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해시, 북평민속가요제 그곳.. 사람들
동해시, 북평민속가요제 그곳.. 사람들
  • 김지성 기자
  • 승인 2017-10-08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암표도, 실랑이도, 시골아저씨·아주머니들의 화려한 댄스도 용서가 되는 넉넉한 곳

아따! 안보여욧~

아니 이 양반이 뒤에 앉아서 왜 남보고 안 보인다고 그랴~

시장 장터에서 먼저 맨바닥에 앉은 할아버지와 놓인 앞자리 의자에 앉은 할머니와의 작은 신경전이다. 오가는 장터 사람들이 그런 두분에 기 싸움에도 아랑곳하지 않고 구성진 가락에 노래에 어깨를 들썩인다. 장터에서 흔한 모습이다.

 부침과 튀김 내음, 족발과 어묵, 파전, 장터 국밥 등 먹거리가 가득한 시장 장터에 추석 명절 이후 맞는 북평5일장터에 많은 인파가 북적인다. 장터 한구석에 강아지 검둥이의 마음을 빼앗긴 아이들이 아빠에 바짓단을 슬쩍 당겨본다. 지침 알면서도 모른 체 딴 곳을 바라보는 아빠의 모습이 아이들에겐 야속하기만 하다.

사람들이 북적거리며 다니는 장터에는 진한 가을 냄새와 정이 있다.

그곳 북평시장 한곳에 지나가는 이들에 발걸음을 잡는 음악이 있다. 8일 오전 11시 동해 북평시장에서 나도 가수다 라는 주제로 민속시장 가요제가 열렸다.

바람에 날려버린 허무한 맹세였나~ 첫눈이 내리는 날 안동역 앞에서~
만나자고 약속한사람 새벽부터 오는 눈이 무릎까지 덮는데~ 안오는 건지 못오는 건지 오지 않는 사람아~

가수 진성에 안동역에서을 멋들어지게 부른 출연자를 포함 총 12명이 치열한(?) 경쟁을 뚫고 본선에 올랐다. 유명가수들에 백댄서는 주민과 가족들 그리고 이웃들이 대신했고 그 노력에 대가로 계란· 푸짐한 경품이 그들 품으로 돌아갔다.

한편, 경연장 한 모퉁이 어디에서 봄 직한 암표가 성행하기도 했다. 한 사람에게 다량의 추첨 표를 몰아주고 자리를 떠나는 주민. 그 암표(^^::)를 잊어먹을세라 바지 주머니 깊숙이 넣었다 꺼냈다 반복한다. 이렇듯 시골 장터는 암표도, 실랑이도, 시골아저씨·아주머니들의 화려한 댄스 실력(?)도 용서가 되는 넉넉한 곳이다.

황금연휴 7일 전까지 축축한 날씨에 마음마저 축 처 쳐버린 다음날 8일 북평장터에 황금색을 닮은 따뜻한 햇볕을 비추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