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고)민통선 내 임산물 채취 행위로 인한 인식하지 못했던 해악!
(기고)민통선 내 임산물 채취 행위로 인한 인식하지 못했던 해악!
  • 엔사이드편집국
  • 승인 2023-09-20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화천경찰서 경감 송병열
화천경찰서 경감 송병열

 

이달 초부터 화천, 양구, 인제, 철원군의 민간인 통제선 이북지역 국유림에서의 불법 임산물 채취를 집중적으로 단속하고 있다.

민간인 통제선 내 임산물이야말로 그 어떤 지역 임산물보다 더욱 청정하고 게다가 영험(?)한 효능까지 있다고 믿기에 토착 주민은 물론 서울 등 타지에서도 그 특수를 노리기 위해 이 기간에 많은 이들이 민통선 이북지역을 찾고 있으며 해당 사실은 포털 내 언론 보도를 검색해보면 쉽게 확인도 가능하다.

이러한 기사와 보도를 접하는 국민은 어떠한 생각을 할까? 대부분 ‘그럴 수 있는 일’이라며 고개를 끄덕이고 대수롭지 않게 나도 한번 가 볼까 라며 상상의 나래를 펼치는 분들도 계실 것이다.

그러나 ‘그럴 수 있는 일’이라 생각하는 행동이 크나큰 국가적 자원을 소비케 하는 일이며 특히 강력범죄 및 화재현장에서의 피해자 구호 등 정작 긴급하게 쓰여야 할 소중한 자원이 제때 활용되지 못하는 상황을 발생시킨다는 것을 제대로 인식하지 못하고 있다는 것이다.

그럼 민간인이 임산물 채취를 위해 민통선을 침입하여 길을 잃거나 경찰 단속을 피해 숨어 버리는 경우와 같이 ‘그럴 수 있는 일’이 발생하게 되면 어떠한 국가적 자원들이 동원되고 소모되는지 알아보자.

우선 지역의 군 당국에서는 해당 민간인 수색을 위해 상당한 병력이 동원할 것이다. 그리고 민간인 신분이기에 경찰·소방 당국도 나서게 되고 민통선 내라 휴대전화 불통 지역이 많은 관계로 수십여 명의 인력과 수색견, 드론, 구급차, 산악구조장비 등 추가 장비와 인력이 지속 투입되며 현장은 각종 상황관리, 긴급회의, 기관 간 정보교류 등으로 아수라장을 방불케 된다. 이러한 상황은 민간인 소재가 확인될 때까지 계속 이어지고 이렇게 국가적 자원은 불필요하게 계속 소모되게 된다.

(임산물 채취를 위한) 민통선 내 입산 행위는 단순 본인의 형사입건만이 문제가 아니라 필요한 데 쓰여야 할 국가적 자원들이 불필요하게 소모된다는 점에서 국가적 해악을 끼치는 절대 하지 말아야 할 행동인 것이다.

잇따른 강력범죄 발생으로 우리 경찰은 치안력 강화에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그러면 절대 안 되는 일’도 ‘그럴 수 있는 일’이라고 생각하는 사람들이 부쩍 늘어난 요즘에 소중한 국가 자원이 오롯이 국민의 생명과 재산 보호에 사용될 수 있도록 성숙한 시민의식을 기대해본다.

(화천경찰서 경감 송병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