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0년 강원도의회를 되돌아보며...
2020년 강원도의회를 되돌아보며...
  • 엔사이드편집국
  • 승인 2020-12-15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강원도의회 국민의힘 원내대표 심 상 화
강원도의회 국민의힘 원내대표 심 상 화

 

2020년도 강원도의회가 마무리되었다.

작년에 이어, 올해도 우리 도의회에는 ‘거수기’라는 뒷말이 따라다녔다.

송구스러울 따름이다.

평가를 겸허하게 받아들여야 한다.

올 한 해, 코로나19 바이러스 확산으로 우리 동해시민들과 강원도민들이 너무나 힘들어 했다.

나름대로 우리 동해시와 강원도가 코로나19라는 전대미문의 위기를 이겨내고, 잘못된 도정을 바로 잡기 위해 우리당 의원님들과 함께 여러 가지 노력을 기울였다고 생각한다.

그러나 ‘거수기’ 역할을 했다는 지적에 통렬히 반성한다.

내년에는 더 열심히 하겠다는 것만 약속드린다.

도의회 야당 원내대표로서 올 한 해 몇 가지 굵직한 현안에 대해 되돌아보았다. 나름대로 문제를 찾아내고 시민들에게 알리는 데에는 소기의 성과가 있다고 자부한다. 다만, 실질적인 해결까지는 힘이 미치지 못 해 아쉬움이 크다.

#1. 춘천 레고랜드 : 강원도정의 난맥상을 상징하는 사업

참 많은 사람들이 나에게 물었다.

‘춘천 지역구 도의원도 아닌데 왜 그렇게 레고랜드 문제에 매달리는가?’

아니다. 레고랜드는 춘천만의 문제가 아니라, 강원도 전체의 문제다.

레고랜드에 얽혀 있는 복잡한 난맥상이 우리 강원도정의 현주소다.

레고랜드는 도지사의 역점사업이다.

역점사업도 제대로 안 되는데, 다른 사업이 잘 될 리가 있겠는가.

무엇보다도 레고랜드로 인해 너무나 많은 혈세가 낭비되고 있다. 특히 강원도개발공사 운영과 각종 예산편성에까지 악영향을 미치는 등 도정 전반에 걸쳐 나비효과처럼 문제를 일으키고 있다.

국감에서 최문순 지사가 호언장담했던 ‘2021년 7월 개장’ 약속이 뒤집혀지는 데에는 한 달 밖에 걸리지 않았다.

이런저런 핑계를 대고 있지만, 결국 기반시설공사와 테마파크 주요시설 공사가 제대로 진척되지 않고 있기 때문이다.

지금은 놀이기구‘만’ 들어와 있을 뿐이다.

그 놀이기구들은 언제든지 철수하면 그만이다. 이미 시민들은 놀이기구만 들어와 있는 배경에 대해 상당한 의구심을 제기하고 있다.

이제는 레고랜드 사업계획의 변경이 스리슬쩍 추진되고 있다고 한다.

상가 면적이 줄어들고, 스파빌리지, 마리나시설, 보존녹지가 없어진다고 한다. 대신, 컨벤션센터를 테마파크 안에 들인다고 한다.

‘국내 최초의 글로벌 테마파크’라더니 점점 사업규모만 줄어들고 있다.

중도섬이 레고랜드 사업을 위해 허허벌판이 된지 10년이 흘렀다.

동해 사람인 나도 중도가 얼마나 아름다운 섬이었는지 또렷하게 기억한다.

차라리 레고랜드 대신 계속 캠핑장을 유지하고, 각종 축제를 유치했더라면 지금쯤 춘천은 세계적인 ‘축제와 캠핑의 메카’가 됐을 수 있다.

강원도민들은 ‘우리나라 최초의 글로벌 테마파크가 강원도에 온다’는 도지사 약속만 믿고, 너무나 오랫동안 많은 것들을 포기해야만 했다.

이제 현실을 직시해야 한다. 지금 춘천 레고랜드 사업은 ‘문제투성이’다.

이대로라면 개장조차 불투명하며, 개장해도 강원도는 손해만 볼 것이다.

