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릉시, 역학조사 범위 내 발생으로 3단계 당분간 유지
강릉시, 역학조사 범위 내 발생으로 3단계 당분간 유지
  • 김지성 기자
  • 승인 2021-08-02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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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주일간 확진자 중 외국인 관련자 42%, 자가격리 중 33%

- 강릉시장, 몸과 마음이 지친 직원들에게 감사와 위로의 편지 전달

강릉시는 2일 0시 기준 지난 1주일간 총 132명의 코로나19 확진자가 발생하였으며 발생 규모는 크나 역학조사 범위 내로 지역 사회 전반으로의 확산 우려가 낮아 당분간 사회적 거리두기를 강화된 3단계로 유지하며 향후 추이를 살핀다.

지난 1주일간 확진자 발생유형을 보면 외국인근로자 관련(근로자, 가족, 지인) 42%, 자가격리 중인 경우는 33% 등으로 식당 등 불특정 다수가 이용하는 시설에서의 감염사례가 감소하고 있는 것으로 보고 있다. 하지만 외국인 근로자 및 취약지역을 중심으로 확진 연결고리가 이어지고 있고 본격적인 휴가철로 인해 많은 관광객이 찾고 있어 아직까지는 지역 내 집단 발생 위험도가 높다고 판단하고 있다.

강릉시에서는 지역 내 감염확산 차단을 위하여 모든 행정력을 동원해 방역수칙 준수 여부에 대한 집중점검을 실시하고 있으며, 지난 1일 숙박시설 내 풀파티를 하며 방역수칙을 위반한 대형호텔에 대하여「감염병의 예방 및 관리에 관한 법률」제49조 및 같은 법 시행규칙 제42조에 따라 150만원의 과태료와 운영중단 10일의 행정명령 조치를 실시했다.

김한근 강릉시장은“폭염과 변이바이러스와의 싸움으로 몸과 마음이 지친 직원들을 생각하면 고맙고 미안하다”며“일하면서 겪게 되는 힘든 상황들을 혼자 안고 가면 마음에 병이 되니 동료나 부서장 등과 함께 짐을 나눌 수 있도록 말씀해 달라”고 위로와 감사의 마음을 담은 편지를 시청 내부 게시판에 올렸다.

또한,“1년여 넘게 코로나19와 싸우면서 많은 어려움이 있었지만, 시민분들의 인내와 의료진 및 공무원 등의 희생으로 지금까지 잘 이겨내 왔듯이, 마지막 남은 이 고비를 함께 극복해 가자”고 말했다.

감사편지 전문-

사랑하고 고마운 강릉시청 가족여러분! 시장 김한근입니다.

한 달 가까이 이어지는 폭염과 변이 바이러스와의 싸움으로, 다들 몸과 마음이 한계치에 달해 있을 것입니다. 우리 강릉시 공직자들은 재난 대응에 있어서는 전국에서도 탁월하다고 인정받고 있지만, 조그만 구멍만 있어도 삽시간에 터지는 댐처럼 변이바이러스는 지뢰가 되어 공간과 시간을 가리지 않고 무섭게 폭발하고 있습니다.

더구나 이달 들어서는 외국인 근로자, 구도심 뒷골목의 알코올 중독시민, 다문화가정, 지역 아동돌봄센터 등 우리 사회의 가장 취약한 고리를 타고 연쇄적으로 이어지고 있어 정말 원망스럽기만 합니다, 여기에 폭염과 휴가 극성수기까지 겹쳤으니 더 말해 무엇 하겠습니까.

저 역시 누구에게 쳐지지 않는 멘탈과 강단이 있다고 믿어왔지만, 솔직히 지난 한 달 동안은 매일 이어지는 긴장 때문에 몸과 마음이 바닥을 칠 때가 많습니다. 매일 매일 마음의 상처가 쌓여 피곤함에 웃음을 잃어가는 보건소 직원들을 마주치는 나날이 고통스러운 일과가 되었습니다.

