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쉼) 당신이 내 이름을 불러주었을 때 나는 쓰레기가 되었습니다.
(쉼) 당신이 내 이름을 불러주었을 때 나는 쓰레기가 되었습니다.
  • 김지성 기자
  • 승인 2016-09-01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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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신이 내 이름을 불러주었을 때 나는 쓰레기가 되었습니다.

어느 시골 한적한 실발장한켠에서 무료한 시간을 하품으로 달랬지요. 그 무료한 시간 멋지고 아름다운 당신이 나을 찾았을 때 온 세상을 얻은 듯 행복했습니다.

당신은 나을 보고 내 발에 꼭 맞네, 신발도 이쁘고, 기뻐하는 그 모습이 아직도 선합니다.

두 손 가슴에 나을 안고 나가며 부르던 휘파람소리가 아직도 생생합니다.

그렇게 올여름은 유난히도 더웠습니다. 당신은 한시라도 저을 놓아두지 않았답니다. 뜨거운 모래사장에도 푸른 바닷속에서도 늘 당신가 함께했습니다.

이제 가을이 들어서며 잠시 단잠에 빠졌나 봅니다.

전날 바다는 유난히 시끄러웠지요?

그 소리에 눈을 뜨니 이렇듯 모래 속에 저는 덩그러니 버려져 있네요.

당신이 버리지 않았다는 희망을 안고 그 자리에 기다려봐도,,,,

까질 한 모래가 저을 자꾸 묻을려 하네요. 추억까지도 ...

이렇게 쌓이는 모래처럼 당신은 나을 잊고 나는 모래에 파묻혀 사라지겠지요. 그리고 이름 모를 넝마에 담겨 처음 보는 쓰레기더미에 담기겠지요….

지금 하늘과 바다는 이렇게 눈부시게 푸른데….

당신이 내 이름을 불러주었을 때 저는 쓰레기가 되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