비록 행정사무조사권 발동과 특위 구성을 무산시켰지만, 레고랜드 사업이 지금 비정상적인 상황이라는 것은 민주당 도의원들이 더 잘 알고 있다.

민주당 도의원들에게 진심으로 부탁드린다.

레고랜드 사업으로 인해 막대한 재정부담과 기회비용이 발생하고 있다는 것을 다 알지 않는가. 이제 같이 머릴 맞대고 문제를 풀어나가길 바란다.

최문순 지사에게도 진심으로 부탁드린다.

이제라도 레고랜드 사업의 진상을 있는 그대로 다 털어 놓아 달라. 어떻게 해야 할지 진지하게 머릴 맞대고 함께 대책을 강구해 나가길 바란다.

#2. 동해안권경제자유구역 : 외자유치로 도민을 속이지 말라

외자기업이라고 하면 무조건 믿을 수 있다는 사대주의 행정, 그러나 지난 8년 간 주요 외자유치 사업들은 줄줄이 허탕만 치고 있다.

대표적인 사례가 춘천 레고랜드 사업이며, 또 하나의 사례가 바로 우리 동해시민들을 혼란과 갈등에 빠뜨린 동해안권경제자유구역청 논란이다.

과거 최문순 지사는 수십 장의 MOU를 체결했다면서 금방이라도 외자유치가 이뤄질 것처럼 홍보했다.

그러나 MOU는 말 그대로 ‘종이쪼가리’에 불과했으며, 체결된 MOU 중에 투자가 성사된 것은 단 1건도 없었다.

그러다가 캐나다 던디사가 들어와서 국제화훼단지를 조성한다고 몇 년 간 떠들썩하더니 삽도 뜨지 않고 이 나라를 떠났다.

그러면서 사업 면적이 점점 줄어들었고,

이제는 국내 기업이 들어와서 망상1지구에 아파트단지를 짓겠다고 한다.

주민들이 화가 나는 것이 당연하지 않은가?

누구라도 의구심이 드는 것이 자연스럽지 않은가?

도 감사위원회의 감사가 진행 중이지만, ‘제 식구 감싸기’ 또는 ‘꼬리 자르기’에 그칠 것이라는 냉소적 시선이 강하다.

이철규 국회의원이 청구한 산업부 감사가 진행되어야 한다.

외자유치의 과대홍보에 따른 후유증은 이것 뿐만이 아니다.

최근 민주당 의원께서 날카롭게 지적한 문제점 중에 ‘춘천‧홍천 중국복합문화타운 조성’이 있다.

도에서는 ‘중국 인민망에서 현재까지 투자자를 찾지 못 해 사업조성이 지연되고 있다’고 해명했다.

중국공산당이 마음만 먹었으면 없는 투자자를 만들어서라도 가져왔을 것이다. 1년 넘게 투자자를 못 찾았다는건 그냥 투자자를 찾을 의지가 없다는 것이다.

그런데 MOU는 종이쪼가리일 뿐이다.

MOU를 근거로 중국측에 책임을 물을 수가 없다.

그러면 그냥 그렇게 가만히 놔두면 되는 것인가?

이 것도 최문순 지사가 중국 북경에 가서 화려하게 MOU를 체결하고 떠들썩하게 자랑했었던 건이다. 왜 그렇게 화려하게 MOU를 체결하며 화려하게 홍보했는가? MOU 맺을 때에는 온갖 공치사를 다 하고, 이제 와서 그렇게 투자자를 못 찾았다고 하면 그만인가?

도민들을 너무 바보로 여기는 것 아닌가.

최문순 지사와 도 집행부에 간곡히 호소한다. 외자유치 갖고서 우리 도민들 자존심 상하게 하는 일, 이제 제발 그만 멈춰달라.

그리고, 동해 사람으로서 바라건대, 동자구역 문제로 우리 동해시민들을 실망시킨 데 대해

최문순 지사가 도의적으로라도 사과의 뜻을 표명하길 바란다.

#3. 플라이강원 : 플라이강원은 날아야 한다

플라이강원은 양양국제공항의 활성화와 동해안권 관광산업 발전을 위해 반드시 필요한 존재다.

