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지막 경계선
마지막 경계선
  • 최영조 기자
  • 승인 2023-07-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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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동환’개인 사진전

철책선은 1953년 7월 27일 정전협정에 따라 임진강 하구에서 강원도 고성군 해안선까지 한반도 허리를 가로지르는 1,292개 군사분계선 표지판이 세워졌고 현재 이중 삼중 설치됐다.

그중 동해안 해안선 철조망은 1968년 울진 삼척에 북한군 120명 침투사건 이후 설치되었다. 이는 엎친 데 덮친 격으로 고성지역의 모든 바다 해안선에 이어지며 민간인의 출입을 통제하게 됐다.

이러한 해안선의 철조망은 출입 통제로 인해 지역주민들과 잦은 충돌이 일어나는 등 지역의 삶과 지역 발전의 방해물이었다. 하지만 55년이라는 긴 세월이 흐르며 갈등조차 일상의 일부가 됐다.

그리고 지금, 세월이 지난 현재 시대적 흐름에 따라 철조망은 2021년부터 단계적으로 철거하여 2022년 이후 완전히 사라졌고 이것은 주민들의 경제적 기대감으로 이어졌다.

현재 해안에 언제 철조망이 있었나 할 정도로 파도가 지난 자리처럼 사라졌다. 철조망은 지역주민의 삶과 혼이 함께 묻어 있는 파편의 일부며, 역사의 흔적이기도 하다. 이것이 이번 전시를 구상한 이유이다.

 

단순한 철조망의 해체가 아닌, 긴 세월 동안 지역주민들과 함께 해온 하나의 존재가 되어 그것의 일상을 담아 보고자 했다. 또한 정전협정 70주년을 맞이하여 고성의 흔적에 대해 재고의 기회로 준비했다.

준비한 사진은 2021년 토성면 용촌에서 현내면 마차진리까지 철조망이 마지막으로 걷어지는 현장을 기록한 것이다. 비록 최근의 기록이지만 55년 함께한 일상의 모습이 사라지는 시간이 하루가 지나지 않았다 해도 지역의 역사로, 문화가치로 기억하는 시간이었으면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