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해시 추암에는 명물이 있다. 한 마리의 거위가 흰 거위를 애인 삼아 휘젓고 다닌다. 처음에는 무섭고 시끄럽게만 느꼈던 사람들도 이제는 머리를 툭 치기도 새우깡을 사서 주기도 한다.
이놈은 머리를 숙이지 않는다. 빳빳한 목을 거만스럽게 쳐들고 다닌다. 뒤뚱뒤뚱 걸어가는 모습이 이제는 품위까지 있어 보인다. 이렇듯 추암의 명물이 되어버린 거위는 어느새 무법자로, 귀염둥이로, 관심 대상으로, 추암 촛대바위에 녹아 또 하나의 관광자원으로서의 한 몫을 당당히 하고 있다.
바로 앞 하천 어린 향어도 명물이 된 듯하다. 오리를 겁내지 않는 치어들…. 오히려 오리 뒤를 졸졸 따라다닌다. 관광객들은 그런 치어를 보며 신기하다며 웃는다. 어린 향어 치어들도 어느새 추암의 볼거리를 제공하는 훌륭한 자산이다.
이렇듯 우리가 눈여겨 보지 않던 것들이 그 곳에 가면 새롭게 조명되고 더 기억이 남아 돌아간 후에도 그 곳을 그리워 하게 된다.
명물시장이 각설이로 인해 더 명물이 된 것처럼......
지난 8일 오후 강원도 어느 관광 단지 내, 방금 설치한 듯한 음향시설을 급히 회수하는 가수가 눈에 띄었다. 자선 공연과 관광객에게 볼거리를 제공하기 위해 설치된 무대가 철거되는 것을 상가대표들은 모두 안타까운 마음으로 지켜보고 있다.
위쪽 단독상가 대표 A씨의 반대에 따른 시 공무원의 철수 요청으로 서두르고 있는 것이다. 이를 바라보고 있는 해당 상가대표들의 얼굴은 상기된 채 “우리 상가 활성화와 관광객에게 볼거리 그리고 불우이웃돕기 좋은 일 한다는데 왜? 방해질이야?"라며 강한 불만을 토로했다.
해당 가수를 섭외한 E씨는 바쁜 사람 힘들게 섭외했는데 면목이 없다고 미안해 했다. 설치 반대 A씨 입장에 따르면 공연장(광장)이 있는데 여기서 공연하면 되지 왜? 밑에서 공연을 하냐며 민원을 제기했고, 해당 시 공무원은 공사현장이란 이유로 철수를 요구했다고 한다.
하지만 확인한바 관광지 설계당시 공연장이라고 따로 조감도에 설계된 바도 없고 넓은 공터를 공연장이라고 말하는 것은 반대측의 일방적 주장으로 비약적 설득이다. 해당 관광단지 상가는 위쪽으로 단독상가와 아랫 입구쪽 연립상가로 구성되어 있다.
만약, 연립상가쪽에서 주최하여 광장에서 행사를 진행한다면, 실익은 고스란히 단독상가에 도움이 되는 형태로 남 좋은 일만 하는 것이다. A씨가 주장하는 공연장(광장) 위치는 단독상가들이 밀집한 곳으로 연립상가와는 거리와 지형상 전혀 도움이 되지 않는다.
이날 연립상가의 분위기는 자칫 화약고다. 상가 활성화를 위해 어렵게 준비한 행사가 취소된 후 상가내 관계가 급속히 냉각되고 있다. 다행히 8일 모 지인 K씨의 중재로 토요일 공연은 연립상가 인근에서 재개되었다고 한다.
하지만 E씨는 “보이지 않지만 실제 보이는 이러한 몰상식한 행동은 같은 구역의 화합과 발전을 단절시키고 나아가 시 행정에 갈등을 조장하는 것으로 배척되어야 한다"고 강하게 성토하며 "향후 우리의 권리를 위해 적절한 방안을 마련하는 중"이라고 말했다.
그렇다. 관광지는 누구나 편하게 보고 즐기고 쉬어 갈 수 있는 곳이며 문화적 공간이어야 한다.
전국의 많은 관광지 거리에는 버스킹이 새로운 문화로 정착된 지 오래다. 그것이 새로운 문화가 되고 관광 활성화에 큰 시너지를 주며 그 가치는 충분히 입증이 된 사례가 많다. 젊은이들이 음악을 들으며 춤을 추고 허름한 깡통 앞의 멋들어진 집시들의 노래가 명소에서의 새로운 관광이고 문화다. 그 문화를 이제는 지자체에서도 오히려 활성화와 적극 장려를 해야 한다.
관광지내 자신의 우월적 직위를 본인의 이익추구와 약자 길들이기용으로 사용한다면 그게 바로 갑질 중의 육갑질이 아닐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