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나겸 작가 ‘희망의 빛’을 전달하고 싶어
홍나겸 작가 ‘희망의 빛’을 전달하고 싶어
  • 김지성 기자
  • 승인 2018-09-27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강릉시영상미디어센터 기획 인터뷰 9월호
시민창작자와 독립영화창작자에게 제작 지원

강릉시영상미디어센터는 시민창작자와 독립영화창작자에게 공간시설 및 촬영 장비를 지원하고 있다. 강릉에서 활동하고 있는 예술가와 시민을 대상으로 매달 기획인터뷰를 하고 있다. 9월에는 강릉에서 활발히 활동하고 있는 홍나겸 작가를 인터뷰를 가졌다.

시각예술 (Visual Art)계 안에서 미디어작가, 설치작가로 활동하고 있는 홍나겸입니다.

저는 빛과 어둠 그리고 소리와 텍스트를 질료로 삼고 작업을 합니다.

빛과 어둠은 시각적인 요소뿐만 아니라 많은 상징을 담고 있습니다.

결국 그 상징의 묘사는 소리와 텍스트를 만나 관객으로 하여금 ‘보다’ 가 아닌 ‘ 있다’ 의 상황으로 전환하는데 매우 중요한 작동을 합니다

‘보다’가 아닌 ‘있다’의 상황을 연출하는 이유는 작품을 만든 작가가 주인공이 되는 것이 아니라 관람객이 주인공이 되는 상황으로 이는 작품속에서 자신을 주체적으로 만드는 설정을 제공하는 것이 그 무엇보다 중요하기 때문입니다.

주로 어떤 작업을 하시나요?

#자연#힐링. 자연을 촬영하고 녹음해요.

전시주제에 따라 촬영되고 녹음된 자연은 설치를 통해 최종적으로 사유의 대상으로 전환하게 돼요.
이번에는 전시회 미디어 아트전 ‘디지털 포레스트.’를 열고 있어요.

지금 하시고 있는 전시회 미디어아트 전 ‘디지털 포레스트.’에 대해 소개해주실 수 있나요?

빔프로젝트와 실크패브릭 그리고 음향으로 구현되는 가상의 숲이지만 그 가상의 숲에 투사되고 공간을 흐르는 영상과 음향은 실제의 것이지요. 결국 실제의 숲을 디지털로 감상하고 경험하게 되는 거예요.

이때 자연과 디지털과 그 공간에 놓인 인간이 물아일체가 되는 수평의 관계에 놓이게 하는 데 굉장히 노력을 기울이죠.. 작가인 저는 언젠가는 우리 옆에 놓여있을 거라고 생각하는 자연을 디지털로만 경험하게 되는 세상이 올 거라는 예측을 해요. 이미 자연은 더 실제의 자연이 아님을 보여주는 전시이며 그 감정이 관객에게 다행히도 전이된다면 자연과 디지털과 인간의 관계에 대해 한 번쯤 생각해보았으면 하는 취지가 담겨있어요.

제 작품 넋 놓기 좋아요 하하. 하나를 던졌는데 보게 하는 그런 게 있죠. 시각예술계에서 많이 놀래긴 해요. 음향에 공을 들이는 작가들이 별로 없으니깐.. 소리에 대한 중요함이 있죠. 디지털포레스트도 음향감독님이 스피커만 7대로 입체음향을 구현해주셨죠. 숲을 느끼려면 숲으로 가야 하지만 자연이 계속 파괴돼서 숲이 사라지잖아요. 실제 자연이 점점 사라진다고 느끼는 사람 중 한 명이에요. 자연이 파괴돼서 실제 포레스트가 사라지고 정말 디지털 포레스트에서 살지 않을까. 영화나 애니메이션에서 북극을 볼 수 있는 것처럼 말이에요.인간에겐 희망이 무엇인가 생각해보게 되고요.

기억에 남았던 작품/전시회가 있으시다면?

그래도 디지털 포레스트가 아닐까 싶어요. 지금까지 5편까지 제작된 시간의 역사도 있고요

모든 전시 하나하나가 다 특별해서요.

사실은 다 기억에 남았죠..

‘사유의 풍경’이 기억에 남네요.

화면들이 흘러가고 음악이 나오는데 실제 15분짜리인데 불을 켜면 관람객들이 울고 있었죠.

그 다음은 해연화곡. ‘해연화’는 제가 만든 꽃이름이고 ‘곡’은 노래곡, 즉 해연 바다를 그리워하는 꽃이에요. 바다에 있는 들꽃들만 찍었어요. 배경은 바다에요. 바다에 이 꽃들이 투사되는 전시였죠. 파도 소리도 계속 들렸고요. 반응도 좋았어요.

