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강사진박물관 영월 어린이 사진교실 1기 수업 종료
동강사진박물관 영월 어린이 사진교실 1기 수업 종료
  • 박종현 기자
  • 승인 2016-08-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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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월 동강사진박물관은 지난 5월 21일부터 7월 30일까지 총 8회에 걸쳐 영월에 거주하는 초등학생들을 대상으로 사진교육을 열었다.

총 16명의 어린이가 참여한 사진교실에는 회당 3시간씩, 그림책과 내가 있는 곳을 보며 상상하기, 내 고장 사진 찍기, 내가 찍은 사진 보며 이야기 만들기 등의 과정으로 수업을 진행하였다.

여름과 함께 시작한 강좌라 어린이들의 야외촬영이 어렵지 않을까 염려했지만 7회 동안 어린이들이 직접 찍은 3천 여 장의 사진들을, 들여다보고 골라보고 붙이는 작업으로 무사히 8회차의 수업을 끝내었다.

수업에 참여한 어린이 중 6학년 정인성 학생은, 자신의 작업을 ‘추억의 나무’라는 이름을 붙였다. “야외촬영에 나갔을 때 가지치기를 하며 떨어져 나온 나무를 보며 가슴이 아팠어요. 왠지 데려오고 싶었고요. 거기에 제가 그동안 찍은 사진들을 붙였어요. 사진에는 추억이 있잖아요. 나무에 추억이 담겨 있는 사진을 달았더니 추억이 열린 것 같았어요. 그래서 추억나무예요.” 나무에 사진을 붙인 이유와, 제목을 ‘추억나무’라 한 까닭을 물으니 정인성 학생은 그리 답을 했다.

가족들의 부산여행과 수업기간 동안의 영월 사진들을 빼곡하게 붙인 현서와 민서 자매는 수업생들 중 가장 사진을 많이 찍은 어린이들이다. “마음이 찍고 싶어 할 때 마다 사진을 찍었어요. 아, 좋다하고 마음이 말 할 때 마다 사진을 찍었고요. 그 사진들을 다 뽑아서 보니까, 내 생각들이 거기 마구 있었어요. 그래서 사진이 참 좋아요.” 자매는 동무삼아 서로를 응원하고 격려하며 수업에 참석하고 부득이 참석하지 못하는 날에는 카톡과 문자로 사진을 찍어 보내는 등 열심이었다.

“현서와 민서는 각각 천장에 가까운 사진들을 보내왔습니다. 그 중에서 중복된 사진을 빼고 자매가 합하여 육백여장을 인화했는데 한 장 한 장 어느 한 장도 소홀히 하지 않고 스스로 다 리뷰를 하고 전시면에, 또 공책에 스스로의 손으로 다 붙였어요. 그러면서 지나간 시간들을 다시 돌아보고 들여다본다는 것의 소중함을 알았을 것이라고 생각해요.” 수업을 담당한 허윤정 강사의 말이다.

채원이는 그림자와 구멍난 나무의 잎새를 유난히 좋아했다. “자세하게 들여다보면 거기에 무척이나 많은 것들이 들어 있어요. 벌레가 있고요. 벌레가 먹은 모양이 있고요. 또 나중에 보면 구멍도 잎도 달라져 있어요. 나무에서 떨어져도 계속 살아 있나봐요.” 엄채원 어린이는 사진을 찍고 난 후 이파리들을 가지고 와서 공책 사이사이에 붙여 놓고, 수업 올 때 마다 그 잎새가 변하는 모습을 계속 찍으면서 관찰하고 있다.

수호와 준엽, 현준 등 다른 학생들은 자신의 그림자에 몰두하기도 했고, 무심하게 버린 것들에 주목해서 사진을 찍고 자신의 마음을 이어 그리기도 했다.

어린이 사진교실 강사로 참여한 허윤정(방송구성작가, 사진가) 강사는 “다만 뒷짐을 지고 뭐 하나 들여다보기만 했을 뿐인데, 스스로의 속을 겉으로 끄집어내고 사진으로 이야기하는 모습을 지켜보는 날들이 영양제 같았다.”며 수업에 적극적으로 참여한 어린이들에 대한 가르침의 보람을 밝혔다.

7차에 걸쳐서 촬영한 사진들은 현재 영월 동강사진박물관 제7전시실에서 전시하고 있는데, 이 모든 사진들은 참여 학생들 스스로가 직접 누구의 힘도 빌리지 않고 붙인 것이다. 수업 도중 틈틈 붙여서 이야기를 만든 사진이야기 공책도 함께 전시가 되어 있다.

앞으로 영월 동강사진박물관에서는 날씨가 선선해지는 11월 무렵에 2기 어린이 사진교실을 마련하여 지역 어린이들에게 사진을 통한 문화소양 함양의 기회를 계속 제공할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