플라이강원 덕택에 양양공항에서 제주, 김포, 대구로 가는 항공노선이 취항되었다.

플라이강원 덕분에 양양공항이 움직이고 있고, 일자리가 만들어지고, 동해안권에 관광객이 들어오며 동해안권 경제가 버텨내고 있다.

일각에서 플라이강원에 대해 냉혹한 잣대를 들이대는 모습을 보면, 가끔씩 ‘왜 멀린사나 던디사한테는 그런 잣대를 들이대지 않는가’ 하는 생각이 들기도 한다.

하지만 비판하는 분들의 지적에도 일리가 있다. 원칙적으로 어쨌든 특정 민간기업에 대한 특혜라고 볼 수 있으며, 장기적으로 플라이강원이 자립할 수 있도록 기반을 마련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볼 수 있다.

플라이강원 역시 도비 지원을 당연시하지 말고, 경영개선을 위해 부단한 노력을 기울여야 할 것이다.

강원도의 생존과 발전을 위해 플라이강원은 반드시 날아야 한다.

플라이강원이 정상화될 수 있도록 내년에도 관심의 끈을 놓지 않겠다.

#4. 육아기본수당 : 논쟁의 소모적 반복, 올해가 마지막이어야 한다.

우리당은 내년도 예산안을 심의하면서 육아기본수당 등 현금지급성 복지 예산이 과다책정된 것을 문제 삼았다.

우리 도의원들은 수당을 주는 데에 결코 반대하지 않는다.

육아기본수당, 농어업인수당 모두 원칙적으로 동의했다.

다만 역대 최대규모 7조원을 편성한다면서, 일부 현금수당 사업 때문에 다른 중요한 예산들이 대폭 깎인다는 것이 우습지 않은가.

게다가 코로나19 장기화로 인해 앞으로 써야 할 돈이 얼마나 늘어날지 알 수 없는 만큼, 가급적 보수적으로 예산을 편성해야 할 필요성이 있었다.

도 집행부는 육아기본수당을 한 푼도 깎을 수 없다며 완강하게 나섰다.

그래서 우리는 감액된 예산 중에 중요한 것을 조금이라도 살리기 위해 애썼다.

특히 강원도는 2018 평창동계올림픽을 기점으로 세계 동계스포츠의 중심지로 발전해 나가고 있는데, 체육발전 예산을 줄인다는 것은 있을 수 없는 일이었다.

예결특위에서 박상수 의원의 노력으로 체육발전 예산을 크게 살려냈다.

우리당이 스포츠 발전을 위한 예산을 지켜냈다는데에 큰 보람을 느낀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육아기본수당은 유감스럽다.

2년 전 이맘때 똑같은 논란을 겪었던 사안이기 때문이다.

그 때 우리당 도의원들은 면밀한 타당성 검증 없이 섣불리 추진하면 강원도 재정과 도민들의 삶이 더 악화될 수 있다고 경고한 바 있다.

보건복지부에서도 월 70만원 지급에 대해 ‘재협의’를 통보하면서 사업 타당성을 측정할 객관적인 방안, 형평성 논란 대책, 출산장려금만이 아닌 종합적인 출산대책을 마련하라고 지적했다.

당시 야당과 정부의 지적만 제대로 받아들였다면 이번에 육아기본수당은 ‘졸속행정’ 논란이 다시 불거졌을 수가 없다.

그 때 정부로부터 지적 받았던 문제점이 전부 다시 불거진 것이다.

도 집행부가 2년 전의 사태로부터 아무런 교훈을 얻지 못 한 것이다.

벌써 내년도 예산안이 두려워진다. 아무런 반성 없이 또 그대로 10만원 인상분 추가 증액안을 들이밀며 도의회에 강요할까봐 걱정된다.

해답은 2년 전 보건복지부의 권고에 모두 담겨 있다.

수당 지급만이 아니라, 종합적인 저출산 해소 대책 수립이 필요하다.

즉, 보육 뿐 아니라 의료, 교육, 주거, 일자리 등

주민들의 삶을 전반적으로 개선하는 복지정책을 수립해야 한다.

