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고)도로의 복병 블랙아이스
(기고)도로의 복병 블랙아이스
  • 편집국
  • 승인 2014-11-17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블랙아이스(black ice)라는 위험한 덫에 -

(강원/ATN뉴스)

동해기상대장 전인철

터널 안에서 비상 깜빡이를 켜고 언제면 이 교통정체가 풀릴지 마냥 기다리며, 반대편 차선의 쌩쌩 달리는 차를 보고, 라디오 볼륨을 올려놓고 있다가 점차 풀리는 정체를 따라 오다 보면 빙판길에 미끄러져 옹벽에 키스한 차를 견인차로 올리는 모습을 보면, 앞서간 차가 나에게 조심 하세요 라고 하는 것과도 같다.

비나 눈이 올 때에는 빗방울이 시야를 가리고, 바닥이 미끄러울 것이라는 것을 자연히 인지하기 때문에 운전자는 평소보다 조심스럽게 차를 몰아간다. 하지만 눈이나 비가 그치고 난 후 도로에도 장애물이 없어 보이고,

날씨도 이미 갠 경우라면 긴장이 풀어져 나도 모르게 방심하게 되는데, 바로 이 순간, 블랙아이스(black ice)라는 위험한 덫에 걸리게 된다.

블랙아이스란, 아스팔트 표면에 있는 작은 틈 사이로 눈과 비가 스며들어 기온이 내려가는 밤이나 새벽에 얼어버리는 현상으로, 까만 아스팔트가 그대로 드러나 보이기 때문에 운전자가 보기에는 조금 젖어 있는 도로로 착각하기 쉽다.

이러한 블랙아이스는 햇볕이 잘 안 드는 터널 입·출구와 지열이 없는 교각 위, 공기 중에 습기를 많이 포함하고 있는 저수지 근처에 자주 발생하는데 이러한 곳은 일반 도로보다 기온이 평균 5도 가량 낮아 쉽게 빙판이 만들어질 수 있기 때문이다.

기온이 영상이면 괜찮지 않을까 라고 생각할 수 있는데, 블랙아이스는 이미 내린 눈과 비가 어는 것뿐만 아니라, 과냉각 상태의 빗방울이 도로 위에 떨어지는 순간 그대로 얼어붙어 만들어지는 경우도 있으므로,

영상 4도 정도에서도 발생이 가능하고 아스팔트의 온도는 대기에 비해 현저히 낮아 인적이 드문 도로에서는 영상 7도 정도에서도 블랙아이스가 발생된다고 한다.

본격적이 추위에 시동이 걸리고 있는 요즘, “블랙아이스” 이 다섯 글자를 다시금 머릿속에 새겨 넣고 안전운전을 하여 도로 위에서 아찔한 스핀을 경험하는 일은 누구에게도 일어나지 않았으면 싶다.

김지성기자 gw@atnnews.co.kr

<저작권자 ⓝ '깨어있는에이티앤뉴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