지난주에는 더욱 그랬습니다. 어린 자녀들을 집에 두고 매일 자정이 넘도록, 역학조사대상자의 차마 듣기조차 힘든 거친 욕설마저 감내하며 일 년 넘게 코로나와의 싸움을 책임감 하나로 버텨왔던 직원 몇 분이 건강 악화로 장기간의 병가에 들어갈 수밖에 없었습니다. 그날 부서 직원 모두가 울음바다가 되었다는 얘기를 늦은 밤 찾은 보건소 사무실에서 듣는 순간, 먹먹한 가슴에 한동안 망연히 서 있기만 했습니다. 몇 분 젊은 직원들은 또다시 눈물이 그렁그렁 차오르기에 사무실을 나올 수밖에 없었습니다. 그분들은 지난 1년 반이 넘는 기간 동안 어린 자녀들 또는 홀로 계시는 연로한 모친의 퇴근 후 잠든 모습만 보며 아픔이 쌓여만 갔을 것입니다. 주말에도 늦은 시간까지 근무하는 자신을 대신해, 어린 자녀들을 돌보기 위해 수백 킬로미터 먼 직장을 매주 운전해야만 하는 남편에게 너무도 미안했을 것입니다.

많은 분들이 지난해에만 삼천만명이 넘는 방문객이 다녀간 우리 강릉이 코로나와의 싸움에 굴복하지 않고 이겨나가는 것이 정말 놀라운 일이라고 말합니다. 이 모두가 위대한 강릉시민들과 더불어, 눈물 흘려가며 다함께 서로를 다독이는 여러분이 있었기에 가능한 일이었습니다. 저 역시 속으로 눈물을 삼켜온 여러분을 생각하며 다시금 마음을 추스르곤 했습니다. 병가에 들어가신 직원분들이 지친 몸과 마음을 잘 회복하셔서 다시 밝은 얼굴로 건강하게 복귀하기를 간절히 바랍니다.

지난주 늦은 밤에는 또 다른 아픔을 마주쳐야 했습니다. 교동택지 하나로마트 옆 칼국수 가게에 자정이 가까운 시간까지 술잔을 기울이는 분이 있기에 문을 열고 들어갔습니다. 40대로 보이는 가게 사장님이셨습니다. 대화 도중에 얼마 전 4단계 조치로 손님이 너무 줄게 되어 죄송하다고 위로의 말씀을 드렸는데, 허탈하게 웃으시며 지난 2주간은 손님이 많았다고 말씀하셨습니다. 놀라서 정말이냐고 되물었더니, 더는 버티지 못해 폐업한다고 단골분들께 알렸더니 그분들이 많이 찾아주셔서 가게가 꽉 찼다고 쓸쓸히 답하셨습니다. 그동안 1억 넘게 대출하면서 버텼는데 이제 더는 못 버티겠다고 울먹이며 토로했습니다. 더 이상 말을 이어갈 수 없었고, 위로조차 면목이 없어 폐에서 올라오는 울컥함을 목구멍에 가둔 채 가게를 나올 수밖에 없었습니다. 시내권에는 이 사장님처럼 더는 버티지 못하고 폐업을 하는 가게들이 늘어가고 있습니다. 시민을 지켜내지 못한 죄스러움이 나날이 깊어집니다.

휴가철이 끝날 때쯤이면 백신접종을 완료하신 분도 많아질 것이니, 잘 버텨보자고 그리고 함께 힘을 내자고 말씀드리기 위해 이 글을 시작했지만, 가슴 아픈 얘기들만 하게 되었습니다. 미안하고 또 미안합니다.

직원 여러분들께 부탁드립니다. 힘들면 “나 정말 힘들다.”라고 동료들께, 부서장이나 제게 말씀해주시기 바랍니다. 혼자 안고 가는 마음의 상처가 쌓이고 쌓여, 회복되지 못할 몸과 마음의 병이 되지 않도록 하여 주십시오. 지금은 정말 우리가 함께 짐을 나누어 들어야 될 때입니다.

저 역시, 지난해 수많은 자원봉사 시민들께서 우리시에서 자체 제작한 마스크와 6백여만장의 필터를 하나하나 함께 포장하고, 이통반장님들께서는 집집마다 발품을 팔아 방문하여 전 시민들께 배부하던 위대했던 감동의 시간을 다시 새기며, 마지막 기력까지 끌어당겨 여러분과 “함께” 이 간난(艱難)하고 처절한 역병과의 전쟁을 끝내 이겨낼 것입니다.

강릉시청 가족 여러분! 정말 고맙고 또 고맙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