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도 좀 살자" 송전탑이 거미줄처럼 처져 있는 삼척 가곡 주민들의 분노
"우리도 좀 살자" 송전탑이 거미줄처럼 처져 있는 삼척 가곡 주민들의 분노
  • 김지성 기자
  • 승인 2021-06-08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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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해안~신가평 송전선로 건설 "환경영향평가 초안을 재 작성" 촉구 -

500kv HVDC업(동부-1구간) 환경영향평가(초안) 공정회 무산 -

20년 전에 756㎸ 초고압 송전탑으로 극심한 피해 -

 당초 삼척시 가곡면 행복문화센터에서 8일 오후 2시에 열릴 한국전력공사의 500kv HVDC업(동부-1구간) 환경영향평가(초안) 공청회가 주민들의 격렬한 반대로 결국 무산됐다.

산업부와 한전이 추진하는 500kV HVDC 동해안(신한울)∼신가평 220km 송전선로 건설 공사가 연이은 난관에 봉착하고 있다. 송전선로가 예정된 울진군 북면, 삼척시 가곡면, 봉화군 석포면 소천면 춘양면 등 5개 읍면이다. 산업부와 한전이 추진하는 송전선로 건설 사업에 주민들은 불안해하고 있다. 특히 경북 봉화와 강원도 삼척, 홍성, 횡성 등 지역에서는 주민반발이 심하다.

근심스러운 모습으로 집회장에 나와 있는 마을주민들
근심스러운 모습으로 집회장에 나와 있는 마을주민들

 

이들은 이미 20년 전에 756㎸ 초고압 송전탑으로 극심한 피해를 경험했기에 민감할 수밖에 없다. 이번에 설치되는 송전로는 동해안에서 생산된 전기를 수도권으로 보내기 위한 것으로 직접적인 자연환경 훼손과 재산상, 건강상의 피해로 주민들은 걱정과 우려는 갈수록 커지고 있다.

이 송전탑 건설사업은 국내 최장 송전선로로 강원도 내에 260기 이상의 송전탑이 건설될 예정이다.

정치권에서도 강원도에는 이미 5,063기의 송전탑이 설치되어 있다. 여기에 추가 설치될 260기 이상의 송전탑은 과연 환경에 아무런 영향을 주지 않아서 건설을 강행하고자 하는 것인지 의문을 품지 않을 수 없다. 더욱이 한전은 2008년 송전탑 건설사업 추진 이후 강원도와 어떠한 대면 협의를 하지도 않은 채 강원도의 5개 지역을 경과지로 선정하려 하고 있다.'라며 반발하고 있다.

지난 2019년 6월 28일 봉화군 국립백두대간수목원 입구에서 봉화 백두대간 고압송전탑 반대 대책위는 한전의 욕심으로 주민 안전과 자연생태계가 파괴되며 사업의 ‘타당성과 안전성, 경제성이 전혀 없는 '동해안~신가평간 송전선로' 계획 백지화를 주장하기도 했다.

가곡면번영회 500kv 송전철탑 반대투쟁위원회(반투위)는 "우리 가곡면에서는 154Kv, 345Kv, 765Kv 송전철탑이 지나가면서 혐오 시설로 토지거래가 안 되고 건강상의 이유로 외지인이 가시권 송전철탑의 부동산 거래를 거부하고 있는 실정이고 우리 주민들은 지역개발에 장애가 되어 지가 하락으로 이어지고 또한 송전철탑 소리에 만병의 원인인 스트레스를 받아 원인 모를 병(암)에 주민들이 시름시름 다 죽어가고 있다."고 성토했다.

실제 이곳 가곡면에는 송전철탑이 거미줄처럼 처져 있다. 이에 주민들은 "가곡면이 한전의 송전철탑 전시장이냐?"며 분노하고 있다.

반투위는 한전에서 모든 철탑을 종류별로 154Kv, 345Kv, 765Kv, 500Kv 송전철탑까지 건설하며 가곡 주민들의 삶을 무참하게 짓밟고 죽이려고 하는 이곳에 법정보호동물인 '산양, 삵, 수달, 표범이 살고 있다.'라고 지적하며 문헌에 보고된 내용을 표절하여 엉터리로 작성한 환경영향평가 초안 재 작성을 촉구했다.

또, 울진군 금강송면 소광리 경계지점으로 같은 금강송 군락지로 마땅히 보호받아야 할 지역임에도 "도 경계가 다르다는 이유"로 철탑 예정지로 부당하게 선점된 점을 부각하기도 했다.

이날 주민들의 목소리를 담아보면 삼척 가곡면 주민들은...

우리는 조용히 살고 싶다./

우리에게 왜 이러냐? /

난리도 이런 난리가 없다./

무슨 죄가 있다고 가곡 주민들을 다 죽이려고 하는가./

가곡면이 한전의 송전철탑 전시장이냐?/

 기존의 3개의 송전철탑이 지나갔음에도 이번에 또 500Kv 송전탑이라니.. 등 다양한 반응과 "오늘 무산된 공청회처럼 우리의 뜻이 관철될 때까지 우리의 삶의 터전을 절대 양보하지 않을 것"이라 천명하기도 했다.

원만한 해결등 중재에나선 삼척시번영회장
원만한 해결등 중재에나선 삼척시번영회장

 

한편, 이날 현장에 방문한 삼척시번영회장은 "한전과 주민들이 원만하게 잘 풀어가길 바란다"는 당부 말을 전했으나 주민 편에서 강력하게 대응해줄 것으로 믿었다던 일부 주민들에 빈축을 사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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