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화고등학교 2016 일반계 고교평가에서 학력부문 Triple Crown 달성
김화고등학교 2016 일반계 고교평가에서 학력부문 Triple Crown 달성
  • 김승회 기자
  • 승인 2017-01-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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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능성적, 학업성취도 평가, 대학 진학률 3개 부문 만점으로 강원 1위 -

강원도 벽지학교의 대명사이자 최북단 접경지역 철원군 서면 와수리에 위치한 김화고등학교가, 일반계 고등학교의 역사를 새로 써나가고 있다. 동아일보와 입시정보업체 종로학원하늘교육이 전국 1,614개 일반계고등학교를 대상으로 학교의 학력수준, 교육 환경, 학교평판 등을 종합하여 평가한 ‘2016 시도별 일반계 고교평가’에서 김화고가 강원도 1위를 차지했다.

김화고는 학력수준 평가에서 대표적인 주요 평가항목으로 간주하는 대학수학능력시험 성적 향상도와 국가 수준 학업성취도평가 향상도 및 4년제 대학 진학률 3개 항목에서 모두 만점을 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교육전문가들과 관계자들은 전국적인 관점에서도 3개 부문에서 동시에 만점을 기록하는 것은 매우 드문 경우라며, 학력수준 트리플 크라운(Triple Crown)을 달성한 것으로 평가했다.

김화고는 지난해 2015년 평가에서도 강원도 내 군 단위 소재 학교로 유일하게 7위에 올라 돌풍을 일으킨데 이어 올해에는 1위를 차지함으로써, 규모가 작은 학교의 한계를 극복하고 명실공히 강원도 내 최고의 고등학교로 발돋움했다고 평가했다.

김화고 이상근 교감은 “우리 학교는 모든 선생님들이 교육에 대한 열정이 넘치는 것 같습니다. 너무 열심히 하셔서 걱정이 될 정도입니다. 학교가 벽지에 위치해 있어서 관사생활을 함께하시고 텃밭도 함께 가꾸다보니 선생님들 간의 우애도 아주 좋아요. 선생님들이 하나같이 무언가 ‘잘해보겠다‘라는 마인드와 열정을 가지고 계십니다. 학생들의 학교나 선생님들에 대한 믿음도 아주 높아 선생님의 지도를 큰 기대감을 가지고 적극적으로 잘 따릅니다. 당연히 선생님에 대한 학부모들의 신뢰도도 높습니다. 학교와 선생님들이 이 지역사회의 학생들을 위해 넘치는 사명감으로 최선을 다하고 있다는 것에 대한 학생들과 학부모님들의 공감대가 아주 잘 형성되어 있어요. 이것이 학교에서 운영하는 교육과정과 프로그램, 진학지도에서 상승효과로 이어져 좋은 결과를 가져오는 것 같습니다.” 라고 말했다.

진학지도를 담당하고 있는 김재림 연구부장은 “우리학교는 무엇보다 학교의 목표의식이 뚜렷하고, 모든 선생님들이 학생들을 위해 최선을 다한다는 교사의 사명의식이 남다른 것 같습니다. 모든 선생님들이 나름대로의 프로의식을 가지고 있어 그런지, 교사로서의 강한 자부심을 가지고 있어요. 좋은 수업을 위해 준비하시는 열정도 그렇고, 학생들의 진학에 도움이 될 수 있는 프로그램 운영을 위한 고민, 그리고 학생부 기록에 대한 책임감과 제자에 대한 책임의식이 매우 강합니다. 교과목에 대한 전문적인 수업도 잘하시지만 비교과부분의 창의적 체험활동도 학생들의 진학이나 진로와 관련된 것이라면 그 열의가 대단하죠.” 라고 말했다.

한편, 학교장의 학교 운영방침은 ‘아름다운 꿈! 김화골드프로그램!’으로 명료하다. 전국에서 가장 아름다운 교정(校庭)을 조성하고, 그 곳에서 가장 창의적이고 신나는 ‘김화 골드프로그램’을 운영한다는 것이 그 목표다.

‘2017 비전’ 전국에서 가장 아름다운 교정(校庭) 만들기 계획은 김화지역의 친자연적인 환경을 그대로 살려 교내 환경을 자연의 숲처럼 디자인 하는 것이다. 학교의 모든 화단에는 학생들이 자유롭게 앉거나 누워 책을 볼 수 있도록 마루를 놓았고, 화단 곳곳에 벽돌은 세로로 깔아 학생들이 앉아서 쉬기 좋도록 만들었다. 교문입구 명물인 열여덟 그루의 메타세콰이어 숲속에는 학생들 산책로가 놓였다.

올해 조성된 테니스코트와 함께 내년 2017년에는 천연잔디 운동장도 조성된다. 관리에 어려움이 있다는 단점도 있지만 학생들의 건강이 우선이라 처음의 인조잔디 계획을 변경하여 천연 잔디구장으로 바꿨다. 트랙은 말썽 많은 인조트랙 대신 황토트랙 조성을 계획중이다. 맨발로 황톳길을 걷는 것은 물론 양말을 널 수 있는 너른 바위도 놓고 학생들이 발을 씻기 편하게 세족 연못도 만들어 놓을 예정이다.

