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논평) 병역기피 손가락 절단은 ‘시대 탓’으로 용서받을 수 있는 일이 아니다
(논평) 병역기피 손가락 절단은 ‘시대 탓’으로 용서받을 수 있는 일이 아니다
  • 엔사이드편집국
  • 승인 2022-05-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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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시와 병역, 취업 문제는 현시대를 살아가는 2030세대의 최대 관심사이자 최고로 힘든 일이다. 그렇기 때문에 가장 민감한 사안이어서 관련 문제가 발생할 때마다 온 사회가, 온 나라가 시끄럽다.

현재 진행되고 있는 총리와 장관 인사청문회에서도 병역기피 문제가 논란이 되고 있다. 추경호 경제부총리 후보자와 조승환 해양수산부 장관 후보자는 본인의 병역기피 문제로, 정호영 보건복지부 장관 후보자와 이정식 고용노동부 장관 후보자는 아들의 병역기피 문제로 논란을 빚고 있다. 병역기피 문제가 총리와 장관 임명의 중요한 기준이 되어 버렸다. 과거 대통령선거에서 이회창 후보의 아들 병역 비리 의혹은 당락에 큰 영향을 미친 것으로 평가되고 있다.

과거 가수 MC몽은 병역기피를 목적으로 치아를 뽑았다는 논란에 휩싸여 활동을 중단하고, 연예계에서 퇴출당하기까지 했다. 가수 유승준도 병역기피를 위해 한국 국적을 포기했다는 이유로 입국 금지를 당했다. 대한민국은 병역기피에 대해서는 정치인과 연예인은 물론 일반인에 대해서도 의혹만 제기돼도 냉혹한 판단을 내리고 있다.

그런데 강원도지사선거에 출마한 이광재 예비후보자와 민주당만 ‘별거 아니다’, ‘시대 탓이다’, ‘후회 안한다’라는 식으로 도저히 납득하기 힘든 입장만 되풀이하고 있다.

이광재 예비후보자는 1986년 오른쪽 검지를 스스로 절단해 병역면제를 받았다. 대한민국 남자라면 사격에 필요한 오른손 검지를 절단하는 것이 병역면제를 받는 방법으로 사용되었다는 것을 알고 있다. 그런데 이광재 예비후보자는 ‘병역기피 단지 의혹’이 제기되자 처음에는 위장 취업한 공장에서 기계를 다루다 절단됐다고 했다가 언론의 취재가 계속되자 결국 병역기피를 위해 손가락을 절단했다고 시인했다. 그러면서 입대하면 고문당할까 봐 두려웠기 때문이라고 밝히며 후회 안한다고 밝혔다. 결국 손가락 절단을 통한 병역기피를 ‘시대 탓’으로 돌린 것이다.

이광재 예비후보자의 이 같은 해명은 병역기피도 ‘내로남불’이라는 궤변에 불과하다. 아무리 당시 시대 상황을 고려한다고 해도 이광재 예비후보자의 설명은 변명에 불과하다. 당시 민주화운동 과정에서 대학생을 포함한 많은 청년들이 검거되고, 처벌받고, 탄압을 받았다. 이광재 예비후보자 혼자만 두려움을 느낀 것이 아니다. 탄압이 두려워서 손가락을 자른 것은 교도소 가기도 싫고, 군대에 가기도 싫은 개인의 욕심뿐이었을 것이다.

가수 MC몽은 ‘병역기피를 위한 고의 치아발치’라는 의혹만으로 가수 활동을 중지하고, 가요계에서 퇴출당하며 개인의 명예를 잃어버려야 했다. 그런데 실제 병역기피를 위해 손가락을 절단한 인물이 어떻게 강원도의 도정을 책임질 도지사가 되겠다고 나선단 말인가? 양심도 명예는 없고, 권세와 명리(名利)만 탐하는 소인배에 불과하다.

병역은 대한민국 남성에게 헌법상의 의무이다. 예외 없이 의무를 다하는 것이 공정한 것이다. 이를 지키지 않으면 불법이다. 기계에 절단됐다고 속여 병역면제를 받았다면 법을 어긴 것이고, ‘시대 탓’을 하며 교묘하게 빠져나가려는 모습은 올바른 정치인의 자세가 아니다. 병역기피와 관련된 이광재 예비후보자의 해명은 병역의 의무를 수행해야 하는 대한민국 청년들에게는 박탈감을 안겨줄 것이고, 이에 따른 결과는 이번 지방선거에서 엄연한 심판으로 나타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