도지사의 공약이라는 이유만으로 졸속 강행하는 일, 쳇바퀴처럼 소모적인 논쟁이 반복되는 일은 더 이상 없길 바란다.

#5. MDA 불공정조항 관련 실무 공무원 징계, 반드시 철회해야 한다.

도의원을 하면서 종종 느끼는 것이, 우리 강원도 공무원들의 역량이 너무나 훌륭하다는 것이다.

하나 같이 앞으로 강원도를 주도적으로 이끌어나갈 훌륭한 인재들이다.

도의원으로서 도정을 견제하고 비판하다 보니 부득이하게 ‘강원도청’ 전체를 비판하게 될 때가 많지만, 일선에서 묵묵히 실무를 담당하는 우리 공무원들에게는 죄가 없다는 것을 너무나 잘 알고 있다.

개인적으로, 올 한 해 의정활동을 하면서 가장 충격적이었던 일이 레고랜드 총괄개발협약(MDA) 불공정조항 은폐 책임에 대해, 실무 공무원들을 징계하려 했다는 것이다.

너무 화가 났다.

최문순 지사, 정만호 당시 경제부지사, 전홍진 당시 글로벌투자통상국장 등 상급 결재자는 아무도 책임지지 않는데, 명령대로 일한 실무 공무원들이 책임진다는 것이 가당키나 한 일인가. 있을 수 없는 일이다.

일단 감사위원회가 보류 결정을 내렸는데, 절대로 재개해서는 안 된다.

최문순 지사는 징계를 강행하지 않겠다고 도민들에게 약속해야 한다.

#. 맺으며...

이번에 서울시가 서울시의회에 제출한 2021년도 서울시 예산안이 40조 원 규모라고 한다. 강원도 예산은 7조원이다.

강원도의 냉엄한 현실이다. 서울시보다 더 많은 예산이 필요한 곳인데, 턱없이 예산이 부족하다.

우리는 넉넉하지 않은 살림살이를 꾸려가며 강원도를 발전시켜 나가야 할 책무가 있다.

게다가 코로나19로 인해 예년보다 더 많은 재정소요가 예상되어, 정말 재정을 알뜰히 써서 지역발전에 기여할 수 있도록 도정을 견제하고 감시하는 것이 강원도의원의 의무다.

되돌아보라. 야당 도의원들의 지적이 옳았다는게 드러나지 않았는가.

2년 전, 레고랜드 사업에 대해 우리당 의원들이 큰절까지 하면서 호소했는데, 결국 지금 이런 문제들이 터져 나오고 있지 않은가.

2년 전, 육아기본수당 예산에 대해 우리당 의원들이 문제제기했는데 결국 보건복지부에서 재협의 통보를 하지 않았는가.

정말 야당 도의원들의 주장이 조금 귀에 거슬려도, 강원도를 발전시켜 나가자는 뜻으로 널리 이해해주시고 귀 기울여 들어주시길 바란다.

글을 마치며 이 자리를 빌어 의정활동에 도움 주시고, 귀감이 되어주신 모든 선배, 동료 의원들에게 진심으로 감사의 뜻을 전한다.

인간적으로 상처 드린 부분이 있었다면, 도민들을 위해 보다 나은 도의회가 되기 위한 몸부림이었음을 너그러이 양해해주시길 바란다.

또한 국민의힘 원내대표로서 음으로, 양으로 도와주신 신도현 부의장님을 비롯한 우리당 의원님들께 특별한 감사의 뜻을 전한다.

도의회를 위해 24시간 애써주시는 사무처 직원들과 청원경찰 여러분께도 감사의 뜻을 전한다. 여러분이 없으면 도의회는 움직이지 않는다.

매서운 눈으로 불철주야 의정활동을 지켜보시며 응원도 해주시고, 우리의 의정활동을 도민들에게 널리 알려주시는 언론인 여러분께 특별한 감사의 뜻을 전한다.

그리고, 코로나19로 힘겨워 하고 있는 우리 동해시민, 강원도민들께는 송구스러운 마음부터 든다.

더 열심히 일하겠다는 말씀 밖에 드릴 수 없다.

보다 나은 2021년 도의회가 될 수 있도록, 더 열심히 일할 것을 약속드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