쉼_겨울, 그리고 그리움의 초점
쉼_겨울, 그리고 그리움의 초점
  • 김승회 기자
  • 승인 2021-09-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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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자 자신의 감동과 정서를 붓으로 옮긴 운문

조형에 감춰진 ‘평등성’과

리얼리티하면서 초현실적인 분위기가 지배적

오는 9월 10일부터 25일까지 양구군 갤러리 자작나무에서 쉼_겨울, 그리고 그리움의 초점 주제로 박진흥 개인전이 열린다.

박진흥 작가는 유년시절을 인도의 히말라야에 위치한 우드스톡 국제학교에서 보냈다. 델리대학교에서 서양화를 전공했고, 이후 호주로 이주하여 웨스턴시드니대학교 대학원에서 서양화 석사과정을 졸업했다. 인간소외에 대한 자발적 물음과 해답을 ‘명상’과 ‘쉼’에서 찾고 이를 일상의 경험과 기록에 투영한 작품을 구현하고 있다. 인도와 호주를 오가며 다수의 개인전과 단체전에 참여하였고, 굵직한 공모전에서 다수 수상한 바 있다. 2018년 박수근미술관 창작스튜디오 입주작가 활동을 계기로, 지금은 박수근미술관 언저리에 조성된 미석예술인촌에 입촌하여 전업 작가의 삶을 이어가고 있다.

그리움에 대한 단상

오는 9월 10일부터 개최되는 열 번째 개인전에서 선보이는 회화 20점의 주제는 ‘그리움’이다. 한 번도 보지 못한 할아버지를 그리워하며 그린 이번 작품들은 주로 할아버지가 사랑했던 꽃 ‘목련’ 연작과 할아버지의 뒷모습 연작으로 보고 싶어 애타는 마음의 근원들을 고스란히 담고 있다.

1867쉼- 겨울  그리움의 촛점 2  116.5 X 80cm Oil on Canvas 2021
1867쉼- 겨울 그리움의 촛점 2 116.5 X 80cm Oil on Canvas 2021

미술평론가 홍경한은 그의 ‘목련’ 연작에 대해

“봄의 전령으로 가장 먼저 피어나는 목련을 주요 소재로 했다는 것은 혹한의 겨울을 딛고 이겨내려는 작가의 의지와도 연결된다.(박진흥의 꽃잎은 시든 게 아니기에 특히 그렇다.) 특히 활짝 만개한 꽃에선 “이슬 맑은 바람 아래 부끄러이 가둔 꽃잎, 견디고 견디다가 향기진 봉오리 끝 터지는 그 소리”(고두현의 시)마저 들린다. 한편으론 작품 <목련>(1960)을 남길 만큼 목련을 좋아했던 할아버지를 연상하는 매개로 구실함을 확인할 수 있다.“ 라고 평하고 있다.

또한 그리운 할아버지의 뒷모습 연작에 대해서는

“작가는 뒷모습을 통해 자신의 고독한 자아와 시선의 무게까지 투사시키고 있다. 그건 당사자가 아닌 한 헤아리기 힘든 것들이요, 때론 드러남에 앞서 침잠될 수밖에 없는 것들이다. 그림을 떠나 박수근의 손자라는 혈연만으로도 말로 표현할 수 없는 중력이 짓누르고 있음을 유추하는 건 그리 어렵지 않다. ” 라고 평하고 있다.

리얼리티하면서 초현실적인 분위기가 마치 에릭 사티(Etic Satie)의 짐노페디 1번 (Gymnopedie No.1)을 연상시키는 박진흥 작가의 전시는 오는 9월25일까지다.

한편, 관람료는 무료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