법문소리에 노곤한 인생을 뒤돌아보는 늙은 감처럼
법문소리에 노곤한 인생을 뒤돌아보는 늙은 감처럼
  • 김지성 기자
  • 승인 2020-10-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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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화사국행수륙재 봉행

소통과 환희로운 법계 기원

삼화사국행수륙재 16일(금)부터 오는 18일(일)까지

동해시 어느 한구석 가을을 탄 나뭇잎이 계곡에 흐르는 물에 몸을 맡겨 흐르다 모퉁이 바위에 잠시 걸터앉는다.

한여름 뙤약볕에 작은 얼굴을 내밀어 올 태풍에도 꿋꿋이 버티던 노란 감도 오늘은 저 멀리 삼화사에서 들려오는 법문 소리에 노곤한 인생을 뒤돌아보는 그런 가을 풍경이다.

 

코로나19 여파로 단출하게 진행된 삼화사 수륙제가 16일 오전 10시 신중작법을 시작으로 거행됐다.

수륙제는 먼 옛날 태조 4년 고려국 마지막 공양왕과 왕족들이 극락왕생을 기원하고 우주 공간의 모든 갈등 구조를 소통 시켜 구태민안과 사회적 통합을 이루기 위하여 삼화사에서 매년 2회(봄·가을) 국행수륙제를설행해오고 있으며 2005년~2019년 매10월 3째주 삼화사국행수륙대제가 3일간 설행되고있다.

또한 동해시의 가장 큰 축제인 무릉제를 알리는 전조이기도 하다.

아쉽게도 이번 연도는 코로나19로인해 행사가 취소됐다.

(사)국가무형문화재삼화사수륙재보존회장인 입법 스님은 나눔과 화합, 치유의 지혜로 온 세상을 행복하게 만드는 축제의 장이 되어야 하지만 올해 코로나19로 인해 부득이하게 무관중으로 진행됨을 안타깝다는 말을 전했다.

그러면서도 부처님의 자비로움으로 행하는 이 의례를 통해 하늘과 땅, 죽은 자와 산 자, 사성과 육범의 모든 존재가 소통하여 환희로운 법계를 이루기를 기원했다.

국가무형문화재 제125호로 지정된 삼화사수륙제는 종합예술이며 전통 불교문화 축제이다.

삼화사수륙제는 나라가 태평하고 국민의 생활이 평안하도록 하는 숭고한 의미를 담아 600여 년 전해 설행하던 의식을 보존. 전승하고 있다. 또한 삼화사뿐만 아니라 이 지역주민들과 함께하는 축제로서 이 전통문화를 전승 발전시켜 나아가는 것은 이 시대를 살아가는 우리들의 의무이자 자긍심이다.

 

삼화사수륙제를 구성하는 요소는 매우 많다. 너무 심오하고 복잡함에 간단히 부연에 설명을 깃들인다.

상단·중단, 하단을 비롯한 17단 9 소를 설치하여야 하며, 수륙도량을 창업하는 방·번 지화. 불화 등을 걸고 차와 음식을 진설해야 한다. 이와 같은 준비는 전문적인 기능을 갖춘 보존회원들과 삼화사 대중들에 의해 이루어진다.

삼화사에서 실행되는 국행수륙대제는삼화사수륙대제보존회 회원들과 함께 삼화사와 연을 맺고 있는 승려들, 그리고 삼화사 대중과 지역민들을 중심으로 삼화사국행수륙재의 소통과 화합의 정신을 살리면서 이를 구체적으로 구현하기 위한 노력을 지속하고 있으며 그 전승 기반이 매우 견고하게 유지되고 있다.

특히, 의례 문화적 가치와 탱화의 예술적 가치, 범패 작법의 음악 무용, 의례 절차에 따른 의식, 설단·장엄의 번과 지화 등 5가지는 삼화사국행수륙대제의 예술적 가치를 한층 고무시키며 소통과 화합의 장을 열어가는 의례로 지역민에 큰 사랑을 받고 있다.

이번 삼화사국행수륙재 16일(금)부터 오는 18일(일)까지 이어지며 첫날인 신중작법, 쾌불.불패이운 의식, 대령시련 의식, 조전 점안 의식 등과 108헌다례의식, 설법의식, 방생의식, 하단의식등 다양한 볼거리와 문화유산의 경험을 제공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