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고) 현충원을 지나는 마음으로
(기고) 현충원을 지나는 마음으로
  • 엔사이드편집국
  • 승인 2016-06-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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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원동부보훈지청 보상과 최종운

 

해마다 6월이면 고등학생 시절의 설문조사가 기억난다. 만약 전쟁이 일어나면 무슨 일이 있어도 전쟁터로 나갈 수 있겠냐는 물음이었다. 어려서 그런건지, 용기가 부족했는지는 모르겠지만, 솔직한 심정으로 ‘어렵다’는 칸에 표시를 했었다.

설문지를 제출하고 나서 반 전체의 분위기는 술렁거림으로 가득 했던 것으로 기억난다. 내 짝은 당연히 가야 한다고, 국민으로서 어떻게 그러지 않을 수 있냐고 내게 반문했었다.

그 이후로 가끔 스스로에게 질문을 해 본다. 과연 국가에 위기 상황이 닥치면 나는 분연히 떨치고 일어날 수 있는가? 솔직히 나라의 녹을 먹고 사는 어른이 된 지금도 피와 살을 올곧이 바칠 수 있을까 두렵기는 마찬가지다. 다행히 고등학교 때의 그 기억으로 인해 국민의 한 사람으로서 우리나라를 지켜야한다고 나 스스로에게 계속된 다짐을 하곤 한다.

호국보훈이란 나라를 지키고 보호하며 그 뜻을 지키시어 순국하신 분들의 뜻을 기리어 보답하고 감사하게 생각하는 것을 말한다. 말로는 쉽지만 과연 나는 ‘나라를 지키고 보호하’는 일을 하고 있는가 생각하게 하는 것이 6월의 시작이고 끝인 것 같다.

방관자가 아닌 참여자로서 국민의 의무를 다하는 것, 거창하게 큰 돈을 기부하거나 소란스럽게 봉사활동을 하지 않아도 버스정류장에서 질서를 지키거나 쓰레기를 버리지 않고, 현충원에 계신 분들에게 잠시라도 감사의 마음을 갖고, 현충일 사이렌이 울리면 고개 숙여 묵념을 하고, 훌륭하지는 않아도 좋은 사람이 되어야지 라고 생각하는 모든 일이 일반 시민이 할 수 있는 호국 보훈의 길이라고 생각한다.

얼마 전 동작대교를 지나 우연히 현충원 옆을 스친 적이 있었다. 조용하고 또 조용한 곳이었다. 자연스레 숙연한 마음이 들었다. 누가 시키지 않아도 그런 마음이 드는 것이, 보훈의 마음이리라.

선열들이 잠들어 있는 곳조차 우러러 뵈니 그 뜻을 기리는 것은 오죽할까말이다. 현충원을 지나는 마음으로 6월을 마무리해야겠다. 아니, 6월 뿐 아니라 모든 달을 현충원을 지나는 마음으로 보내야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