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 평창 올림픽플라자!
안녕, 평창 올림픽플라자!
  • 박종현 기자
  • 승인 2018-03-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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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체되는 올림픽플라자에 아쉬움 표하는 대관령 주민들-

2018 평창 동계올림픽과 패럴림픽 기간 중 일 최고 3만명 이상이 찾아 올림픽분위기를 즐기던 평창 올림픽플라자가 본격 해체작업에 들어가면서, 올림픽플라자의 시작과 끝을 모두 함께한 대관령면 주민들이 아쉬워하고 있다.

평창군 대관령면 황계리 24만㎡ 부지에 건설된 평창 올림픽플라자는 지하1층, 지상7층의 35,000석의 좌석을 가진 올림픽 스타디움과 선수들의 메달 수여식이 열린 메달플라자, 각종 문화공연과 홍보행사 등이 열린 가건물들이 들어서 있으며, 올림픽스타디움의 일부 좌석과 3층의 본관만 남기고 모두 철거된다.

2016년 공사에 들어가 설계와 위치 문제로 우여곡절을 겪었으며, 특히 평창군에서는 도암중학교 이전이라는 난제를 넘어가며 조성한 곳이라 애착이 더할 수 밖에 없다.

대부분의 대관령 주민들은 큰돈을 들여 지은 올림픽플라자가 헐리는 것이 아깝고, 되도록 유지되었으면 좋겠지만, 현실적인 문제를 이해한다는 입장이다.

대관령 토박이로 올림픽플라자 근처 식당에서 종업원으로 일하고 있는 김은영(22, 여)씨는 “작년에 넓게 터가 닦이면서 건물의 윤곽이 보이길래, 저기서 올림픽 개·폐회식이 열리는가보다 하고 신기하고 설레었었다.”고 회상하며, “가급적 올림픽 플라자가 곁에 남았으면 좋겠고, 북적이던 대관령면이 벌써 그립다. 지금은 시내에 다니는 사람도, 식당에 손님도 올림픽과 비교하면 3분의 1정도로 갑자기 줄어들어 썰렁하다.”고 전했다.

제과점을 운영하는 이혜지(29, 여)씨 역시 “많은 돈을 들여 지은 올림픽스타디움이 철거될 거라고는 예상 못했다.”며, “유지가 어렵고 마땅한 사용처가 없으니 철거는 이해하지만 못내 아쉽다. 주민들이 산책도 하고, 책도 읽고, 운동도 할 수 있도록 시민의 품으로 돌아오는 멋진 올림픽 공원이 되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횡계에서 사무원으로 일하고 있는 박선영(44, 여)씨는 “페회식 후 바로 철거가 들어간다니 그게 더 서운하다. 사람하고만 정이 있을 줄 알았는데, 건물하고도 정이 든 것 같다. 철거를 한다하더라도, 주민들이 이별할 수 있는 시간을 두었으면 좋겠다.”고 아쉬움을 표현했다.

조용했던 대관령면으로 다시 돌아간 것 같다며, 예산이 아깝다는 의견도 있다.

편의점 아르바이트를 하고 있는 김지현(38, 남) 씨는 “예전 조용했던 동네로 돌아간 거 같다. 어쩔 수 없는 처사이긴 한데, 올림픽플라자를 세우고 뜯는 예산이 아깝다는 생각도 지울 수 없다. 그런데 유지하기에도 만만치 않으니 차라리 잘된 것 같다.”고 전했다.

경기장 시설의 존치에 대한 의견도 있다.

횡계리에서 빵과 커피집을 운영하는 박준욱(45, 남)씨는 “올림픽플라자는 철거비용이 아까워도 어쩔 수 없다는 생각이 들지만, 각종 경기장의 경우는 해체하지 말고, 시설을 유지하는 방안을 정부에서 적극 검토하면 좋겠다.”며, “신문에서 동계 아시안게임과 유스올림픽을 유치하겠다는 도지사와 평창군수의 의견을 읽어 봤는데, 적극 공감한다. 대관령은 대회시설과 기반시설이 잘 갖춰져 있어, 이제 어떤 대회를 유치하더라도 잘 치를 수 있다.”고 말했다.

박씨는 또한, 올림픽 기간과 비교하면 가게 손님이 80%가 줄었다며, 여름에 전지 훈련오는 선수들이 올림픽플라자 터를 사용할 수 있도록 해, 지역 상경기를 살릴 수 있는 방안을 마련해야 할 것 같다는 의견을 냈다.

올림픽 운영을 위해 고생한 사람들에 대한 격려를 표현한 주민들도 있다.

분식점을 운영하는 황영하(45, 남)씨는 “올림픽을 위해 각처에서 일하신 분들이 우리 가게를 많이 찾아주셨는데, 이제 다들 돌아가신다니 아쉽지만, 애쓰셨고 감사하다는 말을 전하고 싶다”며, “이제 큰 축제가 끝났으니 대관령면도 빨리 안정을 찾았으면 좋겠다.“고 전했다.

평창군은 패럴림픽 폐회식을 마친 지난 19일,「올림픽플라자 유산조성 사업 기본계획 용역」에 착수했으며, 이에 따라 6월 경 올림픽 유산조성사업의 윤곽이 드러날 것으로 보고 있다. 평창군은 올림픽 공원, 올림픽 기념광장 및 기념관 조성은 물론, 고원전지훈련장 복구까지 여러 상황을 다각적이고 심층적으로 검토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