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고)왕성한 벌들의 활동, 이유는 이상기후? 벌이 살아야 인간도 산다.
(기고)왕성한 벌들의 활동, 이유는 이상기후? 벌이 살아야 인간도 산다.
  • 엔사이드편집국
  • 승인 2023-08-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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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릉소방서 현장대응단장 권봉중
강릉소방서 현장대응단장 권봉중

 

기후변화로 인해 폭염의 강도, 일수가 날이 갈수록 증가하고 있다.

집중호우, 기온 상승으로 인한 온열질환자 등이 발생함에 따라 기후변화는 인간의 목숨까지 위협하는 사회문제로 떠오르고 있다. 자연재해는 점차적으로 상상을 초월하는 피해를 주고 있으며, 최근 유엔에서 발표한 기후변화에 관한 유엔보고서를 살펴보면, 지구의 평균 온도가 산업화 이전 대비 1.5도 상승할 때, 강수량과 극한 기온의 발생 빈도가 각각 1.5배, 8.6배 상승한다는 사실을 알 수 있다.

결국 우리의 기후변화는 단순한 기후의 변화이기 이전에 지구의 온도가 높아지고 있다는 뜻이다.

이러한 기후변화는 비단 인간에게만 영향을 주는 것이 아니다. 벌들의 활동량 역시 늘고 있다. 벌은 기온이 1℃ 오를 때마다 평균 6.5일가량 일찍 활동을 시작하고, 활동 기간도 길어지고 있다.

벌들의 이런 활동량 증가는 결국 인간들에게 위협이 되어 돌아오는데, 특히, 벌 중에 위험한 벌로는 쌍살벌 땡비는 강한 독성으로 여러번 벌침을 쏠 수 있어서 인간을 사망에 까지 이를 수 있다. 결국 인간의 피해를 줄이기 위해 우리는 벌들의 보금자리를 제거 할 수밖에 없는 실정에 이르고 말았다.

최근 강릉소방서에서 발표된 3년간 벌집제거 소방활동 분석 자료에 따르면, ‘20년 1,023건, ’21년 1,396건, ‘22년 1,643건으로 점차 출동 횟수가 증가하는 추세에 있으며, 특히 7~9월 기온이 가장 높은 여름철에 출동이 집중되었다. 특히, 올해는 기상관측이래 폭염 일수가 가장 많은 일수를 기록할 것으로 예상되는 가운데, 벌들의 활동량 계속 증가하고 있으며, 8월 현재 1,514건으로 지난 3년 평균 출동 건을 이미 넘어선 상황이다.

뿐만 아니라 지금도 벌집제거 요청이 쇄도하고 있다.

그렇다면 벌들은 해로운 존재일까? 벌들은 인간과 자연생태계를 이어주는 귀중한 존재이기도 하다. 인간에게 위협을 준다는 이유로 무작정 제거하는 것이 옳은 것인지, 언젠가는 벌집제거 활동마다 소방관들은 고뇌에 빠지게 된다. 생활주변에 수없이 많은 벌들이 생명구호를 최우선으로 하는 소방관들의 손에 의해 살처분되는 것은 아이러니한 활동이 아닐 수 없으며, 또 다른 부작용이 생길 것이다. 벌들과 인간이 함께 공존할 수 있는 생태계 조성 방법을 고민해봐야 한다.

태풍 카눈이후 낮 기온이 많이 내려갔지만, 벌들의 활동량은 여전하다. 특히, 다가오는 9월 추석 명절을 기하여 벌초, 성묘객이 늘어날 것으로 예상되어 벌 쏘임 사고 예방 및 대처법등을 알아두어야 할 것이다.

벌 쏘임 사고 예방 및 대처 방법은 ▲야외활동 시 주위에 벌집 유무 확인 ▲벌을 자극하는 강한 향의 향수ㆍ화장품ㆍ스프레이 등 사용 자제 ▲밝은 색 계열 옷 착용 ▲벌집 접촉 시 머리 보호ㆍ즉시 현장 이탈 및 119신고 ▲벌에 쏘였을 때 깨끗한 물로 씻고, 얼음주머니 등으로 냉찜질 ▲벌침을 억지로 제거하는 행동은 염증을 유발할 수 있으니 주의해야 한다.

예년보다 올 한해는 무더위로 많이 이들이 힘든 해였다. 얼마 남지 않은 여름 피서철 즐겁고 안전한 휴가가 되길 기원하며, 사고는 철저한 예방부터 시작된다는 것을 항상 잊지 말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