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고) 첫눈의 설레임
(기고) 첫눈의 설레임
  • 편집국
  • 승인 2014-10-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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봉선화로 물들인 붉은 손톱이 없어지기 전에 첫눈이 내리면 첫사랑이 이루어진다는 애정기원

(강원/ ATN뉴스)


동해기상대장 전인철

“사람들은 왜 첫눈이 오면 만나자고 약속을 하는 것일까 사람들은 왜 첫눈이 오면 그렇게 기뻐하는 것일까, 왜 첫눈이 오는 날 누군가를 만나고 싶어하는 것일까

아마 그건, 서러 사랑하는 사람들만이 첫눈이 오기를 기다리기 때문일 것이다. 첫눈과 같은 세상이 두사람 사이에 늘 도래하기를 희망하기 때문일 것이다.

나도 한때 그런 약속을 한 적이 있다 첫눈이 오는 날 돌다방에서 만자자고... 첫눈이 오면 하루 종일 이라도 기다려서 꼭 만나야 한다고 약속한 적이 있다. 그리고 하루조일 기다렸다가 첫눈이 내린 밤거리를 밤늦게까지 팔짱을 끼고 걸어본 적이 있다.

너무 많이 걸어 배가 고프면 눈 내린 거리에 카바이드 불을 밝히고 있는 군밤장수한테 다가가 군밤을 사 먹기도 했다 그러나 지금은 그런 약속을 할 사람이 없다.

그런 약속이 없어지면서 나는 늙기 시작했다. 약속이 없지만 지금도 첫눈이 오면 누구를 만나고 싶어 서성거린다. 다시 첫눈이 오는 날 만날 약속을 할 사람이 있었으면 좋겠다. 첫눈이 오는 날 만나고 싶은 사람 단 한 사람만 있었으면 좋겠다.” 내가 좋아하는 이 시로 정호승 시인의 “첫눈 오는 날 만나자”이다.

올해 첫눈은 설악산 중청봉에 10월 16일에 내렸으며 이날 아침 최저기온은 영하 0.3도였으며 이는 작년보다 1일 늦은 것이다.

태백시는 평균적으로 11월 11일에 첫눈이 시작되어 이듬에 4월 10일경에 끝나고, 동해시는 12월12일에 시작되어 3월20일에 종료된다. 첫눈이 올 때 기상학적 특징은 적설량이 0~5cm로 적다는 것이다. 즉 지면에 조금 쌓였다가 금방 녹아 버리는 경우가 많다.

이는 겨울의 초입에서 상층의 한기에 동반된 한냉전선이 빠르게 이동하기 때문이다. 한냉전선(寒)冷戰線)하면 생소한 용어일 것이다. 그러나 휴전선(休戰線)은 남한고 북한이 대치하고 있는 곳이다. 한냉전선은 더운 공기와 찬 공기가 대치하고 있는 곳이다. 남쪽에는 더운 공기가 있고, 북쪽에서 찬공기가 남쪽으로 이동하면서 전선이 발생하는 것이다.

첫눈이 빨리 온 경우 태백시는 10월 21일, 동해시는 2009년으로 11월2일이였다. 봉선화로 물들인 붉은 손톱이 없어지기 전에 첫눈이 내리면 첫사랑이 이루어진다는 애정기원이 있다.

강원편집국 gw@atn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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