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통령님, 이 나라 교육의 목표는 무엇입니까
대통령님, 이 나라 교육의 목표는 무엇입니까
  • 엔사이드편집국
  • 승인 2017-06-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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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소년 (칼럼^.*.. 김민성

 

학교에 다니는 학생이라면, 그를 자녀로 둔 학부모라면 대부분 우리나라 교육에 불만이 많을 것이다. 학교 공부는 왜 이렇게 어려운지, 학원을 왜 이렇게나 많이 다녀야 하는지 말이다.

그 누구도 뚜렷한 답이 없는데 그저 불만만 가지고 있을 뿐 묵묵히 견디고 있다. 그런데 이러한 불만들은 이렇게나 오래도록 지속되지 않았어야 했다.

세상은 변하고, 정권도 변하고, 시대도 변하는데 왜 우리나라 교육은 계속 제자리에 머물러 있는가? 물론 예전에 비하면 나아진 것들도 많다. 그러나 1970년대나 2017년인 지금 교육의 틀이 같은 것은 큰 문제다. 많은 정보를 외우고 이해하는 형태의 교육은 옛날에는 꽤 필요했다. 학생들에게 필요한 기술과 정보를 신속하게 가르칠 수 있기 때문이다.

그러나 현재는 암기식 교육이 필요 없는 시대가 되어버렸다. 아무리 어려운 전문 정보라도, 아무리 많은 양의 지식이라도 인터넷 검색 한 번이면 누구나 쉽게 찾을 수 있다. 현대 사회는 창의적이고 비판적인 사고를 잘하는 지성인을 원한다.

그러므로 교육은 창의적 사고, 비판적 사고를 잘하는 사람을 길러내야 한다. 너무나도 당연한 이야기 아닌가.

그 방법은 무엇이 있을까? 먼저 선생님 혼자 이야기하는 수업방식은 없어져야 한다. 학교 수업은 선생님은 물론 학생들이 같이 이끌어나가야 한다.

선생님이 하나의 주제에 대해 정보나 주제를 주면 학생들이 그 정보나 주제를 가지고 토론하거나 사고해서 자신의 논리적인 주장을 만들어야 한다. 일방적인 주입식 교육보다는 쌍방향 형태의 교육으로 학생들과 교사가 서로 소통하며 자신의 가치관과 지식, 창의적 사고력을 키워나갈 수 있기 때문이다. 그러나 아무리 수업방식을 이와 같은 방법으로 바꾸어도 결국 수능이라는 큰 벽에 부딪히고 말 것이다. 그래서 수능이라는 입시제도를 바꾸어야만 진정한 교육의 변화가 찾아올 수 있다.

그러나 방법적인 차원에서만 고민할 것은 아니다. 무엇이 교육의 목표여야 하는지에 대해 다시 고민해야 한다. 모두가 전인적인 인간과 지덕체가 어우러진 인재를 양성하겠다고 하지만, 과연 그 목표를 잘 이행하는 교육기관은 어디인지 의문을 던져야 한다.

그 지점에서 가장 먼저 고쳐야 한다고 생각하는 것은 객관식, 주관식으로 평가하는 시험 방식이다. 즉, 답은 이미 정해져 있고 그것을 잘 맞히는 학생이 승리하는 방식 말이다. 그러나 교육의 목표는 정답을 맞히는 실력을 키우는 것이 아니다. 인간으로서 스스로 생각할 수 있도록 하는 것, 그리하여 사회의 일원으로서 그 역할을 다할 수 있는 능력을 갖추도록 하는 것이다. 윤리적인 시민으로 살아가기 위한 사회적 토대도 필요하다.

지금까지 교육을 바꾸려는 수많은 노력에도 불구하고 우리 교육은 거의 제자리걸음을 하고 있다. 과연 우리는 무엇을 위해 교육하고 교육받는가? 이러한 문제의 근본에 대한 고민 없이 현상적인 대책만으로는 결코 변화는 가능하지 않다. 그러므로 교육의 변화를 위해 가장 중요한 것은 교육정책의 철학과 목표에 대한 시민들의 관심과 노력이다.

많은 사람이 우리나라 교육 속에 힘든 학창시절을 보냈다. 그러나 대부분의 사람이 고등학교 혹은 대학교를 졸업하는 순간 교육은 자신과는 상관없는 일로 여긴다. 힘든 학창시절을, 부당하다고 생각했던 것들을 무용담으로 여기거나, 당연히 학생이라면 걸어야 할 길이라고 생각하게 된다. 무관심이, 망각이, 방치가 우리 교육을 오랜 세월 동안 제자리에 머물게 했던 것은 아닐까?

새로운 정부가 들어섰다.

새 정부 또한 교육개혁에 관심이 많아 보인다. 절대평가제 도입, 자사고·외고 폐지, 지역 중심 거점 대학 개발 등의 정책 방향을 보면 지역균형을 이루고, 고등학교 서열을 없애고, 과도한 경쟁 또한 줄어들기를 바라는 것 같다.

이번 정부에는 특별히 시민들의 참여가 두드러진다. 시민들은 부패하고 무능한 지난 정부에 분노했고, 정치에 관심을 가졌고, 행동하고, 일상에서도 정치를 배제하지 않았다. 교육문제에도 마찬가지여야 한다. 무엇이 우리 교육에 가장 시급하게 필요한 변화인가? 알 수 없다. 그러나 대통령의, 국회의, 시민들의 끊임없는 관심과 생각과 행동이 우리나라 교육을 바람직한 방향으로 이끌 수 있는 가장 올바른 방법인 것만은 사실이다.

교육은 백년대계이고, 우리 삶 그 자체이다. 우리나라 교육이 절망적이라고 무관심하게 방치해서는 안 된다. 정치도 우리가 바꿨듯이 교육도 이제 올바른 길로 나아갈 차례이다.

문재인 대통령님께 요청한다. ‘교육이란 무엇인가’를 이야기할 수 있는 공론의 장을 끊임없이 열어 주시기를 말이다. 그 장에서 학생, 교사, 학부모, 교육관련 활동을 하는 모두를 초대하여 교육의 목표가 무엇인지 함께 뜨겁게 토론하는 것이다. 그러한 과정을 통해 도출된 국가적 합의는 결국 교육의 변화를, 나아가 교육의 혁명을 가능하게 할 것이다.

그때 비로소 우리는 행복해질 것이다. 그날을 진심을 다해 염원해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