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고) 하인리히의 법칙 1:29:300, 공사장 화재 충분히 막을 수 있습니다
(기고) 하인리히의 법칙 1:29:300, 공사장 화재 충분히 막을 수 있습니다
  • 엔사이드편집국
  • 승인 2022-04-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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횡성소방서 횡성소방서장 염홍림
횡성소방서 횡성소방서장 염홍림

 

본격적인 공사가 이루어지는 봄철, 공사장 내 용접 및 용단 부주의 등으로 인한 대형화재발생이 그 어느 때보다 우려되는 시기이다.

2020년 4월 이천 물류센터 공사장 화재로 38명의 사망자 발생에 이어 작년 2021년 1월 경기도 평택 냉동창고 신축공사장 화재로 인해 소방공무원 3명이 순직, 같은 해 6월에도 재개발을 위해 철거 중이던 광주시 소재 빌딩이 붕괴되 이 근처를 운행하던 버스가 매몰되어 버스에 타고 있던 승객 9명 사망과 중상자 8명이 발생하는 안타까운 사건이 발생했다. 이는 안전이 확보되지 않은 상태에서 무리하게 공사를 진행해 발생한 결과물이다.

공사 현장의 특성을 살펴보면 지하 등 밀폐 공간에서 도료 작업, 용접·용단 작업 시 화기 부주의로 유증기 착화·폭발의 위험성이 높으며, 가연성 자재와 액체 위험물 방치 등 화재 발생 시에 대형 인명피해로 이어질 가능성이 크다.

국가화재정보시스템에 따르면 2017년부터 2021년까지 5년간 총 3,929건의 공사 현장 화재 사고가 발생하여 총 350명(사망 57, 부상 293)의 인명피해가 발생하였다.

여기서 우리는 눈여겨봐야 할 점이 있다. 바로 화재 원인에 관한 것인데, 총 3,929건 중 3,181건이 부주의로 인해 발생하였다는 점이다. 공사장 화재 사고의 최다원인이 부주의로 인한 화재라고 하니 단순히 넘어갈 문제가 아닌 것 같다.

건조한 대기에 공사재개가 활발해지는 시기 봄철, 부적절한 공사 운영 또는 작업자 과실로 인해 발생하는 크고 작은 화재 사고들이 해마다 반복된다.

우리는“사람이 존재하기에 건물도 존재한다”라는 것을 깨달아야 한다. 그 어떠한 것도 사람의 안전보다 중요시해질 수는 없다. 따라서 공사재개도 좋지만 우리는 공사 현장 화재 예방에 최선을 다하는 것이 최우선이다.

그렇다면 공사장 화재 예방을 위한 방법들엔 무엇이 있을까?

우선 공사장을 전반적으로 관리하는 기업의 경우 첫째, 비용 절감보다 근로자의 안전을 우선 적으로 고려해야 한다. 지금까지는 비용 증가로 대형 화재 발생 위험이 있었던 가연성 건축자재 사용 제한 등 미흡한 부분이 있었지만 지양해야 한다.

둘째, 건설공사의 단계별 위험요인을 파악하고 지속해서 관리해야 한다. 계획단계의 적정공기 보장부터 화재 발생 시 인명피해 최소화 대응체계 구축까지 건설공사 전체 단계의 위험요인을 관리해 나가야 한다.

셋째, 안전 관련 규정이 현장에서 실제로 작동되도록 개선해야 한다. 화재 등 사망사고 위험요인 중심으로 제도를 개편하고 위험 현장에 대해서는 관리·감독을 강화해 기업의 안전 경각심을 재고해야 한다.

다음으로 용접·용단 작업 시 안전을 위해선 작업자들의 각별한 주의가 필요한데 첫째, 용접 작업 전에는 작업 장소의 해당 부서장과 안전관리자 등 관계인에게 용접 작업 장소와 시간, 용접 방법 등을 사전 통보하고 작업 현장 주위에 물통과 건조사(마른모래), 소화기, 용접 불티 등을 받는 불꽃받이나 방염시트를 갖춰 놓아야 한다. 또 사전에 가연물을 제거해 화재 안전조치를 취해야 한다.

둘째, 용접 작업 중에는 가연성·폭발성, 유독가스의 존재 및 산소결핍 가능성을 지속해서 조사해야 하며, 용접 가스 실린더나 전기동력원 등은 밀폐 공간 외부 안전한 곳에 배치해야 한다. 또한 작업자는 무전기 등을 통해 관리자와 비상 연락 수단을 확보해야 하며 개인보호장비는 필수로 착용해야 한다.

마지막으로 용접 작업 후에는 작업장 주변에 불씨가 남아 있는지 30분 이상 확인해야 한다. 발견하지 못한 불꽃·불티가 가연물과 접촉해 화재가 발생 될 수 있기 때문이다.

하인리히 법칙에 큰 사고가 일어나기 전에 반드시 유사한 작은 사고와 사전 징후가 선행한다는 경험적인 법칙이 있다. 1931년 미국 보험회사에서 근무하던 하인리히가 수많은 산업재해 자료를 분석한 결과 찾아낸 의미 있는 통계학적 규칙이다. 평균적으로 한 건의 큰 사고 전에 29번의 작은 사고가 발생하고 300번의 잠재적 징후들이 나타난다는 사실이다. 이에 따라 하인리히 법칙을 흔히‘1:29:300의 법칙’이라고도 한다.

한마디로 대부분의 대형 사고는 예고된 재앙이며, 무사안일주의가 큰 사고로 이어진다는 것이다. 오늘날 하인리히 법칙은 공사 현장 등에서 자주 발생하는 산업재해는 물론이고, 각종 개인사고, 자연재해 및 사회경제적 위기 등에도 널리 인용되는 법칙이다.

모든 재해는 불안정한 상태·행동에 의해 발생한다는 안전관리 이론을 바탕으로‘안전하지 않으면 작업하지 않는다’라는 기본원칙을 기업과 작업자 모두 가슴 깊이 새겨 더 이상의 참담한 사고가 발생하지 않도록 해야 한다.

하인리히의 주장처럼 대형 사고는 발생 전까지 여러 단계의 사건이 도미노처럼 순차적으로 일어나기 때문에 앞선 단계에서 적절히 대처하면 큰 재난을 막을 수 있다는 일념으로 안전 수칙 준수가 얼마나 중요한지 스스로 깨닫고 더 이상 화재로부터 소중한 생명과 재산을 잃는 일이 없었으면 하는 바람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