혼을 치유하다!

-합동위령제

국태민안과 우순풍조의 기원이라는 자장율사의 창건정신은 합동위령제를 통해서도 오롯이 되살아 나고 있다. 행사기간동안 개산재와 함께 호국영령과 순국선열 그리고 산업발전을 위한 석탄 채굴에 힘쓰다 희생한 광산노동자, 코로나19 희생자를 합동위령재가 진행된다.

합동위령제에서는 지역의 아픔과 상처도 위로할 예정이다. 정암사가 위치한 정선군 고한읍은 우리나라 산업의 중추적인 역할을 한 광산지대로 숱한 광산 노동자들이 희생한 곳이다. 탄광이 사양산업으로 접어들면서 정부는 강원랜드를 설립해 지역의 거점개발을 꾀했지만, 오히려 카지노와 연관한 안타까운 죽음들이 숱하게 발생하기도 했다.

지금까지 그래왔듯이, 앞으로도 지역의 상흔과 유주무주 고혼의 극락왕생을 염원하는 합동위령제는 정암사 개산대제의 주요내용이 될 것이다.

정암사에는 자장율사가 짚고 다니던 지팡이를 심어 수백년동안 자라났다는 선장단이라는 고목이 있는데, 다시 이 나무에 잎이 피면 자장율사가 재생한다는 전설이 전해져 내려오고 있다.

가장 낮은 곳에서 붓다를 기다리는 사람들, 치열하고 지난한 삶의 끄트머리, 섧고 사무침에 몸 둘 바 몰라하는 중생을 건져 올려 줄 구원의 지팡이 같은 곳이 바로 정암사일 것이다.

■ 자연과 인간, 과거와 현재 미래가 만나는 힐링백신!

- 문화공연 그리고 전시회

’멀리 세속의 티끌마저 끊어져 정결하기 짝이 없다‘ 하여 이름 붙여진 정암사(淨岩寺)-

산 위에서부터 정암사 경내로 흘러 내리는 정암사 계곡에는 차고 밝은 물에서만 자라는 천연기념물 열목어가 살고 있다.

천연기념물 제73호 정선 정암사 열목어 서식지, 국보 제 322호 정암사 수마노탑. 강원도 문화재자료 제32호 정암사 적멸보궁, 삼탄 아트마인, 여기에 세계 무형문화유산 아리랑으로 상징되는 정선고유의 삶의 문화에 이르기까지..태백산 적멸보궁 정암사는 천혜의 자연환경과 유구한 불교문화 유적, 근대산업 문화유산이 공존하는 곳이다.

2021년 정암사 개산문화제는 단순한 의식법회의 차원을 넘어, 개산조의 사상과 생애를 조명하는 초청강연과 수마노탑 조성의 의미를 새기는 헌정 문화공연 등을 진행하며 방역당국의 코로나19 예방에 맞춰 비대면으로 진행할 예정이다.

10월 9일의 모든 행사는 유튜브 정암사채널에서 실시간 스트리밍으로 중계할 예정이며 불교방송에서는 개산재와 합동위령재 등을 편집 녹화방송할 예정이다. 비록 코로나19의 성행으로 행사는 비대면으로 진행하지만 실시간 스트리밍을 통해 대중과 불자, 지역주민이 함께 참여하는 문화행사로 꾸며진다. 헌정공연은 우리나라 전통음악 중 영산회상을 변주로 진행된다. 거문고와 대금, 단소의 하모니와 함께 태평무와 산조춤으로 볼거리를 제공할 예정이다.

문화공연과 함께 다양한 전시회도 2021년 정암사 개산문화제를 풍성하게 할 것이다. 10월 7일부터 17일까지 정선읍 아리샘터에서는 정암사 수마노탑 국보승격 1주년 기념 회화 13인전 시공의 인연을 보다가 진행되고 문화제 기간 중에는 정암사에서 자연을 존중하고 황폐해지는 환경에 대해 생태복원을 염원하는 기후제 : 침엽수를 보내며... 설치작품전이 진행될 예정이다.

자연과 인간, 과거와 현재, 동양과 서양의 만남이 이루어지는 정암사 개산문화제는 코로나19로 세상이 어지럽고, 몸과 마음이 힘든 지금, 별이 가장 아름다운 함백산의 가을밤, 청량한 소리를 내는 산사의 풍경소리와 함께 당신의 지친 영혼을 정화시켜 주는 ’힐링백신‘이 되어 줄 것이다.

코로나19 상황에서 열리는 2021년 정선 정암사 자장율사 개산문화제는 비대면으로 유튜브로 실시간 스트리밍할 예정이며 방역에 최대한 주의를 기울여 행사를 진행할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