각가 박은선의 피렌체 국제공한 전시회
각가 박은선의 피렌체 국제공한 전시회
  • 국제전문기자CB(특별취재반) 김지성 기자
  • 승인 2016-08-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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피렌체는 르네상스가 시작된 곳이다. 메디치 가문과 상인조합의 지원으로 뛰어난 예술가와 사상가, 인문학자가 모여들었고 그들이 피운 아름다운 꽃은 아직 우피치 미술관, 두오모 성당으로 불리는 산타마리아 델 피오레 대성당 등에 간직되어 있다. 잠들어 있는 꽃의 도시, 피렌체. 천재들이 남긴 숨결을 느끼려 이곳을 찾는 사람들은 얼마 전 뜻밖의 새로운 그림을 발견했다.

지난 20일, 피렌체 시가지가 한 눈에 내려다보이는 미켈란젤로 광장에 세 개의 거대한 조형물이 세워졌다.

규칙적으로 쌓아올린 대리석 기둥은 뒤틀리며 확장돼 간다. 탄생을 가능하게 한 거대한 에너지는 불규칙한 균열로 존재를 드러내 독특한 이미지를 만들었다.

박은선 작가 기획전은 피렌체를 찾는 이들을 위해 피렌체 시청에서 기획한 ‘피렌체의 여름’ 프로젝트의 일환이다.

'두 개의 구'(Due sfere) 등 박은선 작가의 작품 14점은 미켈란젤로 광장을 비롯, 베키오 궁전, 피티 광장, 산 미니아토 알 몬테, 장미 정원, 피렌체 아메리고 베스푸치 공항 등 피렌체 중심 지역에 설치돼 오는 9월18일까지 관람객들과 만난다.

 

미켈란젤로 광장에서 열린 개막식에 참석한 다리오 나르델라 피렌체 시장은 "피렌체는 전통은 풍부하지만 현대적인 예술이 다소 부족하다는 인식에서 컨템포러리 아트, 아방가르드 예술에도 관심을 쏟으려 하고 있다"며 "박은선 작가는 현재 이탈리아에서 활동하는 컨템퍼러리 작가 중 가장 뛰어난 예술가이자 동양과 서양, 한국과 이탈리아를 연결할 수 있는 적임자라는 점에서 이번 행사를 기획했다"고 밝혔다.

이번 전시를 기획한 코페르니코 스투디오의 니콜라 로이 대표는 "박은선의 작품은 돌에 균열을 내는 독특한 방식으로 갇힌 것을 풀어놓는 해방감, 분출하는 에너지를 전달한다"며 "누구도 모방할 수 없는 독창적인 스타일로 꾸준히 작품 활동을 하며 박은선은 이제 이탈리아를 넘어 유럽이 주목하는 작가가 됐다"고 평가했다.

작가와 오랜 친분 관계를 유지하고 있는 이탈리아의 저명한 조각가 피노티는 “박은선 작품의 색깔과 형태들이 산타크로체 성당, 두오모, 베키오궁과 조형적으로 너무 잘 어울린다”며 “뒤틀리면서 위로 올라가는 형태가 시간에 따라 다른 그림자를 만들어내는 모습은 감동적”이라고 찬사를 보냈다.

 

박은선 작가는 건축가들에게 신과 같은 존재인 미켈란젤로가 활동했던 피렌체 시의 초청을 받고 최고의 전시를 해야겠다는 생각으로 1년 간 전시를 준비했다고 말한다. 피렌체의 유적의 색깔과 형태를 고려해 만들어진 조형물들은 오래 전부터 그 자리에 있었던 것처럼 이질감 없이 피렌체에 녹아들었다. 잠들었던 천재들의 도시에 그가 새로운 숨결이 불어넣은 것이다.

이탈리아 중서부 해안가 피에트라산타에서 24년째 거주하며 작품활동을 하고 있는 박은선 작가는 작년 엄선된 작가의 작품만 전시하기로 유명한 로마의 '메르카티 디 트라야'에 초청돼 개인전을 열고 프랑스, 스위스, 룩셈부르크 등 유럽 곳곳에서 순회 전시회를 하며 최근 세계적으로 이름이 부쩍 높아지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