학교의 자랑거리인 고운소리 합창단을 위한 ‘고운소리 Park’ 조성, 메타세콰이어와 잣나무 숲이 아름다운 곳에 야외 교실 3곳도 마련한다. 작은 학교지만 교내에 소공원 다섯 개를 만들어, 김화의 맑고 청정한 환경을 한껏 활용하도록 디자인하고 있다. 담벼락 밑 작은 공간마다는 화단을 가꾸어 교정 전체가 디즈니랜드처가 부럽지 않은 꽃밭이 되도록 설계하고 있다.

주민에게 개방을 했지만 시설 낙후로 외면 받고 있는 체육관도 리모델링한다. 장마철 누수가 없도록 지붕 방수공사부터 김화의 강추위를 잘 견뎌내기 위한 이중창 교체 공사, LED 조명등 교체 등이 이루어진다.

지은 지 40여 년이 된 본관 건물의 교실도 새롭게 바뀐다. 강원도교육청과 철원교육지원청의 지원에 힘입어, 천장의 석면제거와 냉난방기 교체를 위해 방학을 이용한 시설공사가 한창인 김화고는 전국에서 가장 아름다운 교정(校庭)을 만들겠다는 목표에 성큼 다가서고 있다.

김화고의 또 하나 두드러진 특징은 학교 교육과정 프로그램 운영이다. 김화고만의 프로그램을 강조하기 위해 ‘김화 골드프로그램’이라는 프로젝트를 정하고 교사들이 이를 학생들에게 적극 적용하고 있다.

학교는 프로그램의 창의성과 질을 높이기 위해 ‘좋은 학교 만들기 협의회’ 일명 ‘좋만협’을 운영하여 중지를 모으는 과정을 거친다. 프로그램의 시작과 과정은 느리지만 일단 추진이 되면, 전체적인 호응도와 산출 결과의 효율성이 대단히 높은 것이 두드러진 특징이다.

지역사회와 함께하는 프로그램도 활발해 지자체와 긴밀하게 협조하여 다양한 프로그램을 운영한다. 학부모와 주민들을 대상으로 하는 김화외국어사랑방은 원어민의 협조 아래 영어, 일본어, 중국어반을 화요일부터 목요일까지 운영한다. 김화지역 초등학생과 중고등학생이 함께하는 과학실험반은 학부모들 사이에 인기다.또한 지자체와 철원교육지원청이 함께 운영하는 지역특화교육과정으로 플라즈마 동아리가 있다. 그 중 123 동아리 활동은 학생 자기주도학습과 창의적체험활동의 하이라이트다.

1은 대학진학과 관련된 진학동아리, 2는 취미와 특기를 살리는 자율동아리, 3은 봉사동아리로, 지난해 20여 개에서 66개로 폭발적으로 늘어났다. 동아리활동은 동아리장을 중심으로 이루어지고, 22명의 교사가 서너 개의 동아리담당교사 역할을 맡아 열정을 보태고 있다.  

김화고 선생님들은 교무수첩이 두 개다. 한 개는 모든 선생님이 사용하는 일반적인 교무수첩이고, 다른 한 개는 김화고의 명물 학생수행실록(學生遂行實錄)이다. 손바닥 크기의 메모장은 수시입학전형의 핵심이라 할 수 있는 학생부종합전형에 적극 대응하고, 학생들의 학생부 기록을 충실히 하기 위해 고안해 낸 선생님들의 기록용 메모장이다. 이 메모장 덕분에 김화고의 학생부는 소설이 아닌 3년간의 생생한 기록으로 바뀌었다. 학생의 모든 활동을 깨알같이 메모했던 내용들은 하나의 실록이 되어 그대로 학생부에 탑재된다.

학력 맹종주의를 거부하고 사랑받는 사람으로 평생 행복하게 살아가도록 지도하자는 ‘편편편’ 교육에 대한 학교장의 의지도 강하다. 첫 번째 편은 편식하지 않는 학생으로 교육시켜야한다는 것으로, 공부도 열심히 하도록 지도해야 하지만, 노래부르기, 악기연주는 물론 운동도 함께 즐기도록 가르쳐야 한다는 것이다. 두 번째 편은 편견이나 편애를 가진 교사가 되지 않도록 애쓰지는 것으로, 공부를 잘하는 학생이나 못하는 학생, 부자 집 자녀나 가난한 가정의 학생, 말 잘 듣는 학생이나 말썽쟁이 학생에 대한 편견을 갖지 말고 특정 학생층만 편애하는 교사가 되지 말자는 것이다.

마지막 편은 편안하게 사는 것을 가르치는 대신에 자신이 꿈꾸는 일에 ‘도전하며 삶’을 가르쳐야 한다는 것으로, 이 모든 것이 함께 갖추어질 때 학생들이 진정한 행복을 느낄 수 있고, 사회 어느 분야에서건 제 역할을 하면서 건전한 인간으로 살아 갈 수 있다는 것이다.

김화고는 인성교육이 인류의 미래를 좌우한다는 인식 아래 교과 성적은 일체 고려하지 않고, 학생들의 추천을 통해 ‘김화인성대상’을 운영하는데, 상금은 50만원이다. 원성용 교장은 “모든 것은 김화고 교육공동체의 남다른 열정과 선생님들의 극성스러울 만큼 유별난 헌신이 없이는 이뤄 질 수 없는 일들”이라며, “앞으로 바람직한 일반계 고등학교의 모델로 성장할 것을 기대하고 있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