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삼영 논평)강원도교육감 직선제 폐지현 교육감은 동의하는가?
(강삼영 논평)강원도교육감 직선제 폐지현 교육감은 동의하는가?
  • 엔사이드편집국
  • 승인 2023-04-10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도민의 염원을 담은 강원특별자치도 출범이 코앞에 다가왔다. 올해 6월 11일이면 지난해 제정된 <강원특별자치도 설치 등에 관한 특별법>이 시행되며, 세부 내용 보완을 위해 현재 국회의원 86인이 발의한 개정법률안이 상정되어 있다.

그런데 이 개정안에 눈에 띠는 조항이 삽입되어 있다. 제8조(도지사와 도교육감 선거 및 선임방법 시범도입 등에 관한 특례)는 '따로 법률로 정하는 바에 따라 강원자치도의 도지사와 도교육감 선거 및 선임방법을 달리 정할 수 있다'고 규정한다. 제주특별자치도나 현재의 강원특별자치도 법에는 없는 내용이다.

많은 이들이, 그 조항은 강원특별자치도에서 ‘시범적으로’ 교육감 직선제를 폐지하겠다는 의도라고 지적한다. 사실이라면 ‘특별자치도’에 걸맞는 교육 자치 강화 방안을 논의해야 할 이 중요한 때에, 반대로 교육을 정치에 종속시키는 논의가 진행되고 있다는 것이다.

교육감 직선제 폐지는 ‘교육의 정치적 중립’이라는 국민적 합의를 무너뜨리는 민주주의의 후퇴이다. 대안으로 거론되는 방안들, 예컨대 교육감 임명제 또는 도지사-교육감 러닝메이트제 등은 모두 백년대계인 교육정책을 4년 임기 도지사의 정치 성향에 종속시킬 것이 분명하다.

이에 더해 강원도에서만 ‘시범적으로’ 교육감 직선제를 폐지한다는 것은 도의 미래인 유·초·중·고 학생들과 2만여 교직원들을 실험대상으로 삼는 일이다. 특히 우리 강원도 아이들을 위해 써야 할 유·초·중·고 교육 예산을 일반행정과 통합해 다른 용도로 전용하려는 발상이 숨어있는 것은 아닌지 의심되기도 한다.

더욱 의아한 것은 신경호 교육감의 행보다. 임기 1년도 채 되지 않았는데, 기자간담회에서 "러닝메이트제도 괜찮다고 생각한다”며 선거제도 개편에 동의하는 듯한 태도이다. 중앙정부나 도가 직선제 폐지를 추진해도 마지막까지 교육의 정치적 중립과 교육자치 정신을 지켜내야 할 위치 아닌가. 자신을 선출해준 도민의 뜻을 무시하고, 교육감 직선제를 흔드는 모습에 심각한 유감을 표한다.

신경호 교육감에게 공개적으로 질의한다.

◉ 특별법 개정안의 해당 조항에 대해 신경호 교육감은 어떤 의견을 갖고 있는가? 도교육청과 충분한 협의를 거친 결과로 삽입된 것인가?

◉ 강원도에서만 교육감 직선제를 ‘시범적으로’ 폐지하는 방안에 동의하는가?

◉ 최소한 현재 정치권에서 진행되는 교육감 직선제 폐지 압력에 대해 학생, 학부모, 교직원 등 주요 교육 구성원들의 의견을 수렴할 의사는 있는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