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2년 평창국제평화영화제, 시상식과 함께 6일 간의 대장정 마무리
2022년 평창국제평화영화제, 시상식과 함께 6일 간의 대장정 마무리
  • 김지성 기자
  • 승인 2022-06-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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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2 평창국제평화영화제가 6월 28일 오후 2시 2018평창동계올림픽 및 동계패럴림픽대회기념관 2층 세미나실에서 경쟁 부문 및 피칭 프로젝트 시상식을 개최하며 엿새 간의 일정을 마무리했다. 이날 평창국제평화영화제는 ‘한국단편경쟁’과 ‘국제장편경쟁’ 상영작 중 영화제가 추구하는 평화의 메시지를 담은 작품들을 부문별로 선정해 각각 심사위원대상, 심사위원상을 수여했다.

올해 국제장편경쟁은 8편의 영화 중 평창국제평화영화제만의 정체성과 부조리한 세계를 바라보는 시선과 각 영화의 작품성을 최우선으로 고려해 심사했으며, 만장일치로 두 편의 영화가 최종 선정됐다. 심사위원대상에는 제프 다니엘스 감독의 <텔레비전 이벤트>, 심사위원상은 이지은 감독의 <비밀의 언덕>이 선정됐다. 국제장편경쟁 심사는 다비데 오베르토 리스본국제다큐멘터리영화제 전 공동집행위원장, 조성형 감독, 조지훈 무주산골영화제 프로그래머가 맡았다.

심사위원들은 <텔레비전 이벤트> 선정 이유에 대해 “40년 전의 사건을 담고 있음에도 여전히 핵전쟁과 핵무기의 위협에 노출되어 있는 동시대 풍경과 한국 사회의 현재를 돌아보게 했다.”고 선정 이유를 밝혔다. 이에 제프 다니엘스 감독은 “이곳에 초대된 것만으로도 영광이다. 훌륭한 영화와 피칭을 볼 수 있었다. 좋은 영화는 기획부터 지원하는 것이 중요하다. 평창국제평화영화제가 독립영화들을 계속 지원하고 있다는 점이 감사하다.”며 “평창에서 많은 단편영화와 다큐멘터리를 봤다. 한국의 젊은 독립영화인들이 갖고 있는 다양한 생각을 알 수 있었고, 많은 감동을 받았다. 이런 중요한 영화제에 참여하고 상을 받게 되어 매우 영광이다.”고 수상 소감을 전했다.

심사위원상을 받은 <비밀의 언덕>은 “감독의 데뷔작임에도 한국 영화에서 좀처럼 찾아볼 수 없는 입체적인 어린이 캐릭터와 뛰어난 연출력, 아역 배우들의 탄탄한 연기로 다양한 층위의 이야기가 포개져 있는 다층적 서사를 성공적으로 구축했다.”고 전했다. 이지은 감독은 “아이라는 프레임을 넘어 여성으로서 한 인간으로서 내면의 깊음이 얼마나 멀리 갈 수 있는지를 그려내고 싶었다.”며 “감독은 스태프들과 부대끼며 성장하는 것 같다. 저희 팀을 환영해주신 평창국제평화영화제에 감사하다.”고 수상 소감을 전했다.

한국단편경쟁은 시대 정신과의 교감이 돋보이는 16편의 작품이 상영된 가운데 심사위원대상은 황선영 감독의 <씨티백>에 돌아갔다. 심사를 맡은 김동현 서울독립영화제 집행위원장, 이우정 감독, 최시형 감독은 “<씨티백>은 지금은 사라졌지만 분명 어딘가에 존재했던 혹은 살아 있을 것 같은 꿈결 같은 시간을 과거와 현재, 픽션과 논픽션을 넘나들며 사려 깊고 자유로운 연출 기법으로 보여주었다. 그 사이의 여백이 우리에게 조용한 감정의 폭발을 가져다준다.”고 전했다. 대상을 수상한 황선영 감독은 “실제 작업기간보다 나만의 동굴에 들어가 있던 기간이 더 길었다. 이 작업이 마지막일 수도 있겠다 싶었는데 상을 빌미로 다음 영화를 만들어보겠다”며 눈물을 보였다.

이어 심사위원상에는 조현서 감독의 <터>와 윤혜성 감독의 <현수막>이 선정됐다. 심사위원들은 “<터>는 죽음 이후에도 계속되는 계급의 사회학을 날카롭게 보여준다.”며 “두 개의 죽음과 슬픔, 가해자와 피해자의 강박, 대조적인 두 여인의 처지가 영화적 긴장을 형성하고 이러한 연출이 인물의 애끓는 내면을 더욱 절절하게 와 닿게 했다.”고 전했다. 또 “윤혜성 감독은 현수막을 걸었던 인물들과 현수막에 걸렸던 인물을 안정적이고 단정한 연출로 담아내며, 영화에 나오지 않는 ‘현수막 위의 시간’을 함께 헤아리게 한다. 그 힘겨운 시간들을 애써 삼켜내고 있는 인물들의 얼굴이 짙은 여운을 준다.”고 선정 이유를 밝혔다. 이에 조현서 감독은 “영화 주인공들이 각자 가진 결핍에 대해 이야기하고 소통하는 것들이 평화로워지는 길이라고 많이 느낀다. 좋은 추억 가져간다.”고 말했다. 윤혜성 감독은 “<현수막>도 태풍이 오는 비바람 가운데 촬영해 기억에 많이 남는데 오늘 평창도 궂은 날씨라 더 생각이 난다. 영화를 즐기기엔 좋은 날씨인 것 같다. 상의 무게만큼 더 열심히 영화를 만들겠다.”고 수상 소감을 밝혔다.

국제장편경쟁 심사위원대상은 2,000만원, 심사위원상은 1,000만원이 수여됐으며, 한국단편경쟁 심사위원대상은 1,000만원, 심사위원대상에는 500만원이 수여됐다.

그런가 하면 시상식에서 영화 기획 개발 아이템 발굴 프로그램인 2022년 ‘피칭 프로젝트’ 수상자들도 선정됐다. 평화공감에는 <점핑걸>(홍현정), <GATE45>(송현범), <후반땅>(이준용), <반역자들>(진청하), <어신 할망이라 생각허라>(문한슬)이, 테라로사 펀드 수상작에는 <나는 개 나이로 세 살 반이야>(원하라)가 선정됐다. <나는 개 나이로 세 살 반이야>의 원하라 감독은 “시나리오를 쓰면서 이 이야기를 좋아해주는 사람들이 있을까 고민하곤 했는데, 많은 분들께 이야기할 수 있어 너무 좋았고, 꿈을 꾸게 해 주셔서 감사하다. 내일부터 다시 현실로 돌아가 더 치열하게 살겠다”고 전했다. 강지연, 신수원, 민규동 감독이 본선 심사를 맡은 2022 피칭 프로젝트 평화공감 상금은 <점핑걸>에 1,000만원, <GATE45>, <후반땅>, <반역자들>, <어신 할망이라 생각허라>에는 각 500만원, 테라로사 펀드 수상작에는 1,000만원이 수여된다.

방은진 집행위원장은 “영화는 인생의 축소판이기도 하고 인생의 확장판이기도 하다. 올해 영화제에서 여러분은 88개의 세계를 만났다.”며 “평창에서 누린 평화를 가슴에 담고 다시 만날 날을 약속 드리며 평창국제평화영화제 폐막을 선언한다.”고 인사를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