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소년 자해, ‘죽음’이 아닌 ‘살기위한’ SOS!!
청소년 자해, ‘죽음’이 아닌 ‘살기위한’ SOS!!
  • 국제전문기자CB(특별취재반) 김지성 기자
  • 승인 2019-05-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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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소년 자해 원인은 일상 스트레스를 제대로 표현하지 못하는데서 출발

청소년 자해문제 해결 위해 부모는 자녀와의 소통능력, 상담자는 개입 전문성 필요

여성가족부 산하 한국청소년상담복지개발원은 최근 심각한 사회문제로 부각되고 있는 ‘청소년 자해’에 선도적으로 대응하기 위해 이슈페이퍼를 5월 30일(목) 발행한다.

‘고의적 자해(자살)’은 청소년 사망원인 1위로 청소년 사망원인 2위인 교통사고 사망자보다 2.3배 높은 것으로 나타나 청소년 자해 문제에 대한 관심과 적극적 개입이 시급하다.

출처: 2019년 청소년통계(통계청‧여성가족부) =고의적 자해(자살): 청소년인구 10만명당 7.7명, 교통사고: 10만명당 3.4명

한국청소년상담복지개발원에서 전국 230개 청소년상담복지센터 상담실적을 분석한 결과, 청소년의 호소문제는 대인관계, 인터넷사용, 학업/진로, 정신건강 순으로 나타나 청소년들이 다양한 스트레스를 경험하는 것으로 보인다. 특히 이들 중 2018년 자해 관련으로 상담 받은 실적이 총 27,976건으로, 이는 2017년에 비해 3배 이상 늘어난 수치인 바, 자해 청소년에 대한 전문적인 상담 및 개입이 시급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에 한국청소년상담복지개발원은 ‘과거 자해를 시도했으나 상담을 통해 자해를 멈추고 건강한 생활을 하는 청소년들’을 인터뷰하여 자해행동의 원인과 극복과정, 상담 및 개입 방안을 이슈페이퍼에 제시했다.

 자해 원인과 관련하여 인터뷰에 참여한 청소년들은 또래관계, 학업, 가족 간 갈등 등 다양한 스트레스 상황에서 생긴 우울, 불안, 죄책감 등 부정적인 감정을 표현하지 않고 억제하다가 자해를 하게 된다고 했다.

 

“죽고 싶은 마음보다는 내가 너무 미울 때 자해를 했어요.”

인터뷰 참여자 A양(16세)은 또래관계에서 거절이나 부정적인 감정을 표현하게 되면 친구들이 자신을 싫어할 것 같아서 되도록 친구들이 원하는 방향으로 맞춰주고 행동을 하는 경우가 많았다. 최근 A양은 친구와 갈등을 겪고도 친구에게 아무 말도 하지 못했던 스스로가 너무 미워서 자해를 시도하게 되었다.

“그냥 주변 사람들이 알아줬으면 좋겠어요.”

인터뷰 참여자 B군(17세)은 시험기간이 되면 학업에 대한 부담을 감당하기 힘들 때면 방에서 혼자 자해를 시도하는 경우가 많았다. B군은 자해가 올바른 문제해결 방법이 아니라는 것을 알지만 부모님이나 가까운 주변사람들이 자해 흔적을 보고 자신의 힘든 마음을 알아줬으면 좋겠다고 하였다.

청소년들은 평소 부모나 친구에게 스트레스를 표현하지 못하고 참다가 더 이상 억제하기 어려울 때 자해를 한다. 이들은 자해를 통해 ‘스트레스나 부정적인 감정이 감소하고’, ‘(미운 자기 자신에 대한) 죄책감이 없어지고’,‘(공허한 삶에) 살아있다는 느낌을 받고’, 때로는‘내 힘듦을 (누군가) 알아봐줄 것을 호소했다.

결국, 자해 청소년이 원하는 것은 ‘누군가 자신의 힘듦과 고통을 들어주는 것’이고, 실제로 상담자를 비롯하여 부모, 친구의 공감과 지지로 극복하였다고 보고했다.

인터뷰 참여자 C :“선생님이 아무 말 없이 가만히 들어주시는 게 좋았고. 눈을 안 맞춰도 되는 게 좋았고. 그냥 그냥 상담실 편안한 분위기라든가. 그리고 음.. 제가 계속 뭔가 이런 이미지를 안 만들어도 되는 것들이나 아니면 진짜 중요했던 거는 되게 어쨌든 절대적인 나를 지지해주는 사람을 얻은 느낌이다? 이런 생각 많이 들어서 용기내서 힘들었던 이야기를 하게 되었어요.”

