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 듣기힘든 홍천 겨릿소 밭갈이 소리
요즘 듣기힘든 홍천 겨릿소 밭갈이 소리
  • 김아영 기자
  • 승인 2017-06-02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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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통 농경문화, 홍천 밭갈애비 15명 겨리질과 소리 선보여-

  
홍천 전통 겨릿소의 밭갈이와 써레질이 최근 눈길을 끌고 있다.

2일 홍천 화촌면공설운동장에서 개최된 제21회 노인의 날 기념 화촌면 어르신 한마당 큰잔치에 400여명의 어르신들이 참여한 가운데 홍천 겨릿소 밭갈이 소리 시연 및 체험행사도 열려 홍천 각 읍·면에서 추천된 15명의 70~80세 어르신들이 옛 화전밭과 농토를 일구던 추억을 떠올리며 밭갈애비 겨릿소 밭갈이와 소리시연을 개최했다.

겨릿소는 안소와 마라소 두 마리로 밭갈이를 하는 강원도 전통의 옛 농경방식이지만 현재는 기계화의 발달로 코뚜레를 한 소도 만나기 어려운 가운데, 강원 홍천군 내촌면 동창마을의 물걸1리노인회 부회장인 전덕재(76·강원 홍천군 내촌면)옹이 키우는 5살배기와 3살배기 겨릿소가 이날 밭갈이 소리 시연장에서 어르신들과 함께 옛 전통 농경문화를 선 보였다. 

 이날 오랜만에 겨릿소와 겨리질을 본 어르신들은 신기한 듯 한마디씩 하며 옛 추억을 떠올리게 하는 등 홍천 전통 농경문화에 대한 애착으로 큰 호응을 얻었다.

홍천 각 읍·면 대표로 출전한 백발의 어르신들은 각 지역마다 예전에 하던 밭갈이 소리를 하며 겨리질을 하고 뙤약볕 아래서 밭을 갈며 구슬땀을 흘리는 가운데도 구수한 밭갈이 소리를 뽑아 박수갈채를 이끌었다.

이치순(홍천 서면)옹은 화전밭을 갈던 구수한 소리로 겨릿소를 몰았고, 김성문(홍천 내면)옹은 고랭지 지역의 비탈밭을 갈던 소리로 400여명의 어르신들에게 한바탕 웃음을 선사했다.
밭갈애비들의 겨리질과 소리 시연을 선 보이는 가운데 관람하는 어르신들은 ‘옛날에는 나도 했었는데...’라며 ‘이젠 소도 없고, 힘들어서 못해...’라고 하는 어르신부터 ‘나도 한번 해 봅시다’라며 즉석 신청해 동참하는 등 홍천 어르신들이 겨릿소 밭갈이와 소리 시연에 호응하며 추억을 떠 올리는 가운데, 지역의 사진작가와 동호인들도 연실 사라진 풍경을 카메라에 담느라 분주했다.

이와 함께 지난해부터 금년에 겨릿소 써레질과 밭갈이를 하며 촬영한 사진 30점도 함께 전시하여 시선을 끌었다. 홍천 겨릿소는 지난해에 서울 노들섬에 초대되어 써레질과 모내기 재현행사에 참여하는 등 최근 전국 사진 마니아들로부터 연락이 끊이지 않고 있다.

조성근 홍천문화재단 이사는 “홍천뿐만 아니라 전국적으로 겨릿소 겨리질 모습이 다 사라졌고, 홍천에서도 전덕재 어르신 댁에서 코뚜레소를 그나마 키워서 전통 농경방식의 문화를 선뵐 수 있는 기회가 되고 있다”며 “홍천 농경문화의 관광상품으로 손색이 없으며 오늘 겨릿소 겨리질과 소리시연에 참여하신 어르신들의 건강을 기원하고 홍천의 소중한 자산으로 키워가야 한다”고 밝혔다.

이날 겨릿소 겨리질과 소리시연을 관람한 전상범(시인·강원도민속학회원)씨는 “사라진 전통문화를 찾고 재현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현존하는 전통 농경문화를 보존하고 계승 발전시키는 일은 더욱 소중하고 중요한 일”이라며 “강원도 전통 농경방식인 겨릿소 밭갈이와 홍천 각 지역의 특색있는 밭갈이 소리를 직접 보고 들을 수 있는 좋은 기회였다”고 소감을 피력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