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고) 새 정부 한 달, 조선의 신문고가 보인다
(기고) 새 정부 한 달, 조선의 신문고가 보인다
  • 엔사이드편집국
  • 승인 2017-06-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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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천경찰서 정보보안과 순경 조성현

 

조선의 제3대 임금인 태종. 그는 백성의 억울함을 들어주고 해결해주기 위해 신문고를 설치한 왕이다. 신문고란 대궐 밖 문루에 큰 북을 달아 두고 할 말이 있는 백성이 북을 울리면 그 사연을 듣고 해결해주고자 마련된 제도였다.

새 정부가 출범한 지 한 달. 조선의 신문고가 부활이라도 한 듯 청와대 앞에서 국민의 목소리가 들리기 시작했다. 중요시설 경호 문제로 일부 제한되었던 과거와는 달리 각자 사연을 갖고 있는 개개인이 1인 시위를 하고 다양한 주제를 가진 기자회견도 차츰 열리는 분위기이다.

대한민국 집회・시위는 역사적으로 그 모습이 많이 변했다. 5・18민주화운동, 6월 민주항쟁 등 무력이 동반되었던 지난날과는 다르게 지금은 촛불을 들고 차벽에 꽃 스티커를 붙이는 등 새로운 집회 문화가 여럿 형성되었다.

지난 4일 통계만 보더라도 작년 촛불시위 참가자 수는 총 438만8582명으로 상당히 많은 수를 기록했지만, 그 중 불법・폭력 시위는 단 28건으로 최근 10년을 통틀어 가장 적게 나타났다. 이는 우리나라 집회・시위 문화가 점차 평화로운 단계로 발전해나가고 있음을 뒷받침해주는 근거이기도 하다.

현 정부가 대국민 소통을 강조하면서 시민들의 목소리를 자유로이 낼 수 있도록 보장해주는 만큼 이에 발맞춰 우리 국민들도 건전한 시민의식을 갖춰야 한다. 엄격한 준법정신을 우리 스스로가 무장한다면 궁궐 밖 신문고는 언제든지 울릴 수 있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