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고) “불법촬영, 피해자의 영혼을 파괴하는 중대한 범죄입니다.”
(기고) “불법촬영, 피해자의 영혼을 파괴하는 중대한 범죄입니다.”
  • 엔사이드편집국
  • 승인 2018-06-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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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척경찰서 하장파출소 경장 장예성

 

최근 서울의 한 사진관에서 몰래 여성들의 신체부위를 촬영한 사건과 지하철역과 번화가 등 인파가 많은 곳에서 무차별적으로 여성들의 신체부위를 촬영해 유포한 사건 등 현재 우리 사회는 몰래카메라와의 전쟁 중이라고 해도 무방할 만큼 불법촬영과 관련된 범죄가 극성을 부리고 있다.

경찰청의 '카메라 등을 이용한 촬영 범죄 현황' 통계에 따르면, 2015년 7623건, 2016년 5185건, 지난해 6470건으로 꾸준히 증가하고 있으며, 스마트폰뿐만 아니라 안경, 시계, 볼펜과 같이 일상생활용품에 부착된 초소용 카메라로 촬영을 하는 사례가 늘고 있는 등 범죄 수법이 첨단화하고 다양해지고 있기 때문에 여성들이 성범죄 피해에 고스란히 노출되고 있으며, 이로 인해 사회적 약자인 여성들의 불안감이 높아지고 있다.

몰래카메라 영상으로 피해를 입는 여성은 노출된 신체가 찍힌 영상이 유출된 이후에야 피해 사실을 인지하는 경우가 대부분이어서 한 번이라도 유출 피해를 당하게 되면 피해 여성은 심각한 정신적 피해를 입을 뿐 아니라 일생상활이 불가능할 만큼 어려움을 겪게 된다. 한 조사에 따르면 몰래카메라 피해를 입은 여성은 물리적 성폭행을 당한 피해자와 비슷한 정신적 충격을 경험한다고 한다.

몰래카메라 범죄로 인해 여성들의 불안감이 고조되자 우리 경찰에서는 대 여성악성범죄 집중단속 100일 계획을 추진하고 있다. 불법촬영․유포 피의자 검거 시, 주거지 내 저장매체 압수수색실시로 여죄 및 유포 여부를 철저히 조사하여 피해영상물 삭제·차단을 통해 2차 피해 예방활동을 펼치고 있으며, 첨단장비를 동원하여 공중화장실과 탈의실 등을 대상으로 불법카메라 설치 여부를 집중단속하고 있다. 또한 최근 개설한 디지털 성범죄 피해자 지원센터와 연계하여 390여명의 피해자를 지원하는 등 경찰의 역량을 총동원하여 사회적 약자인 여성이 안전한 사회를 만들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몰래카메라 범죄를 뿌리 뽑기 위해서 강력한 단속 및 처벌뿐만 아니라 사회적 인식 변화가 중요하다. 몰래카메라 범죄는 촬영하는 것뿐만 아니라 이를 감상하여 성적 욕망을 채우는 것 역시 심각한 범죄라는 점을 인식하고, “궁금해서 그랬다.”는 변명이 더 이상 면죄부가 될 수 없는 사회적 분위기를 조성하여 사회적 약자인 여성이 안심하고 살 수 있는 사회, 더 나아가 몰래카메라 범죄가 이 땅에서 사라지게 될 날을 만들어야 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