인터뷰 참여자 D : “처음에는 (다른 사람에게) 되게 싫다는 말을 진짜 못했어요. 근데 그걸 조금 용기 내서 할 수 있게 된 것 같고.. 내가 어떤 게 힘들고 슬퍼하는 건지 알게 되고. 그전까지는 그냥 계속 남들하고 비교하면서 나는 저 사람은 저만큼 했는데 나는 이만큼 힘드니까 안 힘들어야 해. 이렇게 넘겼던 것들이 많은데 ‘저 사람은 저 사람이고 난 지금 내가 힘드니까 나를 돌봐줘야 돼. 힘들어도 돼’ 이런 생각을 하게 되었어요. 그래서 힘들 때 울기도 하고 조금씩 극복하려 노력도 하고 이랬던 것 같아요.”

많은 경우, 부모, 상담자, 교사는 자해 청소년을 상담하거나 지도할 때 흔히 자해행동에 초점을 두고 서둘러 행동을 멈추려는 시도를 한다. 그러나 이와 같은 방법으로는 청소년들이 스트레스 대처방법으로 자해를 선택한 속마음을 듣기 어렵다. 자해시도 청소년에게는 무엇보다 자해행동을 선택하게 된 속마음, ‘울고 싶어도 울지 못하고’, ‘행복한척해야 하는’, 속사정을 이야기할 수 있도록 도와야 한다. 살고 싶어서 자신의 몸에 상처를 입히면서 까지 버티는 이들의 속마음이 표현되기 시작하면 자연스럽게 자해는 멈추어질 수 있다.

한국청소년상담복지개발원은 ‘자해 상담개입 매뉴얼’을 개발하여 자해원인, 자해상담전략, 부모 지도방법 등 상담개입방법에 대해 17개 시·도 권역별 교육을 실시하고 있다. 이를 통해 올해 전국 400여개 청소년상담복지센터 및 학교밖청소년지원센터 내 자해 상담개입 전문가 1,000명을 양성할 예정이며 또한 표준화된 자해‧자살 위기상담시스템을 구축하기 위해 경기도 청소년상담복지센터와 수도권 대학 학생상담센터에서 자해‧자살 상담클리닉을 시범운영하고 있으며, 향후 전국 청소년상담복지센터로 확대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덧붙여 개발된 매뉴얼에는‘자해청소년에 대한 오해’,‘부모가 자녀의 자해행동에 대처하는 Tip’,‘자해청소년을 상담하는 Tip’등 가정과 학교에서 자해청소년을 이해하고, 이들에 대한 효과적인 반응과 대처방법들을 구체적으로 제시했다.

이기순 한국청소년상담복지개발원 이사장은 “지역사회 중심으로 위기청소년 안전망 지원체계를 강화하여 전국의 자해 위기 청소년들을 발굴하고 자해맞춤형 상담·복지 서비스를 제공함으로써 자해로 고통받는 청소년들이 줄어들 수 있도록 적극적으로 지원하겠다.”고 밝혔다. 더불어“스트레스 상황에 놓인 청소년들이 부정적인 감정을 해소할 수 있는 대처방안을 모르는 상태에서 SNS를 통해 자해관련 매체를 쉽게 접하고 모방하는 경우가 많다. 향후 홍보활동을 통해 자해청소년에 대한 대국민 인식개선과 청소년이 긍정적으로 감정을 표현하는 방법을 안내하겠다.”고 말했다.

자해문제와 관련하여 고민 상담을 원하는 청소년들은 해당 지역의 청소년상담복지센터를 직접 방문하거나‘청소년전화1388’로 문의하면 전문 상담에 대한 세부사항을 안내받을 수 있다.

 

횡여 부모가 자녀의 자살․자해관련 사실을 알게 되었을 경우에는 청소년의 자살 생각이나 시도는 “해결방법을 모르겠어요. 도와주세요.”라는 도움을 청하는 소리이기 때문에 구체적으로 어떤 부분에서 도움이 필요한지 관심을 가져야 한다.

자녀의 자해행동에 대해 비난하거나, 야단을 치기 보다는 자해를 하게 된 마음에 대해 경청해준다.

(예, “지금 많이 화가 나서 이렇게 행동한 것 같은데, 무슨 일 있니?”, “혹시 엄마가(아빠가) 도와줄 일은 없어?”)

관심을 얻으려고 자해를 한다는 생각에 자해 행동에 대해 “그런 거 해봐야 죽지 않아.”, “넌 용기가 없어서 못할 거야.” 등의 별거 아니라는 식으로 반응하지 않도록 해야한다.

평소보다 자녀와 함께 하는 활동을 늘리거나, 가급적 자녀 혼자 집에 있는 시간을 줄인다.

자해는 긴장완화 방법으로 점차 장기화 될 가능성이 높기 때문에 자해관련 사실을 알게 된 경우, 빨리 전문가의 도움을 받도록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