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도체장비 수리 설비 국산화를 통해 비용 1/3수준으로 절감”
“반도체장비 수리 설비 국산화를 통해 비용 1/3수준으로 절감”
  • 국제전문기자CB(특별취재반) 김지성 기자
  • 승인 2017-12-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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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정위, 공정거래협약 이행 모범사례 발표회 개최
공정거래위원회는 22일 서울 양재동 서울교육문화회관에서 대·중견기업 임직원 200여명이 참석한 가운데 공정거래협약 이행 모범사례 발표회를 개최했다.

‘공정거래협약’은 대기업이 그들과 거래하고 있는 중소협력업체와 체결하는 것으로, 대기업과 중소협력업체가 상호 협력해 함께 성장해가기 위한 각종 프로그램을 담고 있다.

협약은 단순히 지원을 받는 중소 협력업체의 경영을 개선시키는 차원에만 머무르지 않고, 지원의 주체인 대기업도 협력업체로부터 고품질의 부품·제조 장비 등을 납품받아 원가절감, 품질향상 등이 이루어져 궁극적으로 우리 산업의 경쟁력을 강화하는 데 그 진정한 의의가 있다.

공정거래협약 제도는 공정위의 지원 아래 지난 2007년부터 시행돼 지난 2016년 말 기준 220개 대기업이 2만9천여개 중소협력업체를 대상으로 협약을 체결했다.

공정위가 이번 모범사레 발표회를 개최한 것은 협약의 본질과 효용을 시장에 제대로 알려 협약 제도를 활성화 시키고, 모범사례를 여타 기업들이 벤치마킹할 수 있도록 해 상생협력 문화를 확산시키기 위함이다.

이날 발표회에서는 대·중소기업이 협력해 신기술·신제품 개발에 성공한 사례, 생산성 향상 및 수출 경쟁력 제고 사례, 불공정 거래관행 개선 사례 등 11개 모범사례가 해당 기업들에 의해 소개됐다.

자동차부품 제조업체인 프라코는 현대·기아차로부터 특허기술을 무상으로 제공받아 수입품에 비해 단가를 50% 이상 낮춘 자율주행 차량의 핵심부품인 스마트크루즈컨트롤 커버 국산화에 성공해 지난 2년간 약 60억원의 신규 매출이 발생(오는 2020년에는 500억원 이상 매출 예상)했고, 현대·기아차도 단가 인하에 따라 고급 차량에 한정됐던 자율주행기능을 하위 차급으로까지 확대할 수 있게 됐다.

쏠리드, HFR, 썬웨이브텍, 코위버 등 4개 협력사는 SK텔레콤으로부터 시험 장비 지원을 받아 차세대 통신서비스인 5G에 사용되는 5G-PON 장비를 개발하는 데 성공해 지난 2년간 SK텔레콤에 약 30억원 규모의 장비를 납품했고, SK텔레콤도 통신 신호 전송의 효율성이 높아져 기존에 비해 투자비를 약 30% 수준으로 절감할 것으로 예상된다.

잉크 제조업체인 성보잉크는 오리온의 전문 기술 인력과 공동으로 제과용 포장재에 사용되는 인체에 무해한 에탄올 잉크 개발에 성공해 2018년도 납품규모가 전년에 비해 약 4배 증가할 것으로 예상되고, 오리온은 기존 대비 유해물질 배출량을 약 75% 감소시킨 친환경 포장재를 사용하게 됐다.

반도체 기계장비 제조업체인 대성엔지니어링은 SK실트론으로부터 개조 비용과 전문 인력을 지원받아 반도체 연마장비를 수리하는 설비 개발에 성공해 약 6.4억원의 신규 매출이 발생했고, SK실트론도 그동안 장비 수리를 일본에 의뢰해 왔던 경우에 비해 비용이 약 14억원 절감됐다.

