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고)효율적 농가 경영을 위한 결혼이민자 가족 계절근로자 초청 채용 확대
(기고)효율적 농가 경영을 위한 결혼이민자 가족 계절근로자 초청 채용 확대
  • 엔사이드편집국
  • 승인 2024-05-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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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백시의회 홍지영 의원
태백시의회 홍지영 의원

 

우리 농촌에서 농사짓는 외국인을 보는 것이 이제는 낯선 풍경이 아니다. 밀짚모자를 쓰고 씨뿌리고 수확하는 외국인을 전국 어디서나 볼 수 있다. 그 이유는 농촌에 일할 사람이 급속하게 사라지고 있기 때문이다. 통계청 자료에 의하면 65세 이상 고령농이 63%인데 반해 40세 미만 청년 농가경영주 비율은 0.7%에 불과하다.

일손 구하기에 농가의 존립이 달렸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그동안은 농촌일손돕기운동으로 부족한 일손을 메웠지만 이는 임시방편일 뿐 근본적인 대책이 될 수는 없다. 그래서 도입한 것이 외국인 계절근로자 프로그램이다.

계절성이 있는 파종기, 수확기 등 일손이 집중적으로 필요한 시기(3월~11월)에 고용하는 외국인이기 때문에‘외국인 계절근로자’라고 부른다. 2017년 1,085명에서 2024년에는 49,296명으로 급격하게 증가하고 있다.

외국인 계절근로자 프로그램은 당장 부족한 일손을 메울 수 있지만 농가에는 큰 부담이다. 농가가 외국인 계절근로자 인건비는 물론 숙소, 식사 등도 모두 책임져야 한다. 시에서 산재보험료, 숙소 개‧보수비, 마약 검사비 등을 지원하지만 농가 부담이 만만치 않다.

이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정부가 새로 고안한 것이 공공형 외국인 근로자 프로그램이다. 지역농협이 고용 주체가 되어 숙소, 식사, 보험료 등을 책임지는 구조다. 농가는 필요할 때 하루 단위로 근로자를 쓸 수 있고 그에 상응하는 인건비만 지불하면 된다. 농가 부담이 현격하게 줄게 되었고 신청 농가가 지난해 19곳에서 올해는 55개 시·군에 70곳에 이를 정도로 빠르게 확산되고 있다.

본의원은 지난 3월 15일 제275회 임시회 제2차 본회의에서 5분 자유발언을 통해 태백시도 공공형 외국인 근로자 프로그램을 도입할 것을 제안했다. 그 이유는 외국인 근로자 프로그램에 대한 효과가 입증되었고 정부의 지원도 확대되고 있으니 태백시 농민들에게도 혜택을 주자는 취지였다.

며칠 후 전화 한 통을 받았다. 결혼이민여성이었다. 본의원이 본회의에서 한 발언을 듣고 고민 끝에 전화를 한다면서 어렵게 말을 꺼냈다. 결혼이민자의 가족을 계절근로자로 초청할 수 있다고 해서 시에 신청을 했는데 반응은 시큰둥하다는 것이었다.

담당 부서에 확인을 했더니 답변은 이랬다. 외국인 계절근로자를 고용하고 있는 농가들을 대상으로 설문조사를 했는데 결혼이민자 가족을 원하지 않는 농가가 많다는 것이었다.

의아했다. 태백시에 정착해 살고 있는 결혼이민자 가족이면 소통이나 적응이 더 쉬워 농사 능률도 오를 것이 분명한데 농가들이 왜 싫다고 하는지 궁금했다.

설문조사 관련 자료를 요청했다. 그런데 어이없게도 설문지에는 결혼이민자 가족 초청에 대한 문항은 없었다. 그렇다면 무슨 근거로 ‘결혼이민자 가족을 원하지 않는 농가가 많다’라고 하는지 살펴보다가 어처구니가 없어 저도 모르게 웃음이 툭 터져 나왔다.

‘외국인 계절근로자 프로그램 운영과 관련하여 제안이 있나요?’라는 주관식 질문에 한 농가가 “가족 초청의 근로자는 좋은 점보다 나쁜 점이 많은 것 같다”라고 응답한 것이다. 단 한 명이었다. 그런데도 이를 근거로 ‘결혼이민자 가족보다 MOU를 통한 근로자가 장점이 많다는 응답자가 많음’이라고 한 것이다. 그것도 공식 보고서에 그렇게 기록했다.

이렇게 부실한 설문조사와 담당자의 지극히 주관적 평가로 정책이 결정되고 그 피해는 시민들이 보게 된다는 생각에 기가 막혔다.

결혼이민자 가족 초청은 정부 권장 사항이다. 무단이탈로 불법체류자가 계절근로자가 늘자 대책으로 결혼이민자 가족을 활용한 것이다. 실제 지난해 이 프로그램 시행 후 무단이탈이 6분의 1로 줄었고 소통과 적응이 훨씬 빨라 작업효율도 높아졌다는 것이 정부가 조사한 결과다.

이는 정부의 조사가 아니라도 쉽게 예측할 수 있는 일이다. 따라서 정부가 권장하지 않더라도 지자체가 먼저 나서서 해야 할 일이다.

농정의 핵심은 농민이다. 농민의 어려움과 불편을 해소하는 것이 농정의 시작이다. 더구나 농가는 물론 결혼이민자 가족도 윈윈하는 정책이라면 더욱 시행하지 않을 이유가 없다.

결혼이민자 가족 계절근로자 초청은 농가의 효율적 경영을 위해 확대되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