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보수 기관장들이 행정과 교육 현장에 정치색을 입혀 때아닌 색깔론 논란을 키우고, 미래가 아닌 과거로 회귀하고 있습니다. 참으로 개탄스럽습니다.
신경호 강원도교육감이 2016년 개원한 진로교육원의 ‘씨앗드림터 휘호석’을 교체한다고 합니다. 이유는 故신영복 교수의 과거 전력때문이라고 합니다.
정치적 색안경을 끼고 교육현장을 바라보는 신경호 교육감에게 깊은 우려를 표합니다.
또한, 2007년 개관한 강릉의 허균·허난설헌 기념관 현판이 지난달 말에 故신영복 교수가 직접 쓴 글씨를 새겨 만든 현판 대신 새로운 서체가 새겨진 현판으로 교체됐습니다. 이명박, 박근혜 보수정권을 거쳐 15년 동안 멀쩡했던 현판이 국민의힘 강릉시장이 취임하자 민원을 핑계로 현판을 교체했습니다.
휘호석과 현판 모두 故신영복 교수에게 직접 요청해서 서체를 받아서 제작한 것인데, 보수 기관장의 시대착오적인 발상으로 교체하는 것은 참으로 옹졸한 처사입니다. 부끄럽습니다.
故신영복 교수는 박정희 유신정권에 저항해서 20년을 복역하고 출소 후, 성공회대학교에서 경제학원론, 중국고전 강독, 교육사회학을 강의한 시대의 지성인이였습니다.
故신영복 교수의 ‘감옥으로부터의 사색’‘강의-나의 동양고전 독법’‘나무야 나무야’‘더불어숲’‘처음처럼’‘담론-신영복의 마지막 강의’등 수많은 저서는 사람들에게 깊은 감동과 울림을 안겨줬습니다.
故신영복 교수의 전력 때문에 휘호석과 현판을 교체한 것은 신영복서체가 새겨진 ‘처음처럼’소주를 마시는 국민이 빨갱이를 추종한다는 논리와 같습니다. 코미디가 따로 없습니다.
부처의 눈에는 부처만 보이고, 돼지 눈에는 돼지만 보인다고 했습니다.
신경호 교육감은 돼지의 눈으로 세상을 보지 말고, 부처의 눈으로 세상을 보길 충언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