카메라모듈 및 차량부품 제조업체인 덕우전자는 LG이노텍의 자금지원, 컨설팅 지원을 받아 무역 관련 국제표준인증인 AEO인증을 획득함으로써 수출경쟁력이 높아져 매출이 연평균 40% 이상 증가했고(2013년 457억원→2014년 723억원→2015년 878억원), 2016년 수출액은 전년에 비해 180억원 증가(2015년 443억원→2016년 620억원)했으며, LG이노텍의 4개 해외 공장은 부품을 적기에 공급받을 수 있게 됐다.

가전제품용 부품 제조업체인 신신사는 LG전자의 ‘액압 성형 공법 기술’을 이전받아 기존 공법으로는 생산하기 어려운 복잡한 구조의 오븐 상단부 프레임을 양산하는 데 성공해 매출이 2013년에 비해 2017년 약 37% 증가하고 고용인원도 약 28% 증가했다.

LG전자의 2차 협력업체인 남희정공은 LG전자와 LG전자의 1차 협력업체인 신신사의 지원을 받아 프레스 설비 금형교체 시간을 60% 이상 단축(60분→24분)하는 데 성공해 생산량이 약 43% 증가했으며, 세탁기 신모델 출시에 따른 생산 물량 증가에 필요한 부품 공급도 적시에 이루어지게 됐다.

삼성전자는 5,000억원 규모의 펀드를 조성해 2차 협력업체에 대해 대금을 30일 이내 현금으로 지급해 주는 1차 협력업체를 대상으로 대금지급조건 개선에 필요한 자금을 무이자로 대출해 주어, 하위 하도급거래 단계에서의 대금지급조건 개선을 유도했다.

삼성전자의 1차 협력사인 대덕전자는 삼성전자의 지원을 토대로 자신과 거래하는 협력사들에게 대금을 10일 이내 현금으로 지급하는 것으로 대금지급조건을 개선했다.

롯데홈쇼핑은 판매준비 단계에서 상품설명, 방송제작 등을 위해 사용되는 상품샘플에 대해 사용기간이 2일을 경과하면 반드시 구매 처리하고 협력업체에 비용을 지급하도록 하는 제도를 도입·운영함으로써 협력업체의 샘플제공 관련 비용부담을 완화시켜 준다.

포스코는 납품되는 물품에 대해 모바일 QR코드를 활용해 자동으로 검수가 이루어지고, 검수 완료 즉시 대금지불전표가 생성되도록 하는 ‘POS-i(POSco-inspection) 시스템’을 도입·운영함으로써 검수 소요일수가 약 25% 단축(평균 2.5일 → 1.9일)돼 협력사에 대한 보다 신속한 대금지급이 이루어지게 했다.

이마트는 대규모유통업법 상 허용되지 않는 부당반품을 원천적으로 차단하기 위해 계약담당자가 임의로 반품등록을 할 수 없도록 하는 시스템을 구축·운영했고, 시스템 도입 이후 판매부진을 이유로 한 반품은 단 한건도 발생하지 않았다.

삼성물산은 임직원의 하도급법 위반 여부를 정기적으로 자체점검해 자진시정 하도록 하고, 자체점검 결과 등을 임직원 평가시 반영하는 시스템을 도입·운영함으로써, 법 위반행위가 발생되지 않도록 했다.

공정위는 이번 모범사례 발표회가 상생협력은 대기업이 중소기업에게 혜택을 베푸는 ‘시혜’차원의 문제가 아니라, 대기업 자신이 글로벌 경쟁에서 살아남기 위한 ‘생존’의 문제임을 새롭게 인식하는 계기로 작용해 협약 체결에 참여하는 대기업이 보다 증가할 것으로 기대한다.

공정위는 우수사례를 타 기업들이 벤치마킹할 수 있도록 선정된 사례의 구체적 성공전략 등에 대해 보다 상세히 기술한 ‘모범사례집’을 발간해 배포하고, 상생협력 문화의 수평적 확산을 위해 대기업을 넘어 중견기업들도 협약을 보다 많이 체결하도록, 규모가 작은 중견기업이 큰 중견기업에 비해 지원수준이 낮더라도 협약평가에서 좋은 점수를 받을 수 있도록 중견기업용 협약 평가기준을 3원화할 계획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