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고)낮과 밤의 길이가 같은 추분
(기고)낮과 밤의 길이가 같은 추분
  • 편집국
  • 승인 2014-09-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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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분에는 벼락이 사라지고 벌레는 땅속으로 숨고, 논밭의 곡식을 거두어들이고 고추를 따서 말리며 잡다한 가을걷이를 한다.

[ATN뉴스/강원편집국]

동해기상대장 전인철

추분이 9월23일(화요일)로 지나고, 가을이 점점 더 깊어 간다. 하지는 낮이 가장 길고 밤이 가장 짧으며, 동지는 반대로 낮이 짧고 밤이 길다. 그러나 춘분과 추분은 낮과 밤이 같은 시기로 춘분이 지나면 낮이 점차 길어지고, 추분이 지나면 밤이 점차 길어진다. 춘분과 추분의 낮 최고기온을 비교해보면 추분이 약 10℃도 정도 높다. 이는 여름의 더위가 아직 남아 있기 때문이다. 추분에는 벼락이 사라지고 벌레는 땅속으로 숨고, 논밭의 곡식을 거두어들이고 고추를 따서 말리며 잡다한 가을걷이를 한다.

또한, 추분은 백로(白露)와 한로(寒露) 사이에 있는 24절기의 하나이다. 백로는 흰 이슬로 이때부터는 새벽에 이슬이 내린다고 하는데 이슬은 맑은 날 밤에 기온이 하강하면 잘 생긴다. 한로를 직역하면 찬이슬이라 하는데 찬이슬은 없다. 그러므로 찬이슬은 서리를 말한다. 기온은 높은 산에서 점차 낮아져 평지로 이동한다. 서리 또한 산간지역부터 내리는데 태백시의 서리 평년값은 10월 10일이고, 동해시는 11월 23일이다.

서리는 바람이 없고 맑은 날 밤 산간계곡에서 주로 생긴다. 산꼭대기의 공기가 냉각되면서 냉각된 공기의 밀도가 높아져 무거워진 공기가 산 아래로 이동하게 되면서 쌓이고, 바람이 없으면 혼합이 잘 일어나지 않아 이슬이 생성되기 좋은 조건을 갖추기 때문이다.

추분 전후로 하늘을 보면, 하늘이 높다는 것을 느끼게 된다. 우리 선조들 역시 같은 생각을 하였는지 전해져 내려오는 말 중에 천고마비(天高馬肥)라는 말이 있다.

그렇다면, 가을 하늘은 왜 높을까 이를 기상학적으로 살펴보면, 가을은 몽고와 중국에서 발생한 고기압의 영향을 받는 시기로 대륙에서 발생하는 고기압은 육상에서 수증기의 공급을 받을 수 없어 해상에서 발생한 고기압보다 건조하기 때문이다. 건조한 상태에서 대기 속의 공기분자들에 의한 햇빛의 산란으로 파란색이 되어 더욱 높은 하늘로 보여 가을 하늘은 다른 계절의 하늘보다 더 푸르고 더 높게 보인다.

이러한 맑고 높은 하늘은 기온의 일교차에도 영향을 미쳐 낮에는 최고기온이 올라가고, 밤에는 복사냉각으로 최저기온이 떨어져 일교차가 10℃이상 나는 날이 많게 한다.

때문에, 추분 전후로 감기에 걸리는 사람들을 많이 볼 수 있는데 건강관리에 주의하여 즐거운 가을을 보냈으면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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