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0년 평창국제평화영화제, 경쟁 및 피칭 프로젝트 시상식과 함께 폐막
2020년 평창국제평화영화제, 경쟁 및 피칭 프로젝트 시상식과 함께 폐막
  • 김지성 기자
  • 승인 2020-06-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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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0년 평창국제평화영화제가 23일 오후 4시 올림픽메달플라자에서 경쟁 부문 및 피칭 프로젝트 시상식을 개최하며 엿새 간의 일정을 마무리했다. 이날 평창국제평화영화제는 ‘한국단편경쟁’과 ‘국제장편경쟁’ 상영작 중 영화제가 구현하고자 하는 평화의 메시지와 부합하는 작품들을 부문 별로 선정해 각각 심사위원대상, 심사위원상, 관객특별상을 수여했다.

올해 한국단편경쟁은 시대정신과의 교감이 돋보이는 18편의 작품이 상영된 가운데 영예의 심사위원대상은 김승희 감독의 <호랑이와 소>에 돌아갔다. 심사를 맡은 김보라, 신동석 감독과 김혜나 배우는 “만장일치로 대상을 정했다. 투명한 진실을 담담한 어조로 담아낸 작품이 마치 선물 같았다”며 “작가의 삶과 영화적 완성도가 만나 독특하고 힘있는 서사가 완성됐다”고 심사평을 전했다. 김승희 감독은 “어머니가 홀로 저를 키우셨는데 그 이야기를 담은 작품으로 상을 받았으니, 이 상은 한국 사회가 어머니에게 이제껏 훌륭하게 살아왔다고 인정하는 의미에서 주는 선물이라 생각하겠다”고 의미 깊은 수상소감을 밝혔다.

이어 심사위원상에는 한혜연 감독의 <급식>이, 관객특별상에는 부은주 감독의 <우리집>이 선정됐다. 심사위원들은 <급식>에 대해 “획일화된 교육과 평범함을 강요하는 현 시대의 교육상을 은유적으로 보여준다. 흑백의 강렬한 화면과 독특한 연출은 주인공 내면의 풍경을 잘 드러낸다”고 설명했다. “자신만의 색깔로 이야기를 풀어내는 감독의 다음 행보를 응원하고 지지한다”고 덧붙였다.

또한 이 자리에서 심사위원들은 김도연 감독의 <술래>를 특별 언급했는데, “마음을 움직이는 연기를 보여준 남미정, 우연, 김자영 배우의 실력에 감탄할 수밖에 없었다. 세 배우를 더 자주 볼 수 있기를 바라며 영화에 응원을 보낸다.”고 전했다.

다음으로 국제장편경쟁 시상이 이어졌다. 국제장편경쟁은 현재 세계 영화가 주목하고 있는 국내외 재능 있는 신인 감독들의 작품을 소개하는 섹션으로, 총 8편의 상영작 중 심사위원대상작에는 페르난다 발라데즈 감독의 <실종>, 심사위원상에는 박희권 감독의 <축복의 집>, 관객특별상에는 박선주 감독 <비밀의 정원>이 선정됐다. 국제장편경쟁 심사는 김영진 영화진흥위원회 부위원장과 부지영, 임필성 영화감독이 맡았다.

 

심사위원들은 <실종>에 대해 “멕시코의 묵시록적인 현실을 배경으로 참혹한 삶의 현장에 선 강인한 어머니의 의지를 포착하는 카메라의 존재감이 경이롭다. 현실의 공기를 섬세하게 포착하는 동시에 인간의 삶에 대한 준엄한 의지를 단단하게 응시한다”고 선정 이유를 밝혔다. <축복의 집>에 대해서는 “암울한 현실을 중첩된 이미지들로 제시하며 역설적으로 삶을 버티고 살아가야만 하는 사람의 마음을 아프게 건드린다”고 설명했다.

<실종>의 페르난다 발라데즈 감독은 영상 메시지를 통해 수감 소감을 보내왔다. 감독은 “영화를 만드는 것은 바다의 병에 든 편지를 띄우는 것과 같다”며 “먼 곳에 있는 누군가가 그걸 발견해 소통이 완성되기를 소망한다”고 감동적인 메시지를 전했다. 더불어 “인간성에 관한 많은 문제를 해결해야 하는 어려운 시기에, 이처럼 서로를 바라보고 이해하며 더 나은 미래를 꿈꾸게 해주는 의미 있는 장에서 제 영화가 관객들을 만날 수 있어 너무 감사하다”고 인사했다. 감독의 수상 소감은 영화제 홈페이지 및 공식 유튜브에 기재될 예정이다.

국제장편경쟁 심사위원대상은 2,000만원, 심사위원상은 1,000만원, 관객특별상에는 200만원이 수여됐으며, 한국단편경쟁 심사위원대상은 1,000만원, 심사위원상은 500만원, 관객특별상에는 200만원이 수여됐다.

 

시상식에서는 올해 처음으로 시작하는 영화 기획 개발 아이템 발굴 프로그램 ‘피칭 프로젝트’ 수상자들도 선정됐다. 시대공감 최우수상은 <열한 살의 목격자>(박명진), 우수상은 <쓰레기덕후소셜클럽>(유혜민, 신혜인)이 선정됐으며, 통일공감 최우수상은 <메이드 인 개성>(박은영, 김영진), 우수상은 <유에프오 in 대성동>(박근영)이 선정됐다. 최재원, 최윤, 김은영, 신연식, 구정아 심사위원이 맡은 이번 피칭 프로젝트는 영화제가 지향하는 주제와 소재를 다양한 시각으로 담아낸 작품들과 탄탄한 프로그램으로 첫 번째 피칭 프로젝트를 성공적으로 마쳤다는 평가를 받았다. 피칭 프로젝트 최우수상은 1,000만원, 우수상은 500만원이 수여된다.

촬영 일정으로 자리에 참석하지 못한 박명진 시대공감 최우수상 수상자는 영화제 스태프를 통해 대리로 수상 소감을 전했다. 그는 “<열한 살의 목격자>라는 작품이 싹을 틔우지 못한 채 말라가고 있을 때 평창국제평화영화제가 첫 물을 주었다. 씨앗 속 떡잎을 알아봐 주신 심사위원분들과 영화제에 감사 드린다”고 말했다.

이어 박은영, 김영진 통일공감 최우수상 수상자는 “올해 평창국제평화영화제에서 이렇게 좋은 상을 받게 되어 작품 제작에 큰 힘이 될 것 같다. <메이드 인 개성>을 꼭 완성해 다음 영화제에서 다시 한 번 인사 드리겠다”고 소감을 전했다.

방은진 집행위원장은 시상식을 마치며 “영화제를 개최하면서 안전한 영화제를 치르자고 했었는데, 폐막 이후에도 영화제에 참여해 주신 분들의 건강과 안전을 위해 더 신경 쓰겠다”며 “평창에서 많은 영화인들과 관객들이 만났던 그 모든 순간이 기적이었다”고 전했다. 문성근 이사장은 “영화제를 성공적으로 치룰 수 있게 해준 강원도와 평창군에 다시 한번 감사드린다”고 인사를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