이 전시가 기억에 남는 이유는 강릉시립미술관에서 전시를 할 때는 세월호 전이었고, 서울에서 할 때는 세월호 후였는데 전시에 나오는 들꽃들을 어린이로 생각하셨는지 우시더라고요.

그때 느낀 게 미술작품에서 관객들이 내적 승화를 하는구나를 한다는 걸 느꼈었죠.

이 해연화곡은 바다가 강렬해서 강릉에서 해야 하는 작품이에요. 이건 대작이죠. 이 해연화곡을 하고 나서 디지털 포레스트를 한 거든요. 감을 잡은 거죠. 전개 구성이라든가 피드백이라든가.

2년 안에 집중적으로 많이 해서 급 성장하게 되었어요.

센터를 오시게 된 특별한 계기가 있으신지?

순덕이를 만나면서였죠. 제가 인생에서 가장 힘든 시기였는데, 똑딱이 카메라를 가지고 있었는데

들개 ‘순덕이’를 보게 되어 순덕이를 찍었죠. 순덕이가 들개라서, 제 옆에 있지만 자기 길을 가요.

제가 집으로 가면 자기도 어디론가 가요. 근데 산책 때 어디선가 만나요. 그래서 걔를 찍기 시작했고, 뭔가를 만들고 싶더라고요. 오전에는 다양한 수업들을 배우러 다니고 오후에는 미디어센터 강좌를 다 들었어요. 시민 영상제작과정부터 다 배우게 된 거죠. 그전엔 영상 만들 줄 몰랐는데, 여기서 프리미어도 배우고. 순덕이가 여기까지 나를 이끌게 된거죠. (웃음). 제가 20~30대 방송작가였어요. 방송작가였을 때, 힘든 시기였죠. 그런데 여기서 창작 주체성이 있는 사람들도 있고 감독님들 만나게 되고 좋았어요. 마리오 감독님이 저에게 제안하셨죠. 우리와 같이 미디어 교육을 해보는 게 어떠냐고 하셔서 교육도 나가게 되었어요. 그때 장애인교육과 소외계층교육을 하면서, 힘들었던 정신력을 회복하게 되었어요. 센터는 힘든 시기였던 저에게 많은 영향을 주었어요.

센터 장비를 주로 어떤 걸 쓰시며, 어떤 작업을 위해 빌리셨나요?

창작 장비는 사운드 장비, 교육장비는 카메라, 캠코더 , 전시장비는 조명, 스피커들을 빌렸어요.

전시회‘봄내음’도 강릉미디어센터에서 장비 다 빌려서 한거였고요,.

촬영은 그때그때 있는 걸로 다했어요. 워낙 많이 대여했고 있는 걸로 다했죠.
음향 하고 제 카메라 장비 하다가 부족한 것도 빌리고. 교육하면서도 많이 빌렸고요.승철 감독님과도 했지만, 교육의 마지막은 발표였어요. 연극의 형태가 되든, 학생마다 퍼포먼스 등 작품발표 영상제작 등 하고 싶은 게 많은 데 저희가 맞춰줬거든요. 발표회를 하다 보니 미디어센터에서 안 쓰는 장비가 없었죠.

센터에 더 필요하다고 생각하는 게 있으신지 ?

강릉시의 지원? (웃음) 외부강사도 확보되면 좋겠고요.

개인적인 소망은? -앞으로의 계획은 어떤 거세요?

디지털 포레스트 기억의 숲. 이걸 찍을 수 있는 곳은 강릉뿐이죠. 강릉의 빛은 달라요. 강릉이 해양성기후라. 여기서 가장 중요한 것은 강릉의 바람이죠. 해양성의 이 기후, 이 바람이 저에게 온 역경과도 동음이의어죠. 바람과 강렬한 햇빛 때문에 제가 깨달음의 창작을 했던 거 같아요. 제가 깨달음의 창작을 하고 다시 일어났는데, 이 강원도의 빛이기도 하지만, 다시 일어날 수 있는 이 ‘희망의 빛’을 많은 사람에게 보여주고 싶어요. ‘큰 데서 전시하고 싶다.’ 이게 중요한 게 아니고, ‘희망의 빛’을 전달하고 싶어요. 작품으로서, 예술작품으로서 전달하고 싶어요. 많은 사람이 보면 더 좋고, 해외전시도 알려보고 싶고. 작가가 힘든 사람을 치유해주는 이러한 것들은 해보고 싶은 거죠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